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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세계사>1,2와 <좌파가 알야할 것들>
<르몽드 세계사>1,2와 <좌파가 알야할 것들>
  • 성일권
  • 승인 2014.09.30 15: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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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몽드 세계사>1-우리가 해결해야 할 전지구적 이슈와 쟁점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네 문제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평소 우리는 문제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해결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에도 예외라는 게 있다. 환경, 테러, 빈부격차, 종교갈등 같은 문제 등은, 더 이상 한 개인이나 특정 기업,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 석간지 [르몽드]의 자매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출간한 [르몽드 세계사]는, 21세기를 사는 모든 이들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알아야 할 104개의 전 지구적 이슈와 쟁점들을,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설명과 함께 250개의 지도와 도표로 생생히 전달해주고 있는 현대역사서이다. 책에선 9·11 이후 달라진 세계정세를 중심으로 환경오염과 파괴, 인구문제, 빈부격차, 국가 간 분쟁과 내전, 종교갈등, 핵 문제, 여성, 교육, 미래 등, 현재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 국제 현안들을 다루고 있다. 책에 실린 르몽드지의 국제전문기자들, 인류학자, 경제학자, 지리학자, 국제정치학자 등, 전문가 76인들의 각 현안에 대한 짧지만 명쾌한 글은, 지도와 그래픽과 어우러져 이해하기 어렵게만 보였던 국제문제들을 읽는 이에게 빠르게 납득시킨다. 무엇보다 이들의 글은 국제문제를 단순히 소개하고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판적 시선을 견지하면서 해결방안과 대안까지 모색해, 독자 스스로 국제문제와 자신의 연관성을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104개의 국제문제는 총 5개의 대주제로 분류돼 책에 실려 있다. 제1부 ‘위기의 지구’에서는 지구의 온난화가 가져온 급격한 환경변화를 다루고 있다. 이중 환경오염과 파괴가 빈곤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와 선진국들이 자국의 환경오염과 파괴를 막고자 개도국을 어떤 식으로 이용하는가를 비판하는 글은, 읽는 이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새로운 각도에서 인식시켜 준다. 제2부 ‘새로운 지정학’ 편에선 9·11 테러 이후 달라진 전쟁양상을 살펴보고 있다. 20세기 전쟁은 국가 간의 전쟁이었으나, 21세기 전쟁은 내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선 없는 전쟁, 즉 테러가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전쟁 양식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거다. 3부 ‘세계화, 그 승자와 패자’에선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로 대표되는 신 자유주의 정책의 폐해와 부작용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앵글로 색슨의 신 자유주의 세계화의 본질은 강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에 있으며, 이것으로 인해 야기되는 국가 간 불평등, 환경오염, 심화되는 빈부격차, 사회의 불안정 확산에 대해 규명하고 있다. 제4부 ‘끝나지 않은 분쟁’에선 뉴스만 보면 나오는 바로 그 국가 간 분쟁들 이야기이다. 이 분쟁들로 인해 민간인들이 겪은 피해와 고통이 전 지구적 비극임을 이 장에서 실감할 수 있다. 마지막 장인 5부 ‘거역할 수 없는 아시아의 부상’ 편에선, 1980년대 이후 가속화된 아시아 경제발전에 대한 분석은 물론, 북한 핵 문제와 기아 등 아시아가 안고 있는 문제점까지 진단한다.

104개의 국제문제와 각각의 문제에 대한 104개의 분석 글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것은 신 자유주의 세계화 정책과 소련 붕괴 이후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한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다. 민주주의를 도구로 전락시킨 미국의 이기적 정책들로 말미암아 해결은커녕 점점 더 심각해지는 국제문제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이는 ‘세계화’와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체 없는 구호가 아니라, 70억 지구인 개개인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정도로 현실화됐음을 방증한다. 경제와 생태, 무역과 군사활동, 환경과 사회운동, 역사와 인간의 갈등 등, 자국의 범위를 넘어선 일들이 겉보기에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이더라도 그 관계와 상호작용을 꿰뚫어본다면 결코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듯 책의 요지는 ‘70억 지구촌은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로 정리된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비관적인 것 아니냐는 오해는 하지 마시라. 책의 방향성만큼은 환경에 대한 지속적 관심,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쪽으로 흘러간다. 그럼으로써 읽는 이에게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갖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은 후, 환경오염과 파괴가 앞으로 30~40년 안에 내게 미칠 악영향이 안 봐도 비디오인 것처럼 그려졌고, 국가 간 빈부격차와 신 자유주의 무역정책이 언젠가는 내 삶에 치명타로 돌아올 것임으로 실감했다. 물론 책에서 다룬 국제문제들이 난생처음 듣는 일은 아니었다. 다만, 그전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세계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뉴스나 기사를 통해 접해봤을 뿐이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문제의 심각성을 ‘나’를 중심으로 받아들였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모든 이가,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네 문제’ 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문제’라는 실감이 이제야 뼈저리게 든다.

 

<르몽드 세계사> 2-복잡한 현대 세계를 읽는 새로운 시선!

