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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철도 차량 품질 논란…‘고장철’에 몸을 싣는 사람들
현대로템, 철도 차량 품질 논란…‘고장철’에 몸을 싣는 사람들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6.09.22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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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지하철 2호선 평일 운행 첫날인 지난달 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역 2호선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사진제공=뉴스1)
 
최근 대한민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참사가 개인의 안전불감증 보다는 안전 위한 국가적인 시스템 부재가 더 큰 원인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가 구성원은 충분히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대책을 갈구하고 있는데, 정작 정부 대처와 방법들은 안일하고 한가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품질 논란이 언론 보도에 끊이지 않고 회자되고 있다. 지하철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대중교통 중 하나로 출퇴근을 비롯한 이동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흔한’ 교통수단은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2003년 2월 우리는 대구지하철화재사고로 192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 151명의 부상자를 내며 가슴 아픈 사고를 지켜보고 있어야만 했다. 사고 관리 시스템 부재, 저질 전동차(시트‧내부통로‧바닥재 등 가연성 재질의 내장재), 낙후된 소방 기술이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 원인이었다.
 
 
인천 2호선, 차량 모자라 속도↑ 정차시간↓…‘안전사고’ 발생원인 
 
   
▲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품질 논란이 언론 보도에 끊이지 않고 회자되고 있다.(사진=현대로템 홈페이지)
현대로템의 인천 2호선 전동차 납품에 관해 언론에서는, 당초 84량으로 개통될 예정이었던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차량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가격 상정 문제로 시공사인 현대로템으로부터 10량을 받지 못했고, 차량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표준속도보다 높게 설계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을 감사원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차량의 속도가 빨라 문제가 없다며 74량만으로 개통을 추진했다. 실제 2호선은 표준속도보다 시속 10㎞ 빠른 80㎞/h로 운행한다.

일각에서는 현대로템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일부러 차량수를 줄이고 속도를 높여 배차간격을 맞춘 것을 인천시와 도시철도건설본부가 그대로 받아준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설계 기준보다 10량 적은 상태에서 개통된 2호선은 개통 첫 날부터 운행이 15분 지연됐다. 또한 일주시간을 맞추기 위해 정차시간을 줄이면서 승객이 문에 끼일 뻔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 2호선은 개통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고장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호균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최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주요 업무보고에서 “현대로템 철도가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 후 계약서에 명시된 일주시간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차량 일주시간을 줄이기 위해 8월 중순 현대로템에 차량을 추가 납품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지난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자체와 인천도시철도건설 등 발주처의 판단에 의해 납품한 것이고 현대로템이 결정할 수 있었던 부분이 없기 때문에 가타부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차량 추가 납품의 경우 판결이 난 것이 없으며,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 날 인천광역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애초에 차량 편성수를 지정하지는 않았고 계약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를 경쟁을 통해 계약했다”며 “현재 계약조건(일주시간 등)이 충족되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현대로템에 추가납품을 요청한 상태”라고 답변했다.
이렇듯 두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인천2호선에 대해 추가납품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로템은 스크린도어 기본틀을 지지·고정하는 부품인 앙카볼트 5228개 중 15%인 799개만 규격품을 사용하고 나머지 85%인 4429개는 시방서에 명기되지 않은 비규격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 스크린도어에서 외관 페인트막 두께가 품질기준에 미달한 사실도 밝혀졌다.(사진제공=뉴스1)

 

현대로템, 대구도시철도 스크린 도어 규격 미달 부품 사용 논란
 
현대로템이 대구도시철도 2호선 스크린도어 부실시공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5일 도시철도 2호선 12개역의 스크린도어 공사를 맡고 있는 현대로템이 스크린도어 기본틀을 지지·고정하는 부품인 앙카볼트 5228개 중 15%인 799개만 규격품을 사용하고 나머지 85%인 4429개는 시방서에 명기되지 않은 비규격제품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크린도어 제어시스템을 비롯해 센서의 오작동을 야기할 수 있다.
 
도시철도공사는 부실시공 혐의로 현대로템을 형사고소하고 스크린도어 공사 기간 지연에 따라 하루 2000만원의 지체상금을 부과할 계획이며 재시공하도록 요구했다.
 
이뿐만 아니라 대구 2호선 역사 3곳에 설치한 일부 스크린도어에서 외관 페인트막 두께가 품질기준에 미달한 사실도 밝혀졌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품질기준에 미치지 못한 페인트막은 화제와 부식에 취약하고 차량 운행 시 감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공상의 실수와 관리소홀로 발생한 일이며 시정 조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참사 무방비 공화국?…안전보다 성과주의 사회 만연
 
주의(主義)는 사전적 의미로 굳게 지키는 주장이나 방침 또는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을 뜻한다. 국가는 이 체계화된 이론을 정치‧경제‧사회‧문화에 주입, 국가의 전체적인 규칙 혹은 국가운영 방법론으로 활용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자본이 이 세계를 돌리는 주체인 셈이며,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것을 따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국가의 원수(元帥)인 마냥 떠받들고 따른다. 결국, 돈이 되는 일, 이익이 남는 일을 우선 목표로 삼다보니 이윤 없는 행동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령, 안전과 나눔, 더불어 사는 삶의 추구는 아둔하고 현실적이지 못한 것으로 취급된다. 결국, 돈을 쫓기 위해 경쟁하던 사람들은 돈을 쫓는 사회를 만들었고 그러한 국가를 만들었다.

대한민국을 이르러 ‘세월호’라고 비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품질 미달인 시멘트를, 부품을 사용하고 선박 전복을 방지하기 위한 평형수를 훨씬 줄인다. 안전보다 이익이 우선인 사회가 만연해 대한민국을 참사 무방비 공화국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오늘도 ‘고장철’을 타고 출퇴근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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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