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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국 내 공급과잉에 '신음'
中, 자국 내 공급과잉에 '신음'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9.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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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건설장비회사 XCMG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에 생산공장을 열고 직원 300명을 파견했다. 향후 5년간 전체 매출의 15%를 해외에서 거둔다는 야심찬 계획에서다. 3년째 매출감소에 시달려온 XCMG의 핸슨 류 부사장은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실크로드 주변 65개국에서 철도와 도로 등 대형 인프라 공사를 통해 엄청난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 셈이다. 해외건설 붐을 일으키면 자국내 공급과잉을 해소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사업으로 향후 10년간 2조5000억 달러의 교역량 확대 효과를 예상한다. 세계 최고치를 기록한 2013년 수출액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려온 중국은 내수부진과 경제개혁으로 감속 성장이 불가피해지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하다. 공급과잉은 철강과 석탄, 시멘트업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공식발표에 따르면 이들 업종의 생산능력은 현 수요보다 최대 30% 상회한다. 

중국 정부가 해외 건설수요를 창출해서라도 자국 공급과잉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일대일로 사업 효과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회계감사기업 PWC에 따르면, 2013년 일대일로 발표 이후 철도부터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총 2500억 달러 이상의 다양한 프로젝트 계약이 성사되었다. 

중국 최대 시멘트회사 안휘해라시멘트는 중국은행에서 500억 달러의 신용공여를 제공받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라오스 등에서 건설중인 시멘트 공장만 6개가 넘는다. 

철강업체들도 동남아와 동유럽에 진출하기 위해 해외기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중국 최대 철강생산지 스자좡시는 올 7월까지 철강 수출액이 전년 동기비 무려 50% 늘어난 365억 위안에 달한다.  

고용도 늘었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기업이 해외근무 목적으로 고용한 중국인 근로자는 100만 명으로, 전년대비 18% 급증했다. 전년(2013년)의 증가율 4%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물론 긍정적 평가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허베이성 소재 제강공장 8곳 관계자들은 일대일로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풍부한 수요를 만들지는 못한다고 지적한다.  

한 제강공장장은 “일대일로의 효과는 느껴지지만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라며 “시장이 너무 커서 아직은 구상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대일로는 '거대 국영기업 개혁'이라는 정부 목표와도 어긋난다. 일대일로 사업 대부분을 국영기업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이언 잭슨 IHS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일대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온 스무 번째쯤 되는 경기부양책”이라며 “이 사업이 공급과잉이라는 중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줄 만병통치약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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