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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의 마르지 않는 ‘돈독’…계열사 일감 몰아 배당잔치
GS그룹의 마르지 않는 ‘돈독’…계열사 일감 몰아 배당잔치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7.02.20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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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한 GS그룹 오너 회사가 그룹 내 계열사의 일감 몰이로 짧은 시간 동안 영업이익을 크게 증가시키고, 배당성향 90%에 달하는 ‘배당잔치’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계열사 일감 몰아 최근 3년간 매출 성장 35%…그대로 배당해 ‘꿀꺽’

과징금 부과에도 일감몰이 그대로, 영업이익 감소에도 배당은 그대로
 
 
 
GS그룹 3‧4세가 최대주주인 특정 회사들이 그룹 내 계열사의 일감 몰이로 짧은 시간 동안 영업이익을 크게 증가시키고, 배당성향 90%를 웃도는 ‘배당잔치’를 벌이며 GS일가 배당전용 ‘돈독’으로 기능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담배 유통업체인 옥산유통은 미국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로부터 독점으로 담배를 수입하고 있다. 2005년 GS그룹 계열사에 편입됐으며 GS리테일 산하 편의점 GS25 등에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매출 성장률이 35%에 이른다. 전년대비 매출은 23.3%, 영업이익은 8.2% 증가했으며 자산은 1400억원대로 그룹에 편입된 2005년과 비교해 7배가량 증가했다.

옥산유통이 이토록 급성장해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GS그룹 일가의 내부거래 때문이었다. 이 회사 최대주주가 GS그룹의 3세와 4세이며 오너 일가의 총 지분율은 51%에 달한다.(최대주주로 등재돼있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20.06%, 허세홍 GS글로벌 대표 19.94%, 허준홍 GS칼텍스 전무가 7.1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GS그룹 계열사 지원을 통해 퇴보 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옥산유통은 2015년 전체 매출 7123억원 중 2293억원을 GS리테일과의 거래를 통해 올릴 수 있었다. GS그룹 계열사에 대한 옥산유통의 의존도는 해마다 증가했다. 2016년 5월 금융감독원의 ‘계열회사 간 상품·용역거래 현황’에 따르면, 2013년 31.25%, 2014년 32.06%, 2015년 32.19%로 이는 옥산유통이 신고한 수치다.

문제는 이렇게 급성장한 회사의 대부분의 매출을 배당으로 썼다는 점이다. 2015년 배당금 총액은 40억원인데 1주당 배당률은 400%이며 배당성향은 92.58%에 달했다. 이는 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40억원을 배당한 꼴이 된다. 결국 옥산유통은 GS그룹의 마르지 않는 ‘돈 독’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

2013년 정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표하며 재계 오너 일가의 내부거래를 막으려는 방책을 썼다. 오너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상장 계열사(비상장사 20%) 가운데 내부거래액이 200억원 또는 연매출의 12% 이상이면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GS그룹의 옥산유통은 과징금이 부과됨에도 불구하고 ‘일감몰이’는 계속됐다.

GS그룹은 현재 옥산유통의 수입담배는 GS25뿐만 아니라 타 편의점에도 납품하고 있는데, GS25만 납품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호소하고 있다.

GS그룹 오너 일가의 ‘돈독’은 옥산유통 뿐이 아니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GS아이티엠도 2006년 GS그룹에 편입돼 옥산유통과 똑같은 ‘길’을 걷게 된다. GS아이티엠도 GS일가의 지분으로만 51%에 달하는 회사이며, 과거 계열사 의존도가 90%를 웃돌기도 했었다.

이 회사의 주요 거래처는 GS홈쇼핑과 GS칼텍스·GS리테일·GS건설·GS에너지다. 이전에 비해 내부거래가 50%내외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옥산유통과는 다르게 계열사 의존율만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 않다. GS아이티엠은 최근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배당이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GS그룹 측은 계열사의 전산을 담당하기 때문에 보안상 다른 곳에 맡기기가 어렵고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필요성에 의해 설립했다면 법인이 지분을 투자해야 하는데 계열사와의 거래가 보장된 회사에 오너 일가가 지분을 투자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책임과 도덕성 강조했건만…

   
▲ GS그룹 허창수 회장(사진)은 17일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리조트에서 이번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무색하게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리조트에서 신임임원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임원으로서 지위가 올라갈수록 얻게 될 혜택보다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리더가 돼야 한다“며 그밖에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성과를 창출하는 리더, 스스로 최고 경쟁력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

그 외에는 4차 산업혁명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1968년 높이뛰기 경기에서 '딕 포스베리' 선수가 배면뛰기 기술을 개발해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새로운 방식을 찾아 노력과 시도 끝에 성과를 냈음을 사례로 들며 GS그룹의 미래를 전망하며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허 회장이 강조했던 ‘책임과 도덕성을 갖춘 리더’부분은 GS그룹 3‧4세의 몰아주기 경영으로 그 진정성에 의심이 가는, 구색이 맞지 않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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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