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불법 유턴·갓길 역주행까지…600만원 상당 과태료 기본
▲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수행기사에게 지시했던 이른바 ‘갑질 매뉴얼’이 8일 공개돼 논란이 일자, 같은날 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수행기사에게 지시했던 이른바 ‘갑질 매뉴얼’이 8일 공개돼 큰 파장이 일었다.
정 사장의 ‘매뉴얼’을 확인한 결과, ‘차량 운행 시 가자는 말씀이 있을 경우 위험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신호, 차선, 과속카메라, 버스 전용차로 무시하고 목적지 도착이 우선임’이라고 빨간색 글씨로 강조돼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크든 작든 사고는 정 사장의 수행기사들에게 일상이었고, 불법 하지 않으면 정 사장은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거나 ‘잘랐다’고 한다.
전 수행기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신호등 무시는 기본이고 불법주차, 불법 유턴, 갓길 역주행까지 도로에서 행할 수 있는 불법은 모두 경험했다고 전했다. 매뉴얼에는 ‘유턴(하는 곳)까지 가지 말고 좌우로 확인한 뒤 중앙선 넘어 유턴을 바로 한다’라고 ‘꼼꼼하게’ 명시돼있었다. 이렇게 질주해 차가 정말 막히는 퇴근 시간에도 청담동에서 수원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었다고.
뿐만 아니라 노예와도 같은 근로 조건도 문제시 되고 있다.
정 사장의 수행기사들은 공식 출근 시간이 7시 30분부터지만 오전 7시에는 정 사장 집에 도착해야 ‘VIP 오전 매뉴얼’에 나온 대로 신문과 가방 챙기기, 구두 닦기 등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아서 하루 평균 근로 시간이 16~18시간이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쉴 정도로 일해 추가 수당을 요청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정일선 사장 사과,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 사장이 8일 오후 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정 사장은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한다"며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관계된 분들을 찾아뵙고 사과를 드리겠다. 또한 많은 질책과 비판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또 "다시 한 번 저 자신의 부족하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하 공식 사과문 전문>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오늘, 저의 운전기사와 관련하여 보도된 내용으로 인하여 물의를 일으켜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습니다. 겸허하게 성찰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관계된 분들을 찾아 뵙고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또한, 많은 질책과 비판을 소중하게 받아 들이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심기일전하여, 저 자신 한층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소중한 가르침으로 여기겠습니다. 특히, 제 개인적인 문제로 주주와 고객사, 회사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제 자신의 부족하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올립니다.
2016년 4월 8일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 일 선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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