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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늦춘 '갤럭시폴드'..."갤노트7 재연 막자"
출격 늦춘 '갤럭시폴드'..."갤노트7 재연 막자"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4.23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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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폴더블폰 미국 출시 전격 연기
"힌지 부분 등 문제 발견…제품 완성도 높이겠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이하 갤폴드)'의 출시를 전격 연기했다. 미국 출시를 앞두고 리뷰용 제품에서 제기된 품질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3년전 겪었던 갤럭시노트7 사태의 재연을 막기 위해 체면 대신 실리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3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폴드의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시 시점은 수 주 내에 다시 공지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갤폴드는 전에 없던 모바일 카테고리를 여는 제품으로, 신기술과 신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의 기기"라며 "초기 리뷰 과정에서 기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나 일부 제품 관련 이슈가 발견됐다"고 출시일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는 26일(현지시간) 갤폴드의 미국 출시를 확정하고 지난 12일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루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된 것. 하지만 일부 IT 매체 기자들을 중심으로 제공된 리뷰용 제품에서 불량이 발생했다. 갤폴드를 폈을 때 한 쪽 화면이 꺼지거나 깜빡거리는 현상, 스크린에 줄이 가는 현상 등이 나타났다는 평가들이 줄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화면보호막을 일부러 뜯어내서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복합 폴리머 소재의 디스플레이를 새로 개발하면서 최상층에 교체형 화면보호막을 뒀는데, 사용자가 이를 보호필름으로 오해하고 제거했을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화면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은 제품에서도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삼성전자는 사전 배포했던 제품들을 모두 회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어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카테고리인 갤폴드의 사용 방법에 대해 고객들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갤폴드의 출시가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 개월 미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출시 연기에 따라 각각 다음달 3일과 중순으로 예정된 유럽과 국내 출시도 순차적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5G 통신 품질 이슈와도 맞물려 6월 이후는 돼야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갤노트7의 뼈아픈 교훈

올해의 기대작이었던 갤폴드의 출시 연기에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실망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3년 전 '갤노트7 발화'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만큼 이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긴장감도 팽배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폴드는)회사 내부는 물론 거래선에서도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핸드온 마케팅 단계에서 우려했던 문제가 불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갤노트7 이슈를 겪고 나서 회사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경향도 없지 않다"며 "그때와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면 안된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갤폴드의 디스플레이 결함은 처음 제기됐을 때부터 갤노트7 사태와 비견됐다. 2016년 8월 첫 선을 보인 갤노트7은 세계 최초 홍채인식 도입, 전작대비 향상된 S펜 성능 등으로 대내외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출시 직후 국내외에서 배터리 발화 사고가 발생했고, 삼성전자는 판매 제품을 전량 회수하는 교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발빠른 대처에 찬사가 이어지는 듯 했지만 교환 제품에서도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됐고 갤노트7은 출시 두 달 여 만에 단종 수순을 밟았다. 

갤노트7 단종의 후폭풍은 대단했다. 직접적으로는 2016년 3분기 IM부문의 실적이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으로 크게 악화됐다. 보다 심각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최소 180억달러(약 20조원)가량 위축된 것으로 추산했다. 

 

'폴더블 1세대' 위기, 전화위복 될까

삼성전자의 결단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더 많은 소비자를 상대하다 문제가 커지는 것보다는 출시를 늦춘 것이 현명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IT매체 더 버지는 "취약한 제품을 출하하는 것은 삼성의 명성 뿐 아니라 떠오르는 폴더블폰 산업 전체에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도 "문제가 더 깊게 빠져드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몬드 리암 IDC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기술 선두주자로 당연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결함이 발견됐지만 스크린 크기와 화질, 카메라 화소 등의 기술 품질은 확인이 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갤폴드가 시제품 성격이 짙은 폴더블 1세대임을 감안하더라도 2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품질 논란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베타 테스트 같은 상황에서 문제를 발견한 것이 다행일 수있다"며 "향후 정식으로 출시가 됐을 때 같은 이슈가 반복되지 않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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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