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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의 인상적인 구절들
[메모]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의 인상적인 구절들
  • 편집부
  • 승인 2014.07.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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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8월호의 주요 기사와 인상적인 문장

 [로라 랭] 인적 자본, 인간증권거래소의 서막?

  “많은 미국인들은 ‘인적자원 계약’에 서명하기 위해 페이브(Pave)와 럼니(Lumni)와 같은 업스타트(Upstart) 회사들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족쇄가 풀린 자금은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회사 창업, 학위 취득, 학자금 대출 상환, 음악 순회공연 자금 충당, 영화 제작, 스포츠 훈련비 등등. 업스타트 회사에 뽑힌 지원자들은 자신들의 이력과 프로젝트를 상세히 밝히고, 반대로 업스타트 플랫폼은 이들의 향후 소득 계획을 세워준다. 이른바 “백커(backer)”라 불리는 투자자들은 자신의 맘에 드는 지원자들에게 투자를 하고, 그 대가로 이들은 5~10년 동안 지원자들의 향후 소득에서 최대 7%까지 챙긴다. 업스타트 회사들은 수수료 명목으로 투자받은 금액의 3%를 챙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 같은 금융 투자는 솔깃하다. 왜냐하면 위험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창업업체 4곳 중 1개꼴로 망할 확률이 있지만, 하버드대나 콜럼비아대 출신 미국인이 성공할 확률은 99%에 달하고 그에 합당한 소득도 올리고 있다. 설령, 이들이 첫 사업에 실패를 한다 하더라도, 이들은 대개 금방 재기하는 데 필요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투자자는 기업보다는 개인에게 투자를 함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담보하는 법과 사회적 궤적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축구 클럽들은 축구선수의 이적 시장을 지칭하는 이른바 메르카토(mercatos)에서 다양한 스타 선수들을 사들인다. 물론 기술적으로 이들 이적 선수의 계약은 일정 기간으로 한정되어 있다. 축구선수들이 상품화와 금융화 간 경계를 뛰어 넘은 최초의 물리적인 인간(인간 자본)인 셈이다. 프랑스와 영국에선 금지되어 있지만, 축구 선수들의 지분 구입은 이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대략 1,000여 명의 축구 선수들이 보통 경제위기를 겪는 클럽으로부터 자신들을 사들인 투기자본(헤지펀드)에 속해 있다. 2011년, 예를 들어 포르투갈 축구 클럽, FC 포르투는 260만 유로에 젊은 프랑스 축구 선수 엘리아킴 망갈라의 남은 3분의 1의 계약기간을 우라늄 광산 전문 투자펀드의 자회사인 두와이엥 스포츠에 양도했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이 선수로 인해 발생된 현금 유동성에 대한 성과급을 챙긴 게 아니라, 계약을 되팔아 넘기는 시점에 발생한 이 선수에 대한 가치 상승분을 챙긴 것이 된다.

 

망갈라의 지분은 아직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채, 불투명한 사모펀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이 지분들은 합의에 따라 전문 헤지펀드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축구선수는 여러 증권으로 나눠진 채, 자신의 클럽과 투기펀드 사이에서 분산될 수 있다. 하지만 축구선수 시장은 아직은 유동성이 미미하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아무것도 축구선수 시장이 유동성이 있는 시장이 되는 것을 가로막진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증권거래업체인 판텍스의 플랫폼은 운동선수들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생각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식축구 스타 아리안 포스터의 기량을 걸고 이미 투자자들을 상대로 1,050만 달러를 투자받겠다고 나섰다. 요컨대, 판텍스는 포스터의 지분 1,050만 달러를 1주당 10달러를 받고 대중에게 판매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만약 판텍스가 이 투자 펀드를 조성하면, 포스터는 1,000만 달러를 받고, 이 회사는 나머지 50만 달러를 챙기고, 주주들은 이 선수가 올릴 연간 소득의 20%를 챙기게 된다.

