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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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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라카미 하루키
  • 승인 2015.02.01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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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자들은 누구인가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그라운드>, Belfond, Paris, 2013

1995년 3월 20일, 도쿄 지하철에서 사린가스 테러가 발생하여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작가는 이 사건의 희생자들과 가해자들을 취재한다. 일본 언론은 ‘테러의 주범’ 옴진리교 신도들에 대한 각종 정보들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냈다. 언론이 만들어낸 이야기는 너무도 완벽해서, ‘희생자’는 마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해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성년자로 설정되었다. 드물게 등장하는 증언들은 공허한 문구들의 조합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의 언론은 “고통받고 있는 죄 없는 일본인들”이란 집단적 이미지를 창조하고 싶었던 것임에 틀림없다. (…)

게다가 대상이 분명한 “나쁜 사람들”과 불특정 다수를 대변하는 “좋은 사람들”의 고전적인 이분법이 정확하게 적용되는 사건이었기에 아마도 더없이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

우리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 도대체 왜 이러한 종교에 귀의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어쩌면 그들의 마음속에는 아무도 모르는 고통이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그들은 몹시 괴로워한다. 우월감, 그리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자괴감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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