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신한은행장이 15일째 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 행장의 경영 공백을 둘러싸고 ‘3연임 적신호’, ‘신한 사태’ 등이 거론되고 있어 연초부터 신한은행 내부를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
서 행장의 공백은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현재 서 행장은 강남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며, 감기 증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폐렴 등으로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서 행장은 연초에 진행한 범금융권 신년하례회, 신한금융포럼, 재일교포 신년하례회 등 공식행사에 전부 불참했고, 신한은행은 행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5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임영진 부행장에 행장 업무대행을 맡겼다.
서 행장은 지난 2011년 당시 이백순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신한은행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이 금융실명제법 위반, 횡령․배임, 정관 위배 등 혐의로 금융위원회와 검찰에 고발되는 ‘신한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어려운 시기에 행장의 자리에 앉게 된 서 행장은 신한 사태로 흐트러진 은행 분위기를 쇄신시키고,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신한은행은 서 행장 재직 시기 1위 은행으로 등극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수익․건전성면에서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해외 진출 30년 만에 해외 부문 당기순이익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더욱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부행장급들 상당수가 연임했다는 점에서 서 행장의 3연임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한 사태와 관련해 서 행장 역시 연루됐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금융감독원 등에서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으며, 최근 참여연대로부터 검찰에 고발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어 최근 건강 문제로 일신이 편편치 않다.
서 행장의 경영 공백과 관련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생각보다 회복 시간이 걸린다”며 “그룹 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말로 애통함을 표했다. 한 회장의 말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장기 입원이 지속된다면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는 것 말고는 내부에서도 서 행장의 와병과 관련해 아는 것이 없다”며 “참여연대에서 고발한 내용에 대해서는 결론이 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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