 

운동선수를 금융 상품화한 이런 증권은 이미 스포츠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다른 부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러셀 자코비] 피케티가 꿈꾼 인간적 얼굴의 자본주의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간 만큼 마르크스와 피케티가 서로 다른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 불평등을 줄이고 분배를 개선하는 데에 열심인 피케티는 “세습적 불평등의 끝없는 확산을 막기 위해” 자본에 부과하는 국제세(global tax)와 누진세를 제안했다. 피케티 자신이 인정했듯이 “이상적”일지는 모르나, 그는 이 해법이 유용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약 한 세기도 더 전에 소득세가 거부되었던 것처럼, 많은 이들이 자본에 부과하는 세금을 위험한 환상이라며 거부할 것이다.”(p.840) 한편 마르크스는 그 어떤 진정한 해법도 제시하지 않았다. <자본론>의 끝에서 두 번째 장은 자본주의를 변혁하기 위해 태어난 ‘힘’과 ‘열정’을 암시했다. 노동자 계급이 “토지와 생산 수단의 협동 및 공동 소유”가 득세할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열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2014년인 오늘날에도 이러한 제안은 여전히 이상적, 혹은 소비에트 공화국의 경험으로 볼 때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남아 있다.”

 

 

[모리스 르무안] 미국이 지원하는 중남미의 소리 없는 쿠데타

 

“2014년 2월에 터진 위기 때는, ‘시민 사회’라는 용어가 ‘학생들’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었다. ‘학생들’이라는 용어가 ‘활동 중인 극우파’라는 용어보다 훨씬 내세우기 좋았기 때문이다. 칠레의 아옌데 정권 하에서 ‘쿠데타’를 준비하는 동안 두 개의 사회단체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여성의 힘’이라는 단체와 ‘가톨릭 대학생연합(FEUC)’이라는 단체다. ‘여성의 힘’이라는 단체는 ‘빈 냄비’를 들고 행진했는데, 이런 행동이 식량난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사실 식량난은 기획된 쇼였다.

 

독재와 맞서는 다양하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죄 없는 희생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소문난 ‘시민 단체’가 2002년 4월 11일 시위를 했을 때, 개별 행동대들이 대통령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시민 단체 회원 여러 명을 살해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민병대’와 ‘블루 셔츠’(푸른 옷을 입은 차베스 지지자들을 지칭)를 파견하여 반대파를 진압하려 한다고 비난받은 차베스를 군인들이 나서서 체포하도록 조작하기 위해서였다. 12년 후 공동체들(사회·문화·교육·스포츠 공동체 등 온갖 종류의 공동체)은 ‘준군사적’ 공동체로 낙인찍혀 악마 취급을 당했다.”

 

“2009년 6월 28일 라틴아메리카 볼리바르 동맹(ALBA)의 회원국인 온두라스가 이런 ‘합헌적 쿠데타’의 희생물이 되었다. 쿠데타 감행자들이 쿠데타를 하면서도 ‘강제해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용어에 거의 신경을 안 쓰는 외신기자들을 불러 ‘권한을 잃은 대통령’이라고 상기시킴)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의회는 기만적 핑계를 대고 마누엘 젤라야 대통령을 해임시켰다. 젤라야에게는 재선되기 위해 헌법을 위반하려 했다는 죄목을 씌웠다. 실상은 젤라야가 입헌 의회의 소환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사용된 기법의 이점은 그 후 벌어진 일에서도 똑같이 드러났다.”

 

“21세기 초에도 미국 정부는 여전히 민주주의를 시장의 훌륭한 작동을 허용해주는 도구로만 생각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새로운 좌파’는 ‘행복한 세계화’라는 거대한 소설에 종말을 고하면서, 자연자원을 국유화하고 독립을 선언하며 미국의 전통적 헤게모니에서 벗어나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성경으로 무장했던 리처드 닉슨이나 로널드 레이건 시절에는‘국가안보 독트린’이 명확했다.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전면적이고 총체적이며 절대적인 전쟁을 벌이는 것이었다. 조지 부시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2002년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쿠데타’ 시도에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었다.”

 

[에블린 피에예] ‘문화적 예외’는 언제까지 FTA의 안전지대인가

 

“무역자유화가 문화적 예외를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은 서점의 경우를 보면 명백하게 드러난다. 1981년 자크 랑 장관의 보호 아래 제롬 랭동의 제안으로 통과된 서적 정찰제법으로 소매서점들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가의 5%까지는 할인이 허가돼 있기 때문에 대량 구매자가 상당히 유리하다. 온라인 예매 전문업체인 FNAC은 사전에 미리 구매가격을 협상할 수 있었고 전반적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서적을 제공할 수 있었다.

