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호 구매하기
이번엔 현대家?…정일선 사장 ‘초특급 갑질 매뉴얼’ 사과
이번엔 현대家?…정일선 사장 ‘초특급 갑질 매뉴얼’ 사과
  • 최주연
  • 승인 2016.04.08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법주차·불법 유턴·갓길 역주행까지…600만원 상당 과태료 기본
   
▲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수행기사에게 지시했던 이른바 ‘갑질 매뉴얼’이 8일 공개돼 논란이 일자, 같은날 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갑질에 매뉴얼이 등장했다. 갑질도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수행기사에게 지시했던 이른바 ‘갑질 매뉴얼’이 8일 공개돼 큰 파장이 일었다.

정 사장의 ‘매뉴얼’을 확인한 결과, ‘차량 운행 시 가자는 말씀이 있을 경우 위험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신호, 차선, 과속카메라, 버스 전용차로 무시하고 목적지 도착이 우선임’이라고 빨간색 글씨로 강조돼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크든 작든 사고는 정 사장의 수행기사들에게 일상이었고, 불법 하지 않으면 정 사장은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거나 ‘잘랐다’고 한다.

전 수행기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신호등 무시는 기본이고 불법주차, 불법 유턴, 갓길 역주행까지 도로에서 행할 수 있는 불법은 모두 경험했다고 전했다. 매뉴얼에는 ‘유턴(하는 곳)까지 가지 말고 좌우로 확인한 뒤 중앙선 넘어 유턴을 바로 한다’라고 ‘꼼꼼하게’ 명시돼있었다. 이렇게 질주해 차가 정말 막히는 퇴근 시간에도 청담동에서 수원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었다고.

뿐만 아니라 노예와도 같은 근로 조건도 문제시 되고 있다.

정 사장의 수행기사들은 공식 출근 시간이 7시 30분부터지만 오전 7시에는 정 사장 집에 도착해야 ‘VIP 오전 매뉴얼’에 나온 대로 신문과 가방 챙기기, 구두 닦기 등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아서 하루 평균 근로 시간이 16~18시간이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쉴 정도로 일해 추가 수당을 요청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정일선 사장 사과,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 사장이 8일 오후 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정 사장은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한다"며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관계된 분들을 찾아뵙고 사과를 드리겠다. 또한 많은 질책과 비판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또 "다시 한 번 저 자신의 부족하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하 공식 사과문 전문>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오늘, 저의 운전기사와 관련하여 보도된 내용으로 인하여 물의를 일으켜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습니다. 겸허하게 성찰하고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관계된 분들을 찾아 뵙고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또한, 많은 질책과 비판을 소중하게 받아 들이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심기일전하여, 저 자신 한층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소중한 가르침으로 여기겠습니다. 특히, 제 개인적인 문제로 주주와 고객사, 회사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제 자신의 부족하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올립니다.
 
2016년 4월 8일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 일 선 배상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

최주연
최주연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