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바람이 켠 촛불] 7. 어린이
[바람이 켠 촛불] 7. 어린이
  • 지속가능 바람 기자
  • 승인 2016.12.04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집에 어린이가 둘 있다. 첫째는 10살, 사촌언니들이 하는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은 나이. 둘째는 7살. 개구진 얼굴에 누나들보다는 만화영화 ‘터닝메카드’가 더 좋을 나이다. 요즘은 ‘터닝메카드’에 빠져 있지만, 그전에는 ‘또봇’이었고, 또 그 전에는 ‘슈퍼 드래곤볼’ 이었다. 하지만 이 모두의 위에 군림하시는 대통령이 한 분 계시는데, 바로 뽀로로시다.

 

‘뽀로로와 친구들’은 아이들 만화 채널에서 지치지도 않고 틀어준다. 그리고 그 때마다 우리 집 어린이들이 잠시 동안이나마 조용해지는 기적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 과연 뽀통령 이라고 칭송할 만하다.

 

그런데 요즘 7살짜리가 불만이 많아졌다. 만화영화 볼 시간인데, 어른들이 뉴스를 틀어놓고 자리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모부가 무릎에 앉혀놓고 “요즘 이게 드라마보다 더 재밌어 이놈아. 너 나중에 배워야 되니까 잘 봐라.” 라고 하시니, 입을 삐죽이지 않을 수 있을까. 뽀통령도 아니고, 그깟 대통령이 뭐라고 어른들이 보지도 않던 텔레비전을 보시는지.

 

그래도 어린이들, 며칠 새 적응한 모양이다. 어른들 옆에 앉아 제법 똑똑한 체를 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질문이 늘었다. “대통령이 무슨 잘못했어요? 불은 왜 끄는 거예요? 큰누나는 오늘 어디가? 촛불은 왜 가져가? 나도! 나도 갈래!”

 

 

(그래서 들려주었다, 촛불)

 

무슨 일인지 아직 다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둘은 분명히 시국에 동참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라고 있다. 어린이는 금방 자란다. 그리고 금방 배운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인간의 가장 폭발적인 시기에, 지금 어린이들은 촛불이라는 폭발을 관찰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바람 대학생 기자단이 11월 27일부터 매일 연재하는 [바람이 켠 촛불] 기획기사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항 중인 촛불에 동참합니다.

 

 


라진주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지속가능 바람 (baramyess)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감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젊은 사업가들, YeSS는 나눔과 배려의 세상을 조명합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유료 독자님에게만 서비스되는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잡지를 받아보실 수 있고, 모든 온라인 기사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전용 유료독자님에게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모든 온라인 기사들이 제공됩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

지속가능 바람 기자
지속가능 바람 기자 baramy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