아마존이 그들의 시스템을 시행하면서 ‘랑 법’은 새로운 공격을 받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는 정가의 5% 할인을 시행하는 데다 여기에 덧붙여 무료배송을 제공한다. 정찰제가 시행되는 나라에서만 허가되는 자유다. 프랑스 출판노조(4)는 온라인 판매가 진행되는 전체 국가에서 판매서적에 대한 무료배송비가 약 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레오 놀레티] 이익단체 로비의 장이 된 유럽의회

 

“‘꾸며낸 시민운동’(astroturf, 시민에 의한 민주주의에 반대되는 개념-편주)은 또 다른 변장의 형태다. 원래 ‘astroturf’라는 영어 표현은 천연잔디를 모방해 깔아놓은 인조잔디를 말한다. 그 이미지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바탕 자체가 다른 이런 NGO들은 경제적 이해집단의 자금지원을 받으며 PR기업에 의해 운영된다. 유럽의회에서 ‘시민사회’가 점점 더 정당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단체들은 아마 가장 능수능란한 경제 로비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작업이 제대로 기능하면 이들은 해당 산업체 자격으로, 그리고 관련 시민 자격으로 토론에 두 번 개입할 수 있게 된다.”

 

“‘단체’라는 이름을 내건 이런 속임수는 어제의 주변인을 권력의 끈이 되게 해주지만 미묘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이 단체들의 대표성은 무엇인가? EU 집행위와 협상을 하게 될 기구들은 어떤 기구들인가? 그들은 어떻게 선별되었는가? 모든 기구들이 유럽의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데 필요한 인적·물적 지원을 펼쳐 보일 수는 없다. 모든 기구들이 그걸 원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회의, 숨죽인 협상, 기나긴 의견서에 합의 등을 쓸데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회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절차에 찬동하는 일을 내켜하지 않는다.”

 

[안드레아 푸르가토리] 우스티카 여객기 추락의 미스터리

 

“1980년 6월 27일, 저녁 8시 8분. 이타비아 항공 DC-9 여객기가 113분을 연착한 끝에 마침내 이탈리아 볼로냐를 출발했다. 여객기에는 어린이 13명을 포함한 승객 77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아펜니노 산맥을 넘은 여객기는 ‘암브라 13(Ambra 13)’ 항로를 따라 비행했다. 티레니아해 상공을 지나 종착지 팔레르모로 향하는 비행 항로였다. 시야도 맑고, 관제탑과의 교신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 저녁 8시 59분, 별안간 음성기록장치에서 기장이 부기장에게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기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채 끝맺지도 못한 채 그저 “과(Gua)…”라고만 소리쳤다. 혹시 “과르다(Guarda·조심해)!”라는 말을 하려던 것이었을까? 진실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돌연 기장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 시칠리아에서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자그마한 섬 우스티카의 상공을 비행하던 여객기 신호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DC-9 여객기는 그렇게 세 동강이 난 채 수심 3,700m의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일컬어 일명 ‘우스티카 대학살(Strage di Ustica)’이라 불렀다. 2013년 이탈리아 대법원은 2건의 민사 판결에서 비록 어떤 나라의 전투기가 쏜 것인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어쨌든 대공미사일이 여객기 폭발의 원인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항공기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 이탈리아 정부에 대해 희생자 유족에게 1억 유로의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여객기를 격추한 미사일이 사실상 리비아 국가 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범인이 남긴 ‘족적’을 따라가 보면 그 끝에는 유일한 용의자인 프랑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호세 나탕송] 아르헨티나의 키르치네르주의는 종말을 맞을까?

 

“2014년 3월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최근 정치적 행보를 다시 시작한 아르헨티나 여성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가 19세기 말에 지어진 국회의사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스 로마의 추억을 간직한 이 건물은 농산물 수출 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튼 아르헨티나의 황금기를 상징한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이날 국회 개회 연설을 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은 중대발표를 소규모 모임에서만 했던 터라, 국회연설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3시간에 걸친 연설 동안 2만 3,326단어를 사용한 사실이 아니라, 그녀의 연설 강도였다. 과거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야당과 미디어, 기업 사주 등 정적들을 와해시키고, 자신의 결정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이런 기회를 이용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예전과 달리 신중함과 온화함이 풍기는 연설을 했다. 의원들은 심지어 그녀가 야당 의원들을 칭찬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983년,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된 이후 가장 긴 정치 사이클이 지속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정치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일부의 주장처럼 “키르치네르주의(Kirchnerisme)의 종말이 시작”된 것일까?….”

