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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자사주 주고 직원 족쇄 채우려 했나
KT, 자사주 주고 직원 족쇄 채우려 했나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0.12.15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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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KT 본사/출처=뉴스1

 

KT, 이름뿐인 ‘선택 동의’ 항목 만들었나 

KT가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가운데, 해당 자사주에 대한 2년간의 의무보유를 일부 직원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KT는 노사와의 단체협약에서 전체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급하기로 한 자사주는 약 233억원 규모. 2만여 명의 직원에게 각 11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직원을 격려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KT의 자사주는 ‘직원을 격려’하기는커녕 직원들을 억압하는 목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회사원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KT 페이지에 “회사가 자사주 2년 보유를 강요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자사주 지급을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하단에 ‘주식을 지급받은 날로부터 2년간 매매하지 않겠다’는 확약 서명란이 있었고, 해당란에 서명하지 않은 직원들은 관련 부서로부터 서명할 것을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게시판은 그 과정에서 사측이 ‘대리 직급 승진’을 언급하거나 “당신만 동의 안 했다”라고 발언하는 등 부적절한 언사를 사용했다는 폭로를 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내용은 ‘선택 동의’ 항목으로, 확약 서명은 개인의 자유에 따라야 함에도, KT의 처사는 강요된 것이어서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KT는 지난 10일 언론 보도를 통해 “일부 간부의 문제”라고 해명했지만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동의서에 사측의 의도가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때문에 “앞선 단체협약에서 해당 조건을 제시하기에는 부담스러우니, 명분뿐인 ‘선택 동의’ 항목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동의를 강요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KT는 논란이 되는 항목은 KT 주식 가치를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항목은 명확히 '선택 동의'라고 명시되어 있다"며 "선택은 직원의 자유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자사주’ 혜택 줬다고 다가 아니다... 진정한 직원 존중 필요

회사와 노조 간 단체협약은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시스템이며, 또한 사용자와 피고용자의 필연적 갑을 관계에서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때문에 단체협약을 통해 약속된 자사주 지급이, 노동자 권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노동자를 억압하는 방향으로 틀어지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KT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관련자 징계 방침을 묻는 질문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직원을 색출할 수 없어 관련자를 파악해 징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본 논란에 대해 "모두 의사전달 과정에서 생긴 오해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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