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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개념과 구체 평가방법론 확보 필요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개념과 구체 평가방법론 확보 필요
  • 박예람 / KSRN 기자
  • 승인 2018.12.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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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 세미나…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국무총리비서실 주최
지난 19일 서울자유시민대학 시민홀에서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국무총리비서실 주최로 열린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방안 세미나'에서 주최측과 발제자, 토론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SRN
지난 19일 서울자유시민대학 시민홀에서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국무총리비서실 주최로 열린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방안 세미나'에서 주최측과 발제자, 토론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SRN

 

사회적 가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핵심기조다. 지난 319일 열린 정부혁신전략회의에서 정부는 공정성’, ‘참여와 협력사회적 가치를 국정 전반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회적 가치 중심의 행정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12번째 국정과제로 제시, 올해 말까지 중앙/지방정부 교육지원 기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중심 행정 평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 정책은 사회적 경제 차원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미약한 실정이다.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 전략 및 평가 방안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19일 개최된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 세미나가 이에 관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개념과 구체적 실현 방안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논의의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원시, 사회적 가치 실현 모범사례 발표

지난 19일 서울자유시민대학 시민홀에서 국무총리비서실,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공동주최로 지자체의 사회적가치 실현 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김영호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대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기조발제와 토론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이 기조발제를 맡았고, 박주원 지속가능경영재단 CSR경영센터장, 강충호 ISO26000전문가포럼 공동대표, 박연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대표가 토론에 나섰다.

지자체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주제로 첫 번째 기조발제에 나선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시의 사회적 가치 실현 사례를 발표했다. 염 시장은 한국 GDP는 세계 11위인데 반해 행복지수는 57위에 머문다. 경제성장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동체라는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수원시 사례가 아직까지 생소한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발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퍼스트 펭귄의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3조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 수원시는 이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수원시 2030지속가능발전목표를 수립하고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수원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수원시는 시민사회와 협의해 UN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 가운데 환경, 경제, 사회와 관련된 10개 목표를 채택하고 그에 관한 57개의 세부목표를 수립했다. 목표 이행수준은 135개 지표를 통해 연 2회 평가하고 있다. 수원시가 지속가능발전대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다.

수원시의 사회적 가치 실현 정책은 크게 공동체 기반 강화 친환경정책 공유경제 활성화 포용정책 뉴트로문화 활성화 다섯 가지로 나뉜다. 염 시장은 국민은 통치 대상이 아닌 사회 주체이기에 시민 참여, 협치가 행정의 기본 틀이 되어야 한다사회적 가치 실현 목표로 설정한 지속가능한 사회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할 것을 전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원시의 시민참여 정책제안이 대표적인 공동체 기반 강화 정책에 해당한다. ·관 거버넌스 기구인 좋은시정위원회를 만들고 주민참여예산제, 시민배심원제 등을 시행해 정책제안, 예산편성, 계획수립, 정책실행, 갈등조정 과정 전반에 시민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수원시는 446개 시민 숲 조성과 한여름 반바지 착용 근무 실천, 투수블록을 설치해 빗물을 재활용하는 레인시티 사업등 다양한 환경 정책·사업도 시행 중이다. 정책 또는 기술을 활용해 도시생태계와 시민의 생활양식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레인시티 사업은 202012월까지 물 순환 선도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된 것으로 올해 국제환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원시가 빗물을 재활용해 아낀 예산은 2140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수원시는 자원낭비 해소를 위한 공유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저소득층 지원 및 정보격차 해소 등 구성원들의 소외를 막는 포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은 중앙정부, 나아가 지구적 지속가능성 추구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역적 맥락을 반영한 지속가능성 관리체계가 구축·운영돼야 탄소저감,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국가 차원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2012년 유엔지속가능발전위원회(UNCSD)지구적 지속가능성은 도시에서의 지속가능성 실현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고 한 이유기도 하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지역특성을 고려한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자체 사회적 가치 평가를 어떻게 하나

