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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예상보다 더 나쁘다
삼성전자 예상보다 더 나쁘다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3.26 14: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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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전년대비 반토막도 안될 것"
이례적 사전 공식화...디스플레이도 발목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악화를 공식화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열흘가량 앞두고 시장의 충격에 대비, 이례적으로 설명 자료를 발표한 것. 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비관론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 공시를 통해 "전사 실적이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서 전망했던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 수준. 지난해 1분기의 15조6000억원 대비 절반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반도체 경기 하강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직전분기(10조8000억원)에 비해서도 30% 가까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 발표에 앞서 자율 공시를 통해 사전 설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의 우려보다도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방증인 셈. 최근까지 집계된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지목한 실적 악화의 원인은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 사업의 부진이다. 삼성전자는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 수요 약세 속 에 메모리사업의 주요 제품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D램(DDR4 8Gb 기준) 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에서 지난 2월 5.13달러까지 꾸준히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이후부터는 가격 하락폭이 더욱 확대됐다. 낸드플래시(128Gb MLC) 가격도 지난달 4.2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상반기 중 저점을 찍고 회복할 것이란 기존의 전망들이 점차 힘을 잃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승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 제품 가격 하락이 탄력적 수요 증가를 촉진시켜 저점을 앞당겨 왔다면,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 작용원리가 동작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수요 중 가격 비탄력적인 서버 비중이 늘어난데다, 지난해 하반기 가격이 비정상적 수준까지 치솟은 탓에 수요를 자극하기에는 여전히 높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도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김 부회장은 "2019년 하반기에는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지만, 최근에는 "아직은 회복 시점이 언제라고 단정짓긴 이른 것 같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3년만의 적자 전환이 점쳐지고 있다. 손실 규모가 최대 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와 주요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 수요 부진이 원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이날의 설명 자료에서 "LCD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형 고객사 수요 감소와 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삼성전자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도 함께 드러냈다. 회사 측은 "어려운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리더십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 자원 운용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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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