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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알’ 항의글 올리자 ‘인사고과’ 불평한 교촌에프앤비 직원
‘벌레알’ 항의글 올리자 ‘인사고과’ 불평한 교촌에프앤비 직원
  • 조나리 기자
  • 승인 2020.08.25 13: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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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과 함께 배달된 팹시콜라(롯데칠성음료) 뚜껑에서 벌레를 발견한 소비자가 교촌치킨 본사 직원의 황당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한 커뮤니티에서는 교촌치킨을 주문했던 소비자의 글이 올라왔다. 소비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교촌에서 배달온 팹시콜라 뚜껑에서 ‘벌레알’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확인했다. A씨가 매장에 이를 알리자, 직원이 다시 콜라를 가져왔지만 두 번째 콜라에서도 같은 이물질이 발견됐다.

A씨는 다시 매장에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고, 직원이 세 번째 콜라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매장직원에게 첫 번째 콜라를 반납하고, 두 번째 콜라를 본인이 보관했다. 문제는 A씨가 이를 교촌치킨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A씨가 지난 20일 커뮤니티에 쓴글에 함께 올라온 사진. 콜라 뚜껑 겉부분에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보인다.
A씨가 지난 20일 커뮤니티에 쓴글에 함께 올라온 사진. 콜라 뚜껑 겉부분에 벌레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보인다.

A씨는 직원이 돌아간 후 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고, 다음날 오전에는 교촌치킨 홈페이지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임시공휴일이던 이날 점심 즈음 교촌치킨 매장 책임자 B씨에게 전화가 왔다. B씨는 A씨에게 사과하며 “교촌치킨 쿠폰 2장을 증정할테니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매장 책임자가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며 “친구와 점심을 먹고 있으니, 다 먹고 글을 삭제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A씨가 글을 삭제하기 전 B씨는 또 다시 A씨에게 전화를 해 “내일 임원진들이 오신다”며 “인사고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제시안이 마음에 안들면 나중에 글을 다시 올려도 된다. 오늘 올린 글만 좀 삭제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고 A씨는 말했다. 

전화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교촌에프앤비 직원이었다. 

A씨는 “잠시 후 교촌에프앤비 본사 슈퍼바이저에게 연락이 왔다”면서 “매장을 검점해봤는데 저희측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보상을 원하면 지사장(B씨) 쪽이나 롯데칠성 측에 연락을 하고, 홈페이지 글을 삭제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문제가 없는데 왜 글을 삭제해달라고 하냐’고 되묻자 슈퍼바이저는 ‘문제가 없더라도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 그 자체로 인사고과에 영향이 가니 글을 삭제해 달라’고 말했다”며 “이를 듣고 제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후 매장 책임자인 B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불편을 겪은 소비자에게 본사 직원이 인사고과를 언급하며 항의글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다소 황당한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콜라에서 나온 벌레알이 생산과정의 문제인지 유통과정의 문제인지, 보관과정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최종 판매자인 교촌치킨 측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롯데칠성 측과 교촌 매장 책임자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으나 교촌 슈퍼바이저는 사건을 감추려는 것에만 급급한 태도라고 느껴졌다”고 꼬집었다.   

A씨에 따르면 교촌치킨에 글을 올린 다음날인 18일 롯데칠성음료 측에서 A씨에게 전화를 했다. 이 관계자는 제품을 회수해도 되겠냐고 물었고, A씨는 식약처에 신고할 예정이니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번엔 롯데칠성 양산공장 측 직원이 전화로 사과하며 문제의 제품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고, A씨가 응해 이날 오후 롯데칠성음료 직원이 방문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현재 문제의 제품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한편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장 위생 및 보관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해당 매장을 해충방지업체의 관리는 받고 있는 매장이다. 문제의 원인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저희 측 직원이 소비자의 컴플레인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이 부분은 직원이 다시 소비자분에게 사과를 드렸고, 소비자분도 사과를 받아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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