 

 

[로랑 보넬리] 재범자의 탄생과정

 

“‘범죄는 하나의 사회적 사실인 동시에 암과 같은 반사회적 현상이기도 하기에 생명체의 삶에 동참하는 한편 그것의 죽음에 기여한다’(4)는 타르드의 생각은 오래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물론 동시대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그의 주장을 맹렬히 반박했다. 에밀 뒤르켐은 일탈과 이를 규제하는 방식은 오로지 사회적 힘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됨을 입증해보이며 범죄학과 사회학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확인시켜 주었다. ‘범죄는 평범한 것이다. 범죄가 없는 사회란 완전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범죄는 (…) 특별한 힘과 명백함을 지닌 집단적 감정 일부를 해치는 행위다. 어떤 사회에서 범죄라고 인정된 행위들이 자행되는 것이 멈추려면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든 개인의 의식 속에 이러한 행위들로 상처를 받는 감정이 존재해야 한다. (…) 그러나 행여 이러한 조건이 실제로 구현된다 해도 범죄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단지 형태를 바꿀 것이다.’ 즉 범죄는 모든 사회질서 구축과 불가분의 성질을 띠는 것으로 보이며, 사회질서의 경계를 설정하는 데에 동참한다.”

 

 

[라파엘레 라우다니] 이탈리아 인기총리, ‘데몰리션맨’ 마테오 렌치

 

“어제의 구세주가 우리를 실망시킨 후에는 항상 또 다른 희망의 사나이가 나타난다. 가장 최근에 나타난 사람은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그가 이끄는 정당은 지난 5월 25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그의 정당이 큰 격차로 이탈리아 최고 성적을 얻으며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젊고 카리스마 넘치는 마테오 렌치가 벼랑 끝에 몰린 유럽 사회민주주의를 구제하기 위한 열쇠를 쥐고 있는지도 모른다….”

 

“<르몽드>는 “조국을 잠에서 깨우고, 사상적 분열을 가뿐히 뛰어넘어 정부와 기업을 화해시키며 국가적 자존심과 유럽연합의 가치를 결합시킬 역량을 갖춘 지도자”에 대한 열광을 숨기지 않았다. 5월 31일, 단추를 풀어헤친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소파에 걸터앉은 렌치 총리의 모습은 프랑스의 <르몽드>를 비롯해 영국의 <더 가디언>, 이탈리아의 <라 스탐파>, 독일의 <쥐트도이체 차이퉁>, 스페인의 <엘 파이스> 1면을 동시에 장식했다. <가디언>은 “마테오 렌치가 유럽의 영혼을 구원할 인물인가?”라고 묻는 기사를 실었다….”

 

 

[알렉산더 메인] 쿠데타 유혹에 휩싸인 베네수엘라 극우파

 

“지난 2월 12일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세 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 피로 물든 이날 시위를 시발점으로 각국 언론들은 ‘폭력사태가 베네수엘라를 뒤흔들다’(<월스트리트저널>, 2월 12일), ‘위기의 베네수엘라, 라틴아메리카의 우크라이나’(<르피가로>, 3월 1일 및 2일), ‘차베스주의 궁지에 몰린 베네수엘라 국민들’(<르몽드, 3월 12일) 등 호들갑스러운 제목의 기사와 논설들을 쏟아냈다….”

 

“뉴욕에 소재한 인권재단의 토르 할보르센 이사장은 “시위대의 상당수는 빈곤층”(6)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미디어가 전달하는 고정관념을 고스란히 답습한 발언으로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폭력사태가 벌어진 수 주 동안 카라카스의 중산층 거주지는 혼돈에 휩싸인 반면 서민 동네 주민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었다….”

 

 

[기욤 볼랑드] 스페인 정부 비판수위 높이는 신보수주의

 

“스페인 마드리드의 번화가 살라만카에 있는 한 유리 빌딩 7층에 스페인 집권당인 국민당(PP)의 싱크탱크 사회연구분석재단(FAES)의 사무실이 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스페인 총리를 역임했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FAES 재단은 이데올로기 투쟁에 만족하지 않고, 마리아노 라호이 현 국민당 정부를 감시하는 임무까지 맡고 있다. 초긴축정책, 시민의 자유제한, 낙태허용 재검토 등으로 충분하지 않다. FAES 재단은 2009년부터 국민당 정부의 ‘중도 편향적’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아스나르 전 총리는 자신의 재단을 통해 경쟁적으로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치적 지원기지를 세우려는 것은 아닐까?….”

