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직전 연정을 성사시키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4기 내각이 14일(현지시간) 출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이날 오후 전체 회의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제출한 내각 신임안을 가결했다.
율리 에델스타인 의회 대변인은 이날 "정부가 의회의 신임을 얻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6일 마감시한을 2시간 앞두고 우파 성향 4개 정당과의 연정을 이뤄냈던 네타냐후 총리는 8일만에 정부 구성을 마무리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 당은 외무와 내무, 통신, 국방, 보건, 교통, 관광 등 28개 보직 중 20개를 가져갔다.
네타냐후 총리는 외무·통신·보건·지역개발 장관을 겸직한다. 지난해 가자 사태를 이끌었던 모셰 얄론 국방장관은 유임됐으며 유발 슈타이니츠 정보장관은 에너지장관, 원자력에너지위원장, 이란 핵 담당관 겸직으로 보직을 옮겼다.
연정 정당 중 10석으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는 쿨라누는 모셰 칼론 당수가 맡게된 재무장관을 포함해 건설장관, 환경장관 등 3개 보직을 가져갔다.
마지막으로 연정에 가담한 유대인가정당은 예상대로 법무장관과 교육장관, 농무장관 등 3개 주요 보직을 차지했다.
초정통파인 샤스는 경제무역장관, 종교장관 등 2개 보직을 맡게 됐다.
정부 구성에는 성공했지만 향후 국정 운영은 내무, 외무 모든 부분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이날 정부 구성안에 대한 찬성표가 120표 중 과반을 간신히 넘는 61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61표는 리쿠드당과 연정에 참여한 4개 정당의 의석을 모두 합한 수로 야당 의원 중 단 1명도 내각 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셈이다.
지난 총선에서 좌파연합 시오니스트연맹을 이끌었던 이삭 헤르조그 노동당 대표는 "품위있는 리더라면 정권 연장을 위해 마감 직전 간신히 과반을 확보한 이 서커스같은 정권에 참여하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의 길은 나의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리쿠드당 내는 물론 전체 연정 정당 의원 중 1명이라도 네타냐후 총리와 견해를 달리한다면 정책 수립이 불가능해진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연정이 짧은 시간 내에 급하게 이뤄진 탓에 내부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내각 구성 조율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당초 예정됐던 신임안 발표를 2시간 연기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이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번 내각을 "웃음거리"라고 조롱했다.
일부 아랍계 의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신임안 투표에 앞서 "안보를 지키고 평화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자 큰 소리로 비웃고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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