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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인수자 바뀐다…MBK-우리은행이 '역전'
롯데카드 인수자 바뀐다…MBK-우리은행이 '역전'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5.21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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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 CEO 탈세 의혹·검찰 고발에 '발목'
롯데, 매각 지연 우려에 우선협상대상자 교체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가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한앤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가 탈세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당하자, 롯데 측이 협상 파트너를 전격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주요 자회사인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포함한 투자지분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교체한다"고 공시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의 지분 93.7% 중 경영권을 포함한 투자지분 매각과 관련해 이달 3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13일 배타적 우선협상 기간이 만료됐다"며 "이날 매각과 관련해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당초 롯데그룹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롯데카드를 매각할 예정이었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약 1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100% 기준으로 롯데카드 가치를 1조8000억원으로 쳐준 셈이다. 나머지 지분 20%는 롯데 측이 보유하며 카드사와의 시너지를 유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본계약을 앞두고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가 탈세 논란에 휩싸이며 기류가 바뀌었다. KT 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에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황창규 KT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8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사 최대주주와 대표이사는 최근 5년 내에 금융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어야 한다. 

아직 법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향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롯데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지주사를 설립한지 2년째가 되는 오는 10월까지 금융 계열사를 팔아야 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로 인해 금융 계열사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없다.

새롭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롯데카드 지분을 각각 60%, 20%씩 보유할 계획이다. 그간 MBK파트너스는 롯데 측에 인수 조건을 새롭게 산정한 제안서를 재차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진 한앤컴퍼니의 조건을 반영해, 기존보다 업그레이드 된 버전으로 제안서를 꾸몄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남은 2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3대주주로서 롯데카드 이사회에도 참여한다.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롯데카드를 품에 안게 되면 신용카드업계의 판도도 변화할 전망이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만나면 자산규모 23조원으로 업계 3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다만 우리은행의 이번 지분 인수는 재무적 투자 성격이라, 아직 롯데카드와의 합병을 속단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변경이 롯데카드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봤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으며, 한국신용평가도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 경영권 변동 시 신용등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인수자의 지원능력"이라며 "MBK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바뀌어도 한앤컴퍼니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 특성상 계열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분을 60% 보유할 예정인 MBK파트너스가 한앤컴퍼니와 마찬가지로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이고, 전략적투자자(SI)인 우리은행의 예상 보유 지분은 20%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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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기자 chowon61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