 

 

[피터 할링] 사담 후세인 흉내 낸 이라크 총리의 오판

“그러나 2008년 총리의 이미지가 180도로 돌변했다. 총리가 표방한 정치 전략 역시 급변했다. 당시 미국의 뜻에 따라 이라크 정부가 알카에다와의 전투를 치르기 위해 수니파 민병대를 조직했던 것이다. 이라크 정부는 수니파 민병대를 점점 더 통제 불능으로 변해가는 시아파 민병대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삼길 원했다. 물론 실질적인 측면에서 알말리키의 역할은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알말리키 총리는 내전 논리를 뛰어넘어 이라크를 안정적인 나라로 이끈 지도자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알말리키는 이후에도 줄곧 사담 후세인과 유사한 이미지를 표방하며 구원자 역할을 구현했다. 시아파 지지자들은 그가 사담 후세인과 비슷한 이미지를 표방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큰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다. 사실상 지난 고통은 전 정권에서 빚어진 비극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고, 난폭한 이라크의 민족들을 통치하기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다. 시아파 지지자들은 어쩌면 옛 독재자에 버금가는 지도자, 다만 이번에는 자신들과 같은 종파에 속한 지도자의 등장을 은연중에 갈망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필립 레벨리] 캄보디아 정권을 위협하는 국민의 분노

 

정치 위기는 2013년 7월 28일 총선을 치른 다음날 촉발되었다. 부정선거로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 인민당(PPC)이 48.83%의 득표율로 승리하고 전체 의석 123석 가운데 68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선거에 비해서는 22석이나 퇴보했다. 캄보디아 구국당(CNRP)은 44.46%로 55석을 얻었다. 하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구국당의 승리를 주장하고 조사위의 설치를 요구했다.

그 이후 9월부터 야당은 프리덤 공원에서 매주 시위를 벌이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총리 사퇴와 재총선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구국당의 지도부는 인민당의 모든 협상 제안을 거부하고 구국당 의원들은 의회에도 불참하고 있다.

지난 12월초부터는 곳곳에서 파업과 사회운동이 증가하고 있다. 툭툭(손님 좌석인 트레일러를 연결한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은 기름값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사회정의를 위한 수도승 네트워크의 승려들은 시골을 순회하며 토지 독점에 항의하는 농민과 원주민들의 항의 사항을 모으고 있다. 또한 교원노조도 파업을 촉구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정권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될 섬유 노동자들도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미쉘 갈리] 토고 독재권력에 대한 프랑스 후견은 언제까지?

 

“오늘날에도 여전히 국제적 미디어나 아프리카 관련 정기 간행물에서 일하는 상당수의 기자들은 파리에서 그들의 생활수준이 보여주듯 대통령궁에 ‘봉투’를 가지러 가는 관례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군은 아프리카 독재자들의 탄압적인 군대를 지도하고, 외교관들은 이들의 불법선거와 대량학살을 눈감아준다.

 

39년 동안 에야데마 장군은 ‘프랑사프리카’(프랑스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로, 프랑스의 지지를 받은 아프리카 독재정권을 빗대어 만든 단어-역주)의 독재정권들의 화신이었다. 그는 1963년 1월 13일 토고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실바뉘 올랭피오(2)의 암살에 일조하면서 유명해졌다. 그의 후임은 그런 아버지의 아들인 것 말고는 어떠한 합법성도 없이 그의 노선을 이어갈 뿐이었다. 2005년 포르 냐싱베의 부정 ‘당선’은 반정부 진영에서 1천여 명의 인명 피해와 4만 명의 난민을 초래했다….”

 

 

[보리스 패트릭] 포도 심은 중국사막, 와인에 젖을까?

 

“금융 위기가 끝난 이후, 와인의 세계 수출이 새로운 절정기를 맞아 2012년 와인 수출량은 220억 유로에 달했다. 화학적인 방식에 크게 의존하는 정교한 인공와인 생산에 대항해 포도 재배업자들은 천연와인 개발로 맞서고 있다. 중국인은 세계 최대 적포도주 소비자인 동시에, 갈수록 와인에 정통한 생산업자로 탈바꿈하고 하고 있다.

