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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에어컨, 인체유해물질 OIT 검출…안전기준 없어 논란
LG전자 에어컨, 인체유해물질 OIT 검출…안전기준 없어 논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6.06.22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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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는 공기청정기와 스탠드형 에어컨 일부 모델에 들어간 특정 필터(3M 초미세 먼지 필터)에서 OIT 성분이 ‘극소량’ 포함됐다고 지난 17일 공식발표했다.(사진제공=뉴스1)
 
 
적반하장 LG, “왜 우리만? 접착제에 첨가된 OIT는 문제없나?”

허용기준 수치로 인체유해성 정도 판단할 수 없어…안심할 수 없는 단계

과거에 생산된 에어컨에 한정?…‘복불복’ 일상 속 소비자 불안 증폭

 

최근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가전제품, 특히 가습기살균제‧공기청정기 등의 살균제로 사용된 유해화학물질이 소비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자연재해나 화재‧선박사고 뿐만 아니라 가만히 집에만 있어도 내 안위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가습기살균제에 이어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에어컨 필터에 항균제로 첨가된 옥틸이소티아졸리논(Octylisothiazolinone/OIT)이라는 물질이 유해성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OIT는 접착제와 페인트 등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첨가하는 화학물질이다. 2014년부터 환경부가 ‘입으로 먹거나 피부에 닿았을 때 인체에 유해한’ 유해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에어컨‧공기청정기 필터에 대한 OIT 사용 안전기준은 없다. 어느 정도 흡입했을 때 인체에 유해한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에어컨 필터 항균제로 사용된 것이다.
 
특히, 이 OIT는 최근 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일으킨 물질인 CMIT와 같은 계열 성분으로 알려져 소비자의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다.
 
 
허용기준치 믿고 인체유해성 판단은 섣불러
 
LG전자는 공기청정기와 스탠드형 에어컨 일부 모델에 들어간 특정 필터(3M 초미세 먼지 필터)에서 OIT 성분이 ‘극소량’ 포함됐다고 지난 17일 공식발표했다. 최근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OIT 물질이 검출됐다는 방송이 보도되면서, LG전자는 필터 공급사인 3M으로부터 필터 성분 분석과 시험데이터를 요청했다.

그 결과 LG전자는 “필터에 코팅된 OIT 함유량은 환경부 허용기준치의 20분의1 수준”이며 “공기 중 유출량은 독일의 OIT 흡입노출제한농도 기준의 4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LG전자 제품에서의 OIT 공기 중 노출 가능성이 현저히 낮음을 시사한 것이다.
 
문제는 기존 OIT 허용기준치 만으로 인체 유해 정도를 판단할 수 있냐는 것이다. 접착제‧페인트에 첨가된 물질과 공기청정기‧에어컨에 첨가된 물질은 용도는 물론, 사람에게 노출되는 정도와 시간, 기피정도가 다르다. 전자는 흡입을 꺼리고 오히려 환기시키려고 애쓰는 반면, 후자는 소비자가 제품에서 ‘내뿜어지는’ 공기를 비롯한 바람을 호흡기관으로 적극적이고 거리낌 없이 ‘들이마시려’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체 흡입 시 유해성에 대해 “페인트와 접착제에 첨가된 OIT의 공기 중 노출은 인체에 해가 없는 것이냐, 그쪽 입장은 어떠냐”고 오히려 반문했고, “유해성이 정확하게 판명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우려해소를 위해 무상으로 필터 교체를 진행중”이라고 해명할 뿐이었다.
 
또한, “OIT 물질이 첨가된 3M 필터는 과거(2012년부터) 생산한 일부 제품에만 해당”한다며 “현재는 문제의 필터로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필터의 OIT관련 안전기준은 정해진게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OIT 자체에 대한 유해성을 따지는 기준과 특정 제품의 필터로 사용됐을 때의 함유량 기준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OIT 인체유해성 환경부 발표까지 ‘전전긍긍’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OIT 자체에 대한 유해성을 따지는 기준과 특정 제품의 필터로 사용됐을 때의 함유량 기준은 전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환경부의 허용기준치 20분의 1이든 독일의 40분의 1이든 그 수치는 관계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얼마나 적극적으로 흡입되는지’가 인체유해성을 판단하는 제1의 척도라는 것.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선적으로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필터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해 다음 달 중순 1차 검증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만일에 인체유해성의 정도가 심각한 경우, 그 파장은 가볍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전자업계는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에어컨과 정수기 등 다른 기기로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보다 더 전전긍긍이다. 오랫동안 의심 없이 사용했던, 인체로 흡입하는데 거리낌 없었던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등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다면, 내 몸과 가족의 건강에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LG전자는 유해물질 논란과 관련해 지난 20일 오후부터 회사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공기청정기를 비롯한 에어컨 필터 무상교체 신청을 받고 있다.
 
OIT 이전에도 이미 가습기 살균제 PHMG/CMIT/MIT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장애를 앓고 있다. 기업의 안위‧이익창출 우선과 대중적 무관심이 그러한 비극을 발생하게 했다. 본지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에도 문제의 '원흉'을 잡고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동안 취재를 한 바 있다. (관련기사<애경 ‘가습기메이트’와 숨은 ‘협력자들’> )

OIT 필터 관련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업의 책임추궁이 지속돼야 하며, 그밖에 소비자 일상과 밀접한 가전제품에 대한 안전성에도 끊임없이 의문을 가져야 할 것이다. 본지도 지속적으로 참견하고 추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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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