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삶의 대표적 사건이다. 사랑에는 일상성과 경이가 함께 자리한다. 누구나 사랑하고, 누구나 사랑에 실패한다. 유행가에서 흔히 운위되듯 사랑이란 게 때로 지겹다. 실제 사랑에 뛰어 들어갔는지, 혹은 뛰어 들어갈 수 있는지와 무관하게 사랑은 인간 삶의 본질을 구성한다. 본질이라는 말이 과하다면, 이념이든 현실이든 사랑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히틀러에 의해 처형된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 없이”라는 말에 빗대어, 우리 인간은 사랑 앞에서, 사랑과 함께, 그러나 사랑 없이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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