 

중국의 포도밭 면적은 지난 15년 동안 두 배로 늘어, 2013년엔 거의 60만 헥타르에 달했다. 유럽의 포도밭 면적(유럽의 전체 포도밭 면적은 350만 헥타르에 달하며, 이중 80만 헥타르가 프랑스에 속함)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세계 거대 포도재배국이 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알랭 그레쉬] 왜 중동의 평화 협상은 항상 실패하는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이 어떤 성과도 없이 종결되었다. 미국 특사들조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한 자세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이스라엘 지지를 재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부 반대에 처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 재통합을 위해 하마스와 손잡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입장은 ‘팔레스타인 국가는 내일 언제나 내일’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은 어떠한 압력 없이는 중동 평화를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민족이 ‘예루살렘에서의 새해’를 맞을 수 있도록 전 세계 여러 국가가 공동으로 채택한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와 시민 사회가 주도하는 보이콧이 필요하다.”

 

 [에드워드 사이드] 팔레스타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 자그마한 집을 지을 돈을 마련하고자 15년간 이스라엘에서 낮에 불법으로 일했던, 35세 나이에 비해 겉늙은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서글픈 무기력함밖에 느낄 수 없다. 어느 날 그의 집은 이스라엘 불도저에 의해 세간과 함께 밀려 폐허가 되어 버렸다. 유대인들은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바로 이것이 순수하면서도 단순한 아파르트헤이트(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역주)이다.”

   

[장 아르노 데랑스] 1차 세계대전은 발칸반도만의 잘못인가

  “1914년 6월 28일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가 암살당했다. 이 사건이 1차 세계 대전을 촉발시킨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세르비아의 정치 상황을 1차 세계대전 발발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발칸반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뿐 아니라 1,85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학살전쟁의 진정한 원인을 은폐하는 것이다….”

   

[알랭 그레쉬] 팔레스타인 민족주의의 용광로, 가자지구

  “…이스라엘군은 가자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2008년 12월, 2009년 1월, 2012년 11월, 올해 7월에도 가자 지구에 대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연이어 실시했다. 봉쇄가 해제되지 않는 한, 그리고 팔레스타인인들이 독립적인 자신들의 나라를 갖지 못하는 한, 새로운 휴전은 일시적인 소강상태일 뿐이다. 프랑스 드골 장군이 1967년 11월 27일자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스라엘과 아랍의 전쟁의 그 이후를 일찍이 예측한 바 있다. ‘점령은 억압과 압제와 축출 없이는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이스라엘이 테러라고 판단하는 저항을 낳는다.’”

   

[알랭 그레쉬] 이란과 카타르가 두려운 사우디아라비아

  “…지금까지 제대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사우디 체제는 구조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사우디 왕국의 정당성은 순전히 종교, 보수주의, 비정치성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와하비즘과 살라피즘(초기 이슬람시대를 모범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수니파 사상)은 군주에 대한 복종을 강조하고 있고, 종교적 이단자들을 벌하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정치적 이단자’들과 싸우는 데는 무능하다. 사우디는 1950~60년대에 가말 압델 나세르 이집트 대통령과 그가 주창한 아랍 민족주의에 맞서기 위해 무슬림형제단의 힘을 빌려 정치적 틀과 의제를 설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을 탄압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데올로기의 부재에 직면하게 되었다. 여러 위성채널에서 방영되는 살라피즘 선전 프로그램만을 보더라도 정치가 배제된 보수주의 찬양인지 반시아파 연설인지 아니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순수한 종교적 설교인지 주제가 확실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르주 알리미]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과 국제 여론

 “…프랑스가 이러한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7월 9일, 12명의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한 단 한 차례의 언급조차 없이, “이스라엘은 위협에 맞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균형을 완전히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선언으로 올랑드 대통령은 이스라엘 우파의 초라한 전보 배달부가 되어 버렸다.”

