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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객만 봤다"며 승부수 던졌지만…5G 시대의 숙제는?
KT, "고객만 봤다"며 승부수 던졌지만…5G 시대의 숙제는?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4.02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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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8만원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속도제한 없다"
'고가 통신비' 논란 상존…콘텐츠 확보·값비싼 단말기도 과제
이필재 KT 마케팅부문 부사장이 2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KT의 5G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필재 KT 마케팅부문 부사장이 2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KT의 5G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연말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국내 고객의 10% 이상이 5G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 

KT가 5G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예고하며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KT는 오는 5일 업계 최초의 5G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인 'KT 5G 슈퍼플랜'을 출시한다. 경쟁사인 SKT와 LG유플러스도 같은 시기 5G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무제한 5G 요금제'를 계획하는 이동통신사는 KT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KT가 5G 시장 선점을 위해 파격적인 요금제를 구성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이필재 KT 마케팅부문 부사장은 "그동안 고객들이 (데이터를) 쓰는 것을 분석할 만큼 분석했다"면서 "5G는 헤비유저를 반기는 서비스로, 그분들이 원할하게 잘 쓸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축하고 있는 5G 네트워크는 기존 LTE의 5~7배 용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인 데다, 내년 말께 새로운 기지국이 완성되면 그 용량이 대폭 늘어난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실제 KT는 4월 상용서비스 시점에 맞춰 국내 최대인 3만개의 5G 커버리지(도달 범위)를 구축했다. 현재 서울 전역을 비롯해 수도권, 6대 광역시, 85개시 일부 지역과 인구 밀집 장소인 전국 70개 대형쇼핑몰·백화점에 5G 네트워크를 마련해놓은 상태다. KTX와 SRT 지상 구간이나 경부·호남 고속도로 전체 구간, 전국 6개 공항과 같은 주요 이동 경로에도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올해 말까지 전국 인구 트래픽의 80% 이상을 커버할 수 있도록 커버리지를 확장할 방침이다.

올해 가입자수 목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국내 소비자의 10%로 잡았다. 박현진 KT 5G사업본부장은 "고객 서베이 결과 즉시 가입하겠다는 분이 13%정도 됐고, 향후 단말기 교체 시점이 오면 가입하겠다는 분이 60%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에는 (가입자수가) 10% 이상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무제한 LTE'보다 싸다지만…고가 통신비 논란 상존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은 무엇보다도 5G 요금제의 가격이다. 우선 '슈퍼플랜 베이직'은 월정액 8만원으로, KT의 LTE 무제한 요금제인 '데이터ON 프리미엄(8만9000원)'에 비해 9000원 저렴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최대 100kbps의 속도로 메신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로밍 데이터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슈퍼플랜 스페셜'과 '슈퍼플랜 프리미엄'은 각각 10만원, 13만원으로, 월 최대 9만8000원의 VVIP 멤버십과 4500원의 단말 분실파손 보험을 제공한다. 프리미엄의 경우 해외에서도 고화질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3Mbps 로밍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  

이 부사장은 "요금은 타사와의 경쟁을 고려해 결정한 게 아니라 고객들이 가까운 미래에 안심해서 쓸 수 있는지를 보고 책정한 것"이라며 "거의 고객만 보고 결정한 것으로, 경쟁사가 어떻게 (가격 책정을) 할지는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혜택을 돌려주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펼쳤다는 뜻이다. 기존 LTE 무제한 요금제보다 비용이 다소 낮아진 데다, 타사가 비슷한 요금 구간에서 데이터 사용에 제한을 두는 쪽으로 계획한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사이에 극심한 서비스 편차를 두는 '데이터 차별'은 5G 요금제에서도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KT는 데이터를 적게 쓰는 5G 고객을 위해 매달 8GB의 5G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 요금제의 월정액 통신비는 월 5만5000원이다. 무제한 요금제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인 '베이직'과의 가격차는 2만5000원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8GB' 또는 '무제한'이라는 두 가지 양극화 된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과거 국내 이동통신 환경이 3G에서 LTE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한 차례 가격 상승이 이뤄졌듯, 새로운 통신 서비스의 출범과 함께 국민들의 통신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최근까지도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사이의 데이터 서비스 편차가 극심해 상당수 소비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값비싼 요금제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통신비 비중은 꾸준히 5% 안팎 수준을 기록하며 OECD 국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가격을 포함한 이동통신비가 지금보다 더 증가하는 것을 우리 사회가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시민단체들은 고가요금제 사용을 유도하는 통신사 정책이 5G 시대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향후 5G 시대가 일상화되면 기본 7~8만원대의 값비싼 5G 요금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앞서 SKT가 9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만원대 5G 요금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것을 두고 "5만원대 요금제는 단순히 구색맞추기를 넘어 소비자들을 모욕하는 소비자 조롱 요금제"라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정부와 이통사가 적당한 수준에서 5G 요금제를 인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괜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박현진 KT 5G 사업본부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현진 KT 5G 사업본부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5G 시대의 관건은 '콘텐츠'…값비싼 단말기도 초기 장벽

아직 5G 서비스 콘텐츠가 충분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5G 환경에서 즐기기 적합한 콘텐츠로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있는데, 아직 국내 관련 산업은 걸음마 단계에 가깝다. 일단 KT는 초기 5G 고객을 타깃으로 커뮤니케이션, 게임, 미디어 등 3대 분야에서 8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3D 아바타와 AR 꾸미기 기능을 활용한 영상통화 서비스 '나를(Narle)' ▲최대 4명과 초고화질 그룹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리얼 360' ▲e스포츠 중계 애플리케이션 'e스포츠라이브' ▲실시간 영상을 제공하는 프로야구 라이브(Live)'와 '뮤지션 라이브(Live)' 등이 있다. 

이 부사장은 "조금만 (5G)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이 이 장터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은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인프라가 열리면 곧바로 들어오는 사업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가입 초기 3개월 동안은 KT의 5G 관련 콘텐츠를 데이터 차감 없이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KT만의 무기다. 일종의 '제로 레이팅' 전략이다. 박 본부장은 "전면적 제로 레이팅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이번달 중으로 고객과 KT가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값비싼 단말기 가격도 소비자의 5G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소다. 5G 모뎀을 장착한 기기 가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는 256GB 139만7000원, 512GB는 155만6500원, LG전자의 V50 씽큐는 119만9000원에 달한다. 박 본부장은 "현재 초고가 5G 디바이스가 1종 나왔는데, 향후 디바이스 제조사에서 보급형 휴대폰이 (얼마나) 출시되는지에 따라 가입자수가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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