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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그린워싱’ 논란, '탈석탄 선언했지만 석탄발전소에 보험 팔 수 있어'
삼성화재 ‘그린워싱’ 논란, '탈석탄 선언했지만 석탄발전소에 보험 팔 수 있어'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7.0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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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화재의 ‘탈석탄’ 선언에 핵심 내용이 부재한 것으로 알려져 실효성 없는 조치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화재가 ESG 경영을 홍보하는 반면 실제로는 환경오염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탈석탄’을 선언하고 “신규 석탄발전소에 건설보험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시 금융권에서 불었던 ‘탈석탄’ 바람에 삼성화재도 동참한 것이다. 해당 선언 이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발표된 삼성화재의 ESG 등급은 A등급으로, 특히 환경부문은 A+를 받았다. 삼성화재 측은 그간의 ESG 관련 활동이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환경단체 ‘석탄을 넘어서’는 삼성화재의 탈석탄 조치를 비판하며 “추가적인 신규 석탄 건설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보험 중단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로서 탈석탄의 핵심은 운영보험제공 중단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석탄을 넘어서’는 지난달 삼성화재에 ‘운영보험 제공 여부를 묻는 서한’을 보냈으나 사측은 “석탄화력발전소에 운영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6일까지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6곳(DB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한화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흥국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관한 일체의 보험 제공을 중단하겠다 선언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DB손해보험은 기존에 제공한 석탄 보험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소에) 운영보험을 제공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내부사정 등으로 정확한 시점을 확답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화재의 실효성 없는 ‘반쪽짜리’ 탈석탄 선언은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린워싱은 기업들이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있음에도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그린워싱 논란에 대해 “회사가 ESG 실현을 위해 오랫동안 쌓아온 노력으로 판단해달라”며 “단편적인 부분으로 그린워싱이라고 못 박기는 어렵지 않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환경 지킨다” 홍보, ‘환경파괴’는 모르쇠?

삼성화재는 10년 전부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에선 기업이 ESG 보고서 등을 자발적으로 작성하다 보니 자사에 유리한 정보 위주로 공개하고 있어 정확한 평가가 곤란한 측면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화재의 경우 이미 건설 중인 민자 석탄화력발전 3개 사업에 대해 건설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삼성화재가 2019년 이후 한전 자회사 소유 석탄발전소에 제공 했거나 제공하고 있는 보험 규모는 약 1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을 넘어서에 따르면, 이 중 삼척 화력이 30년 동안 배출할 온실가스는 3억9,000만t으로 이는 영국의 1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삼성화재 홈페이지에 등재된 ESG 보고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기재되어있지 않다. 이에 사측이 이른바 ‘녹색’ 경영을 홍보하면서도 실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지 않냐는 비판이다.

 

- 한전 자회사 석탄화력발전소 운영보험 부보액 기준
- 출처: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실  
- 기간 *중부발전 : 2019~2020년 *동서발전, 당진 화력본부, 호남 화력본부, 동해 바이오 화력본부, 서부발전, 남부발전 (삼척 그린 전기화력발전소 포함), 남동발전 : 2020~2021

 

석탄화력발전의 유해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의 26.7%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됐다. 또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2054년까지 약 15만 2,232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탈석탄 조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팽원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지난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석탄 보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던 주요 보험사들이 시장에서 이탈한 만큼, 석탄 보험을 제공하겠다는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큰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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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