두 번째 기조발제자 안치용 한국CSR연구소 소장은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평가 방법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안치용 소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사회적 가치란 용어가 확산·대중화 되고 있는데, 사회적 가치라는 단어는 과도하게 포괄적인 용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책임(SR)이 기업의 사회책임이나 ISO26000 같은 명확한 의제와 합의된 실행정책이 있는데 반해 사회적 가치는 의미가 유동적이다. ‘가치엔 철학, 정치적 의미가 내포돼 산술적 평가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안 소장은 최선의 방법은 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경제적 의미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산출된 가치라는 결과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사회적 가치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사회책임이 준수되는지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사회적 가치 평가 준거로 TBL(Triple Bottom Line, 경제환경사회 성과), ISO26000 같은 사회책임 표준,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하였다. 안 소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사회적가치기본법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만큼 전체 사회책임 주체 중에서 공공기관의 사회책임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3대 포괄적 준거 외에 사회적 자본도 평가 준거로 활용하면 더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들 사이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포괄해 지칭하는 것으로, 행복도 지역 내 고민 상담 가능한 사람 수 공무원 신뢰 계속 거주 의향 등과 같은 것이 사회적 자본에 해당한다. 안치용 소장은 사회적 자본을 평가할 경우 사회적 가치 평가에 관한 아이디어가 더 많아질 수 있다가령 행복도와 거주의사를 곱해서 새 지표를 만들 수 있고, 지자체 실질적인 신뢰수준과 사회적 자본의 축적 속도를 측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회적 자본을 계량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앞선 지표들이 계량지표인 반면 사회적 자본은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 리서치회사를 통한 전문적인 설문 설계가 필수적이며 계량평가에 비해 비용부담도 크다.

 

양질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시민참여 독려하고 제도안착과 소통 유도해야

기조 발제 후 진행된 토론 세션에선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의 사회 아래 박주원 지속가능경영재단 CSR경영센터장, 강충호 ISO26000 전문가포럼 공동대표, 박연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회에선 연사들이 생각하는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첫 번째로 발언한 박주원 센터장은 사회적 가치 추진 성공의 핵심 요소로 폭 넓은 지지를 꼽았다. 지자체도 결국 표심과 연결되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에 관한 정책을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박 센터장은 사회적 가치에 관한 폭 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선 전략적 정책수립과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들을 이슈마다 선택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가 성과, 절차, 기술, 도덕적 측면의 다양한 범주를 포괄하는 만큼 정책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충하는 것이 불가피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박 센터장은 폭 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선 불필요한 정쟁이나 반발을 줄일 수 있는 조직 내 제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부서와 기능 중심의 조직형태 때문에 다른 부서의 진행상황을 모르거나 일부 구성원의 잘못된 언행 때문에 정책 자체의 불신을 일으키는 경우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충호 대표는 지역 주민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정책을 포착하는 건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가 유리하며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실제 시민들의 삶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역은 지방정부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앞으로 지방분권이 진전되며 지자체의 역할과 권한이 강화될 것을 대비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조직개편과 정책 구현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의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강 대표는 지자체의 사회적 가치 실현 활성화 방안으로 CSR 및 사회적 가치 실현 중장기 계획 수립 사회적 가치 추진 조직 체계 및 시스템 구축 CSR 기업 인증제도 시행을 제시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사회적가치기본법을 참고해 선제적으로 관련 조례를 만들고 사회적 가치 계획을 실현할 조직을 실현할 상설 조직을 마련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토대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를 준수하는 모범기업에 대해 인증제도를 시행해서 인센티브나 지원책을 펼칠 경우 민간 참여 활성화가 기대되기도 한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박연희 대표는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다. 사회적 가치는 지속가능성에 기여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5가지 제안을 제시했다. 저탄소 도시 구현 생태적 기반 강화 위험과 재난에서 빠르게 회복되는 도시 물질과 자연자원 순환도시 형평성을 갖춘 사람 중심의 행복한 도시가 박 대표가 제안한 5가지 가치다. 박 대표는 “5가지 가치를 잘 구현하기 위해선 양질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제도적인 안착과 소통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선 국내 지자체들의 사회적 가치 정책의 한계점도 언급됐다. 현재 지자체들의 사회적 가치 정책들은 주로 사회적 경제 차원에 국한됐으며, 사회적 경제 관련 조례가 마련된 지역에서도 이해당사자들이 조례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주민복리증진과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발전의 일환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면 일시적 트렌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해당사자들의 인식 저조와 사회적 가치의 의미 축소를 극복하고 정책의 지속성을 높여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박예람 KSRN기자

편집 KSRN집행위원회(www.ksr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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