  프랑스의 진보적 국제관계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기획한 『르몽드 세계사』 제2권 <세계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 현대 세계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과 그래픽 자료로 찬사를 받았던 1권이 부상하는 아시아를 다루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미지의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집중 조명한다. 2008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미친 영향과 그로 인해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역학관계를 조망하며 '포스트아메리카' 시대를 멀리 내다보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에 초점을 맞추고, 전환점을 맞이한 아프리카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전망한다. 미국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현대 세계를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는 인류학자, 경제학자, 지리학자, 국제정치학자 등 73인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사건과 사건 사이의 연결고리, 그리고 그 이면의 진실을 파헤친 총 93개의 해설과 250여 개의 그래픽 자료를 통해 현대 사회의 역사적 흐름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한다. 특히 별도로 추가 기획된 6편의 한국어판 특집글을 수록했는데, 각 부마다 한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관련 주제들에 대한 1~2편의 한국 집필진의 글을 실어 '한국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각종 통계와 자료, 지도와 그래픽 자료가 풍부하게 실려 있다.

이 책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전지구적 이슈와 쟁점을 104개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기아, 불평등, 국제범죄, 테러, 민족분쟁, 신자유주의의 본질, 그리고 아시아가 만드는 새로운 국제 역학관계 등 복잡하게 뒤얽힌 사건과 이슈를 환경, 인권, 평화의 창을 통해 들여다봄으로써 자칫 관심의 초점에서 놓치기 쉬운 여러 국가와 민족의 현실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위기와 진실, 모순과 전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으며, 현대 세계의 역사를 읽는 올바른 시각과 거시적 안목을 갖게 한 것이 특징이다. 도미니크 비달, 세르주 알리미 등의 국제전문기자들뿐 아니라 알랭 모리스, 피에르 살라마 등 인류학자, 경제학자, 지리학자, 국제정치학자 등 76명의 집필진, 4인의 지도제작 전문가가 함께 만든 이 책은 위기의 배경이 되는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문제를 다각적이며 입체적,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지구촌의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을 찾아가고자 한다.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

이 책은 진보정치를 향한 인류의 거대한 희망과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좌절, 새로운 진보정치의 재시도, 그리고 한국 진보정치의 시련과 도전을 다루고 있는 책으로, 외국 필진 27명과 국내 필진 6명의 글 34편이 담겨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판이 발행하는 격월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 124호의 ‘집권좌파의 역사’를 기본 텍스트로 삼았으며, 이 주제와 관련한 한국 학자들의 글을 추가해 문맥의 상관성을 담아냈다.

[목차]

 

서문 “좌파여, 아직도 꿈꾸는가?”
편집자의 글,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
1부 거대한 희망을 품었다
· 새로운 국제주의를 위하여 _ 프랑수아 미테랑
· 정치적 좌파 꼬리표의 역사 _ 로랑 보넬리
· 파리 코뮌에서 실현된 유토피아 _ 크리스토프 브와이요
· 아프리카의 존엄성 _ 토마 상카라
· ‘최고소득을 제한하라’, 미국의 오랜 투쟁 _ 샘 피지가티
· 칠레, 환희의 밤과 절망의 아침 _ 피에르 칼퐁
2부 다양한 얼굴의 좌파주의
· 노르웨이라는, 문화의 보호자 _ 앙드레 시프랭
· 북유럽 5개국만의 ‘예외적인 사회 모델’ _ 장 피에르 세레니
· ‘카네이션 혁명’과 영화의 부흥 _ 에두아르도 게아다
· 베네수엘라, 농민에게 땅을 약속하다 _ 모리스 르므완
· 에콰도르 ‘야수니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_ 오렐리앙 베르니에
· 보편성과 개별성, 볼리비아 혁명의 변증법 _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 포르투 알레그리의 선구적 실험 _ 시몬 랑즐리에
· 참여 민주주의의 값진 승리 _ 올가 빅토르
3부 버뮤다 삼각지대
· 실천력이 결핍된 좌파정권들의 운명 _ 세르주 알리미
· 그들은 누구를 대표하는 걸까? _ 알랭 그레쉬
· 미로에 갇힌 좌파 _ 안느세실 로베르
· 정직한 이미지를 잃은 스페인 사회당 _ 이냐시오 라모네
· 경영자에게 학교를 맡긴 영국 노동당 _ 리차드 해처
· 프랑스 좌파가 자신들의 실패를 고백하다 _ 세르주 알리미
· 피에르 로장발롱과 그의 ‘이해의 결핍’ _ 로랑 보넬리
·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당의 운명 _ 코스타스 라파비타스 외
그람시의 나라에서 좌파로 산다는 것 _ 프란체스카 란치니
4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는 꿈꾼다
기본소득제, 멀지 않은 유토피아 _ 모나 숄레
뉴욕에 부는 좌파바람 _ 에릭 알터만
인도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기적 _ 벵자맹 페르낭데즈
다른 세상 꿈꾸는 공동체를 찾아서 _ 프랑크 푸포
· ‘사회적 경제’가 고삐 풀린 자본주의의 대안이 되려면 _ 안 드 케로강
· 마르크스? 케인스? 이젠 폴라니! _ 안수찬
5부 갈림길에 선 한국 좌파의 선택
· 우리가 진실로 진보정치를 원한다면 _ 박동천
· NL-PD에서 진보당 내홍까지 _ 김윤철
· 진보적? 그들 역시 자유주의자! _ 정승일
· 나는 독일에서 무엇을 보았나 _ 손학규
· 왜 한국형 사민주의 운동이 필요한가 _ 최재한
· 평등주의, 대한민국(사)관의 재정립을 제언한다 _ 주대환
[참고자료] <프랑스 사회당의 110가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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