 

 

[앙투안 칼비노] 저항의 맥박을 담은 테크노

 

“대중음악 이벤트들은 단순히 몰아(沒我)와 소모의 순간만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레이브라는 저항문화와 대형 테크노 파티들은 ‘임시자치구역’으로 표현되는 정치적 유토피아를 전하기도 한다. 올해 6월 말 베를린 북부에 위치한 옛 소련군 공항터에서 ‘퓨전’이라는 연례 축제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확고한 반(反)자본주의를 기조로 삼은 유럽의 대표적인 테크노 페스티벌(1)로서 6만 명의 참가자들은 입소문을 통해 축제 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입장권 예매를 마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축제는 늘 매진을 기록하는 데다가 주최 측은 언론에 홍보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개자료에 따르면, 관객들은 나흘 동안 ‘공산주의적 휴가’를 즐기면서 단돈 80유로로 최고의 테크노 아티스트들을 만났다. 아티스트들은 모두 20여 개의 ‘사운드 시스템’(2)을 구성했는데, 각 사운드 시스템을 연결하는 통로에는 혁명가의 이름이 붙어 있으며 여기에서 광고는 일절 찾아볼 수 없었다. 행사의 일환으로 서커스와 카바레 공연도 펼쳐지고 반(反)세계화 단체들의 부스도 차려졌다. 일반적으로 테크노는 온전히 유흥을 위해 존재하며, 가사가 없기에 내재된 의미도 없고, 기계적인 박동 때문에 심지어 인간소외적이라는 평가까지 받는다. 그런 테크노에 과연 정신이라는 것이 있을까?….”

 

 

[필립 비들리에] 디지털 시대, ‘어른 아이’들의 만화에 대한 추억

 

“…일요판 신문이 아닌 일간지에 등장한 최초의 만화 <머트 앤 제프(Mutt and Jeff)>는 1907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Chronicle)>에 연재됐는데 경마장에 자주 드나드는 인물과 예전에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인물을 등장시킨다. 1920년대와 30년대에는 ‘고아 리틀 애니(Little Orphan Annie)’, ‘리틀 애니 루니(Little Annie Rooney)’, ‘떠돌이 피트(Pete the Tramp)’ 등 고아나 부랑자 캐릭터가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가난과 세계의 불행을 등장시키는 것이 반드시 저항의 동의어만은 아니라는 사실은 ‘샤를로(Charlot)’(찰리 채플린이 연기한 캐릭터-역주)를 통해서도, 또 ‘포파이(Popeye)’의 작가 E.C. 세거가 이미지로 보여주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다.

 

1920년대 말 극심한 불경기를 맞으며 만화는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그때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공간에서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 즉 별나라 탐험, 이국적인 나라, 탐정물 등으로 전개되면서 일상적인 것에서 멀어지게 된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소설을 만화로 각색한 할 포스터의 힘센 <타잔>과, 레이 브래드버리의 유년시절의 친구로 혹성여행 로켓과 광선총을 가진 <25세기의 벅 로저스>가 1929년 1월 같은 날 출간됐다….”

 

 

[브뤼노 부사골] 장 빌라르는 왜 연극을 공공서비스라고 했나

 

“…그나마 나은 것은, 1981년, 자크 랑 문화부 장관이 취임해 예술인들의 수호성인처럼 문화 정책을 이원 구조로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문가 계층만큼이나 대중 역시 차별화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민중극장장 재신임 과정은 의자 뺏기 게임처럼 진행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으며,(5) 아비뇽 축제는 해마다 점차 유럽인 위주로 굳어져가는 대중 앞에 설 한 두 편의 유럽 작품을 선정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역(逆)지방분산화처럼 독일의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이탈리아의 로메오 카스텔루치 등 품격 있는 연출가들을 기념하며 진행했다. 하지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프랑스어 자막을 단 채 독일어로 상연하는 것이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강태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침묵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와 아시아,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 대륙을 단일경제권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신유라시아 건설 구상(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을 밝힌 건 지난해 10월 18일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이었다. 그는 올 3월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아리더십 컨퍼런스에서의 인사말을 통해 이를 한반도 통일론과 연계시켰다. ‘한반도를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해 동아시아 전체의 성장동력이자 번영의 불빛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제가 꿈꾸는 한반도 통일구상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방문을 앞두고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또 시 주석의 방한에 앞서 6월 26일 서울에 온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미 박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이 추진 중인 ‘실크로드 경제벨트’ 및 ‘해상 실크로드’ 구축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과 연결되면 양국이 공동으로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국제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록 미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긴 했지만 미국이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힌 건 이 AIIB 참여다. 결국 박 대통령은 사실상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지난 4일 양국 주요 경제인과 정부인사들이 참석한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서의 한마디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신실크로드 구상 간에 연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울리히 벡] 위험사회의 해방적 파국이란

