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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도 '보이는 AI 스피커' 내놨다…이통 3사 경쟁 본격화
KT도 '보이는 AI 스피커' 내놨다…이통 3사 경쟁 본격화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4.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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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누구 네모' 이어…KT '기가지니 테이블TV' 선봬
최준기 KT AI기술담당 상무가 29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준기 KT AI기술담당 상무가 29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KT가 화면과 셋톱박스를 결합한 '일체형 인공지능 TV'를 선보였다. 이를 기점으로 인공지능(AI) 개인화 서비스를 본격화하겠다는 각오다. 이동통신사 3사가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AI 스피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보이는 AI 스피커' 시장의 성장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면과 음성 결합해 편의성 높여"

KT는 29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체형 AI TV '기가지니 테이블TV'와 AI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KT는 지난 2017년 AI 셋톱박스 겸 스피커 '기가지니'를 출시한 바 있다. 이날 최준기 KT AI기술담당 상무는 "기가지니를 활용해 165만명의 고객들이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시더라"며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는 TV였다. 30년도 넘은 TV 리모콘의 경험을 이제는 음성 인식이 차지하게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KT가 새롭게 내놓은 '기가지니 테이블TV'는 셋톱박스에 화면(디스플레이)을 결합시켜 개인용 AI TV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패드와 비슷한 11.6인치 디스플레이에 콤팩트한 크기를 갖췄으며 유선랜 없이 와이파이(Wi-Fi) 연결만으로 이용이 가능해 이동성을 높였다. 전원만 연결할 수 있으면 침실, 주방, 서재 등 집안 어디서나 TV를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채희 AI사업단장 상무는 "화면을 결합한 스피커가 글로벌 시장에서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며 "아직 음성 인식만을 적용한 UI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있다. 화면과 함께 피드백을 받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고, 음성으로 충분히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화면으로 직관적으로 보여주면 보완이 될 때가 있어 화면과 음성이 함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기가지니 테이블TV에서는 올레tv의 모든 실시간 채널과 주문형 비디오(VOD)를 즐길 수 있으며, 홈 사물인터넷(IoT) 제어와 지니뮤직 음악감상이 가능하다. 날씨 확인, 스케줄 관리 등 홈비서 기능과 어린이, 교육, 요리, 쇼핑 등 다양한 분야의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존 기가지니와 같이 하만카돈의 프리미엄 스피커를 탑재했으며, 2채널(ch)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또 스크린 터치 기능이 들어가지 않는 대신 별도의 리모콘을 준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 상무는 "스크린 터치는 마지막까지 고민한 부분인데, 호텔 등에서 해당 단말기를 사용한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음성 사용으로 충분히 단말 제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또 IPTV가 제공되기 때문에 리모콘을 드리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동통신 3사 AI 스피커 가격 살펴보니

KT에 앞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를 선보인 바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U+tv 프리'의 가격은 다음달 2일 출시되는 '기가지니 테이블TV'와 동일한 39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누구 네모'는 19만9000원으로 다른 두 제품에 비해 20만원 가량 저렴하다.

다만 IPTV 시청 기능이 제공되는 LG유플러스와 KT 단말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넓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이 차별점이다. 각사 제품별 디스플레이 크기를 비교해보면 '누구 네모'는 7인치인 데 반해 'U+tv 프리'와 '기가지니 테이블TV'는 각각 10.1인치, 11.6인치다. 

두 회사 단말기를 통해 IPTV를 시청하려면 별도의 이용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통신사 상품과 결합해 구매하면 단말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 'U+tv 프리'는 인터넷 상품 등과 결합했을 때 최저 10만원대 중반 가격으로 단말기 구매가 가능하다. KT '기가지니 테이블TV'는 구체적인 할인폭이 정해지지 않았다. 최 상무는 "막판까지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20만원대 이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의 '누구 네모'는 기존 AI 스피커를 반납하면 2~5만원의 보상 할인을 제공한다.

'키즈 콘텐츠' 또는 '개인화 서비스'

앞서 SK텔레콤이 '누구 네모'를 어린이 특화 콘텐츠로 학습 도우미로 소개한 데 이어, KT도 '키즈 콘텐츠'를 AI 사업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우선 개인화 음성합성(P-TTS, Personalized-Text To Speech) 기술에 기반해 '기가지니'가 부모의 목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내 목소리 동화'를 선보인다. P-TTS는 약 30분에 걸쳐 300개의 샘플 문장을 녹음하면 발화 패턴과 억양을 학습해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구현해준다. KT는 P-TTS를 통해 개그맨 박명수 목소리를 구현했으며, 올해 3월에는 지상파 3.1절 특집 다큐멘터리에 독립운동가 고 정재용, 이갑성 선생의 목소리를 재현한 바 있다. 일반인의 목소리로 P-TTS 기반 상용 서비스를 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의 '내 목소리 동화'는 총 300문장을 녹음하면 P-TTS 기술을 통해 세상에 하나뿐인 오디오 동화책을 만들 수 있다. 한번 녹음하면 추가로 녹음할 필요가 없어 동화책을 추가할 때마다 새로운 동화를 부모 목소리로 들려줄 수 있다. 녹음 스튜디오가 아닌 스마트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성합성 품질을 만들기 위해 알고리즘 최적화 기술을 적용했다. KT는 5월 한 달 동안 신청을 받아 300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이용자 반응을 토대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아이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동화책 서비스도 준비했다. 다음달 중 출시하는 '핑크퐁 이야기극장'은 동화를 읽다가 아이의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 멀티 엔딩 동화서비스다. 더불어 대교 상상키즈 북클럽에 AI 서비스를 결합한 '기가지니 북클럽' 서비스도 선보인다. 기가지니 북클럽은 기존 구독 서비스와 함께 소리동화, 세이펜 등 AI 동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이 밖에도 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기 요리 앱 '만개의 레시피'도 선보인다. 

이달 SK텔레콤도 '누구 네모'를 통해 인기 어린이 콘텐츠인 핑크퐁 놀이학습 5종을 무료로 제공하고, 영상인식 기반의 어린이용 학습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영상을 보고 있는 아이가 화면 가까이 올 경우, 적절한 거리에서 시청 할 수 있도록 동영상을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까지 적용해 제품 타깃을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 쪽으로 분명히 잡았다. 

LG유플러스는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U+tv 프리'의 특성을 살리는 데 방점을 뒀다.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떨어져 나와 혼자만의 공간에서 TV 프로그램을 보고싶을 때 'U+tv 프리'를 이용하면 된다는 게 출시 당시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었다. KT 또한 '기가지니 테이블TV'의 공간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을 거론하며 TV생활의 중심을 가족에서 개인으로 이동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 상무는 "가족이 함께 인공지능을 즐기는 셋톱형 기가지니가 인공지능에 대한 친밀도를 높였다면 이번에 선보인 일체형 기가지니 테이블TV와 AI 개인화 서비스는 취향과 개성에 맞춰 인공지능을 즐기는 트렌드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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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기자 chowon61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