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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공세속 위축되는 한국 스마트폰
만리장성 공세속 위축되는 한국 스마트폰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5.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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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등 중화권 업체 약진…삼성전자 지위도 '위태'
LG전자 떠나며 국내 생산도 급감...생태계 '흔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톱5 기업에 중국 회사들이 다수를 차지한 지는 이미 오래됐고, 수 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아성도 위협할 상황에 이르렀다. 중국 업체들은 세계 최대 규모인 안방 시장에서 힘을 키워 동남아 등 신흥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도 고급 기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겸비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사실상 삼성전자 홀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생산을 유지해 온 LG전자 마저 해외 이전을 결정해 한국산 스마트폰은 존재감을 잃게 됐다. 

 

화웨이, 삼성전자 4%P 이내로 추격

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3040만대로 전년 동기(3억4540만대) 대비 4% 감소했다.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스마트폰 시장이 뚜렷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 다만 최대 시장인 중국 등에서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개선돼 감소 폭은 최근 3개 분기 중 가장 적게 나타났다. 

 

2019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동향. 자료/SA
2019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동향. 자료/SA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7180만대를 출하하며 21.7%의 점유율로 정상을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의 7820만대와 비교해서는 절대적인 수치는 감소했다. 점유율도 22.6%에서 0.9%포인트 하락했다. 우디 오 SA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새로운 A시리즈를 기반으로 중저가 시장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동시에 5G 모델이나 폴더블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도 내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오른 화웨이의 저력은 무서웠다. 지난 1분기 59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전년 동기(3930만대) 대비 50%가량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분기 11.4%에서 17.9%로 크게 올랐다. 삼성과의 격차는 지난해 11.2%포인트에서 3.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네일 마우스톤 SA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중국 뿐 아니라 서유럽과 아프리카에서도 강한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샤오미, 오포 등 다른 중국 기업들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애플에 이어 4위에 랭크된 샤오미는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2750만대의 출하량으로 8.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5위 오포는 지난해보다 약 100만대 많은 2540만대를 팔아 7.7%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오포는 서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생산기지 해외로…베트남·인도 등 주목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의 잇단 해외 기지 건설로 국내 스마트폰 생태계의 공동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해외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이 국내 생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달 25일 LG전자는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연간 500만대)을 베트남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평택 공장의 생산 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공장으로 재배치되며, 평택 공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전략의 컨트롤 타워 역할만을 수행한다. 

이 경우 하이퐁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종전 600만대에서 1100만대로 늘어난다. 생산 라인업도 베트남 내수 및 수출용 중저가 제품에서 평택 공장의 프리미엄 제품까지 풀라인업 체계로 확충된다. LG전자는 이와 관련해 최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3분기까지 생산물량 이전에 따른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4분기부터 비용 절감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미 베트남과 인도 등에 대규모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낮은 생산 비용과 함께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진 현지에서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에서 연간 생산량(약 3억대)의 절반에 이르는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인도 노이다 지역에 2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구미 공장에서 2000만대 안팎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무선통신기기 수출 규모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170억8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7%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휴대폰 수출은 61억2100만달러로 12.2%, 휴대폰 부품은 84억7500만달러로 29.1% 각각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4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4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12억12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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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