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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의무도 ‘갑질’하는 재벌가는 어디?
병역의무도 ‘갑질’하는 재벌가는 어디?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5.02.26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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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불리고, 없는 정신질환 만들어…

 
 
 
 

범 삼성가(家) 한솔그룹 3세 조모 씨가 병역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국내 주요대기업 오너 일가와 자제들의 병역비리 실태가 다시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을 접한 국민들은 병역비리 도마 위에 오른 일부 재벌들을 두고 “병역 의무도 갑질하는 재벌”, “돈만 있으면 나랏법도 우습게 보는 재벌” 등의 말로 질타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의 시민단체들은 병역비리 혐의가 드러난 고위 공직자들과 재벌에 대해 현재보다 더욱 혹독한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솔그룹 3세 병역비리 실체
 
최근 범 삼성가(家)로 알려진 한솔그룹 3세가 ‘황제 병역’ 혐의로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됐다.

한솔그룹은 창업주 이인희 고문의 손자 조모(24)씨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 됐다. 이인희 고문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012년부터 산업기능요원 자격으로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한 금형 제조업체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 말까지 약 1년 10개월 동안 대인기피증 등을 이유로 인근에 오피스텔을 얻어 별도의 관리 없이 독자적으로 근무했다.
 
조 씨는 당초 업체에 컴퓨터지원설계(CAD) 작업을 하기로 한 것으로 병무청에 신고했다. 그러나 실상 조 씨는 단순 도면 검토 업무만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조 씨가 몸담고 있는 오피스텔 월세는 업체 대표 강모 씨가 절반을 부담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강 씨는 조 씨가 오피스텔에서 허위 작업 신고, 오피스텔 근무 등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것에 대해 부실 복무는 아니다며 황당한 답변을 했다.
 
강 씨는 “조 씨의 건강상 이유로 때문에 별도로 사무실을 마련해 준 것은 사실이지만 부실 복무는 아니다”는 말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 후 검찰 수사가 강도 높아지자 “한솔그룹 3세를 잘 대우해주면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요구를 들어줬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LG家의 병역비리
 
   
▲ (좌)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솔그룹 3세의 병역비리 혐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병역비리 의혹이 다시금 세간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삼성가는 병역면제 조사 대상 11명 중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8명이 군입대 면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제율 73%로, 재벌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건희 회장의 병역면제 사유는 ‘정신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허리디스크, 이재현 회장은 희귀유전병, 정용진 부회장은 과제중 등 이유로 병역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병역면제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그는 실제로는 ‘병역 특혜’를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전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의 비설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그래도 사랑하기 때문에’에 드러난다. 이 책 내용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병역비리는 정신질환이 아닌 30세가 조금 넘은 나이에 골프를 치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눈에 띄어버린 이유 때문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고위층 자제, 재벌들 자제들에 대한 병무부정과 관련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특명을 내렸다. 이 때 젊은 이건희 회장이 낮에 골프를 치러 다니다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띄었고, 그 결과 징집대상이 돼 4주간 훈련을 받았다. 일반인들은 3년씩 하는 고생을 고작 40일로 떼운 것이다. 당시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나이는 3살이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건희 회장의 형 이맹희․창희 형제 역시 일본 밀항과 유학으로 간신히 병역의무를 피해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의 황태자 이재용 부회장 역시 병역비리 혐의를 벗어날 수 없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허리디스크를 문제로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장애물 부문 승마 국가대표 선수를 지냈으며, 골프 실력 또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는 실력가로 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부회장의 사촌형인 이재현 CJ 회장은 ‘샤르코-마리-투스(CMT)’라는 병명의 희귀유전병 탓에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저명한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병은 10만명당 36명에게서 발병하는 희귀질환으로, 손과 발의 근육들이 점차 위축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다.
 
이 부회장의 사촌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과체중 때문에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입대 전 신체검사 당시 몸무게 104kg으로, 당시 면제 기준인 103kg을 불과 1kg 초과해 간신히 ‘면제’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대학재학 시절 직접 작성한 학생카드에는 키 178cm, 체중 79kg으로 명시돼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군 면제를 받기 위해 고의적으로 규정된 몸무게를 불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가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해 지난 2010년 강용석 전 의원은 지식경제위 전체회의를 통해 “믿을 수 없게도 이 회장은 정신질환으로, 승마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이재용 부사장은 허리 디스크로 면제를 받았다”며 “이 회장이 신의 아들이라면 이 부사장은 신의 손자다”라고 일침했다.
 
아울러 LG그룹 오너와 그 자제들도 군면제율이 20%대 중후반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서는 구본진 LG패션 부사장,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과 장․차남이 석연치 않는 과정을 통해 병역 면제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행태는 정식으로 병역을 마친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과도 대비되는 상황이다. 또한 GS그룹에서는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상무가 병역 면제를 받았다.
 
◆롯데 ‘이중국적’, SK 면제율 57% 이상
 
   
▲ (좌)최태원 SK그룹 회장 (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0대 재벌 가운데 롯데와 SK그룹 역시 오너일가 상당수가 군면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면제 비율로 보자면 롯데가 38%, SK는 57%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총수 일가는 주로 일가 특성상 ‘이중국적’이유를 병역면제 핑계거리로 내세웠다. 신동빈 회장은 1955년 출생 후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호적에 등재하면서 일본 국적을 유지하면서 병역을 기피했으며, 형 신동주 일본 롯데 전 부회장 역시 일본국적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병역 면제가 됐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 역시 현재 일본 국적자로 등재돼 병역을 피했다.
 
병역면제율 57% 이상을 보인 SK는 최근 최태원 회장의 딸 최민정 씨가 해군 하사관으로 입대한 것으로 여론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실상 SK의 최태원 회장은 체중과다를 이유로 군 면제를 받았으며, 사촌동생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과 최재원 SK E&S 부회장은 시력이 나쁘다는 이유로 군면제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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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주 기자 journalist7@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