 

“…글로벌 기후 위험은 근대화의 재탄생을 예고할 수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자멸적이며 자연 파괴적인 자본주의의 개혁을 도모했으나 최근엔 시기가 한참 늦었지만 이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개혁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이 국제무역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 거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오늘날 이미 반대자들과의 공진화(Co-evolution)의 사례가 되고 있지 않는가? 아마도, 모든 핵발전소가 일본보다 안전한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핵발전소를 가동 중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또한 태양 에너지 및 풍력 에너지의 재개는 의미 있는 근대화의 재개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기후 위험은 지구 종말적 대재앙과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지금까지는 일종의 ‘해방적 파국(emancipatory catastrophe)’이다. 세계 위험 사회의 해악의 해방적 부작용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의 변화는 3가지의 개념적 렌즈를 통해서 파악되고 분석될 수 있다. 첫 번째로, 세계적인 대재앙의 예상은 인간의 존재 및 문명에 대한 (성문화되지 않은) 신성한 기준을 침범하고, 그로 인해서 두 번째는 인류학적 충격을 일으키며,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카타르시스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승환] 교사의 정치적 자유권 보장해야

 

“교사의 정치적 자유권을 지나치게 억압하는 시대착오적 헌법 조항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교사의 경우 ‘교단의 정치화’ 프레임에만 가둬 놓고 일체의 정치적 자유권을 불허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7월호/ 피케티의 '과세'와 마르크스의 '혁명'은 어떻게 다른가?

 

 

Focus

[로라 랭] 인적 자본, 인간증권거래소의 서막?

[러셀 자코비] 피케티가 꿈꾼 인간적 얼굴의 자본주의

[모리스 르무안] 미국이 지원하는 중남미의 소리 없는 쿠데타

[에블린 피에예] ‘문화적 예외’는 언제까지 FTA의 안전지대인가

[레오 놀레티] 이익단체 로비의 장이 된 유럽의회

 

Reportage 르포르타주

[안드레아 푸르가토리] 우스티카 여객기 추락의 미스터리

 

Mondial 세계

[호세 나탕송] 아르헨티나의 키르치네르주의는 종말을 맞을까?

[로랑 보넬리] 재범자의 탄생과정

[라파엘레 라우다니] 이탈리아 인기총리, ‘데몰리션맨’ 마테오 렌치

[알렉산더 메인] 쿠데타 유혹에 휩싸인 베네수엘라 극우파

[기욤 볼랑드] 스페인 정부 비판수위 높이는 신보수주의

[피터 할링] 사담 후세인 흉내 낸 이라크 총리의 오판

[필립 레벨리] 캄보디아 정권을 위협하는 국민의 분노

[미쉘 갈리] 토고 독재권력에 대한 프랑스 후견은 언제까지?

[보리스 패트릭] 포도 심은 중국사막, 와인에 젖을까?

 

Issue & Analyse 이슈&분석

 

[세르주 알리미]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과 국제 여론

[알랭 그레쉬] 왜 중동의 평화 협상은 항상 실패하는가?

[에드워드 사이드] 팔레스타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 아르노 데랑스] 1차 세계대전은 발칸반도만의 잘못인가

[알랭 그레쉬] 팔레스타인 민족주의의 용광로, 가자지구

[알랭 그레쉬] 이란과 카타르가 두려운 사우디아라비아

 

Horizon 나쁜 장르의 문화

[앙투안 칼비노] 저항의 맥박을 담은 테크노

[필립 비들리에] 디지털 시대, ‘어른 아이’들의 만화에 대한 추억

[브뤼노 부사골] 장 빌라르는 왜 연극을 공공서비스라고 했나

 

Corée 한반도

[강태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침묵

[울리히 벡] 위험사회의 해방적 파국이란

[김승환] 교사의 정치적 자유권 보장해야

[성일권] 괴담시리즈와 국가권력

 

Culture 문화

[자크 키르스네] 어느 파리코뮌 가담자의 목소리

[마리 노엘 리오] 로마외곽에 사는 사람들의 세계

[가브리엘 발라즈] 계몽주의시대에서 21세기까지 살펴보는 의학

[자네트 아벨] 쿠바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수현] 경제의 탈정치화는 반민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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