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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켠 촛불] 33. 망국(亡國)에서 망국(望國)으로
[바람이 켠 촛불] 33. 망국(亡國)에서 망국(望國)으로
  • 지속가능 바람 기자
  • 승인 2016.12.31 2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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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긍정적인 소식보다 부정적인 소식이 넘쳐났다. 주위에선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을까?”하는 자조 섞인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사람들은 ‘헬조선’을 말하면서도 한편으론 체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조와 체념의 기저에는 타오르지 못한 분노가 있었을 것이다.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강남역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가해자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장실에 들어오는 여성을 상대로 일을 저지를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가해자는 화장실에 숨어 있는 동안 6명의 남성을 살려 보냈고 피해자인 여성을 죽였다.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추모 메시지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드러냈다.

    

 

2016 5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던 청년이 전동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그의 죽음은 하청업체 비정규직 파견근로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경영효율과 비용절감을 이유로 이뤄진 ‘안전업무 외주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그가 남기고 간 컵라면은 목숨보다 돈이 중요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2016년 9월 30일 세월호 특조위

 

특조위 활동에 거부감을 보이던 정부는 특조위 조사활동기간이 6월 30일이고, 백서작성기간까지 합쳐도 9월 30일까지라고 주장했다. 무리한 법 해석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모든 지원을 끊고 특조위를 강제해산 시켰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눈물과 단식으로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을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2016년 9월 25일 백남기 농민

지난해 11월 대통령의 ‘쌀 수매가 현실화 공약’을 이행하라고 외치던 70대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지 317일 만인 2016년 9월 25일, 그는 결국 사망했다. 317일의 시간동안 정부는 어떠한 사과도 책임도 처벌도 없었다.

 

 

그리고 12월..

지난 10월 2만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가 10주째 계속되고 있다. 매주 광화문을 물들이는 촛불에는 미처 타오르지 못한 분노들이 담겨있을 것이다.

망국(亡國)을 떠올리기 충분했던 한 해의 끝에서 망국(望國)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바람 대학생 기자단이 11월 27일부터 매일 연재하는 [바람이 켠 촛불] 기획기사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항 중인 촛불에 동참합니다.

 

이현철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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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바람 기자
지속가능 바람 기자 baramy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