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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여객기 화재 또…‘땜질’로 뉴욕서 인천까지?
아시아나 여객기 화재 또…‘땜질’로 뉴욕서 인천까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6.07.0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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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이 여객기의 기체 결함으로 인한 화재와 이후 대처, 그리고 수리 이후 동일한 여객기에서 같은 문제가 재차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땜질’은 사전적으로 ‘해진 옷을 깁는 일’ 혹은 ‘잘못된 일을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임시변통으로 고치는 일’을 의미한다. 문제를 급하게 막는 수준이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이라 볼 수 없고, 언제든지 사고가 터질 수 있음을 내포한다.
 
아시아나항공이 기체 결함으로 인한 화재와 이후 대처, 그리고 수리 이후 동일한 여객기에서 같은 문제가 재차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땜질 운항’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며, 여객기 이용에서 가장 우선이 돼야 하는 안전성에 불신의 눈초리가 뜨거워지고 있다.
 
대체기 투입 공지한 적 없다vs승객 속여 화재 항공기 탑승시켜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 중이던 OZ222편 A380 기종 항공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엔진과 기체 연결 부근에서 스파크가 튀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아시아나 측은 소방서에 신고해 화재를 진압했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승객은 “아시아나가 승객들에게 ‘대체 항공편을 투입하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화재가 발생한 항공기에 승객들을 다시 탑승시켰다”고 주장했다. 탑승객 400여명에게 당일 지연 출발을 공지했고, 재공지를 통해 다음날(25일) 출발하게 되는 일정과 대체기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했던 A380임을 알게 된 일부 승객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단까지 벌어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체기 투입을 승객들에게 공식적으로 공지한 바 없다. 정비를 하면서 검토하는 것이 수순 아닌가. 현장에서 결정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닐 뿐더러 본사에서 대체기 투입을 결정한 적이 없다”며 “‘대체기 투입 검토’라는 표현이 승객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대체기 투입’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제대로 수리했나?”…인천 도착 후 같은 문제 재차 발생
 
여객기 A380에 더 이상 문제가 없었다면 약간의 논란으로 끝이 날 일이었다. 하지만 뉴욕에서 출발해 인천까지 운항한 문제의 여객기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1일 국토부와 아시아나항공은 뉴욕서 문제를 일으켰던 여객기 A380이 제작사인 에어버스 측 자문에 따라 부품을 교체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 착륙 직후 또다시 같은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400여명의 승객이 내린 뒤 엔진을 끄는 과정에서 또다시 스파크가 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엔진을 끌 때 엔진에 들어간 연료를 다시 기체 밖으로 빼는데, 그 빼내는 관에 결함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부위 전체를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100% 안전하게 수리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같은 부분에서 같은 사고가 반복됐다. 그것은 정확히 원인을 알지 못한 채 ‘헛수리’를 했다는 것이다. 제대로 고치지 못했다면 그것이 ‘땜질’이 아니고 무엇일까.
 
현재 A380에 대한 화재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측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에 사고 책임과 관련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00% 안전하게 수리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같은 부분에서 같은 사고가 반복됐다.
 
‘안전하다’는 판단에 안심할 수 있는 사회인가

선박, 비행기, 지하철 등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은 ‘안전하다’는 해당 운송수단 전문가의 말에 의지하는 것 말고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세월호 안에 있었던 학생들은 배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는 선장의 말에 따라 선실에 있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아시아나항공 A380 화재사고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나 에어버스의 ‘안전하다’는 판단에, 승객들은 그것을 믿고 (불쾌하더라도) 결국 여객기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나항공의 말대로 엔진에서 기름을 빼는 과정에서, 그러니까 (인명피해가 있을 수 없는) 착륙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화재였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그것을 단정할 수 있을까? 만약 공중에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고 승객 400여명이 대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화재가 나기 시작했다면 그 모든 책임은 누가 지어야 할까?

“안전하게 수리했기 때문에 안심하시라”는 말은 그 어떤 말보다 무겁게 판단 내려야 한다. 99% 안전해도 1%의 안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위험한 사고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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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