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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혁명과 그들의 ‘혁명’
우리의 혁명과 그들의 ‘혁명’
  • 안영춘|국제편집장
  • 승인 2009.09.03 14: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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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르 디플로’ 읽기]

9월입니다. 휴가철도 지나고 새 학기가 시작됐는데도 영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한여름의 열기가 남긴 후유증일까요? 아님, 신종 플루 신드롬 탓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 누구보다도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두 전직 대통령의 빈자리 탓일까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달픈지는 독자님들이 더 잘 아실 거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드시더라도 말과 글을 가려서 해야 후환이 없을 것입니다. 개혁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친북세력 또는 빨갱이로 낙인찍히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지만, 요즘에는 아예 노골적인 까닭입니다. 조금만이라도 현 정부를 비판할라치면 빨갱이로 덧칠되고, 심지어 감옥까지도 가는 세상이 됐습니다. 우리의 세계적 자랑거리인 ‘정보기술(IT) 혁명’은 휴대전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인터넷 등을 통해 ‘체제 전복 세력’을 솎아내는 데 혁명적 성과를 거두고 있지요. 타임머신 타고 전두환, 노태우, 아니 어쩌면 30~40년 전의 박정희 시대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도대체 혁명이 뭐기에 저들은 혁명을 비하하고 두려워하는 걸까요? 그러면서도 저들은 걸핏하면 ‘IT 혁명’, ‘산업혁명’, ‘우주혁명’ 등 ‘혁명’을 입에 달고 사는군요. 저들의 ‘혁명’은 격찬받아 마땅하고, 우리의 ‘혁명’은 경원시돼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르 디플로> 9월호는 우리 사회의 금기어가 된 ‘혁명’의 본질과 가치와 의미를 좀더 넓고 깊게 확장하려 합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어쩌면 여러분을 진정한 혁명의 길로 안내해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혁명의 영원한 ‘로망’인 체 게바라를 비롯해 세계사를 뒤흔든 자코뱅, 볼셰비키, 아랍 ‘나흐다’, 68혁명에 이어 한국 사회의 현실을 읽다 보면 혁명도 삶의 일부임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아,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휴가 중에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읽었다는군요. 니버는 신자유주의 국가인 미국 사회에서 그나마 경제정의와 민주주의를 외친 보기 드문 인물이지요. 6·3 학생운동의 주체세력이던 이 대통령의 진면목을 뒤늦게나마 기대하면서, 체 게바라가 남긴 유언을 새삼 적어봅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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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춘|국제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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