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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세속주의는 왜 숭고한가?
국가 세속주의는 왜 숭고한가?
  • 제레미 메르시에
  • 승인 2010.03.08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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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티드 브리앙 의원의 주도로 1905년 12월 9일에 채택된 ‘정교분리법’은 프랑스의 국가 세속주의의 기초다. 정치적 개념이자 법적 원칙인 정교분리법은 공공장소에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국가 세속주의라는 용어의 뜻은 현재 비난을 받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7년 12월 20일 연설에서 건설적인 국가 세속주의를 세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나 논란을 낳았다.

▲ <감동이 있는 학교> 표지
 로베르 드빌은 보졸레 지역의 비이에 모르공 마을에서 교사를 지냈다. 드빌의 작품은 세속성 문제를 분명히 다룬다. 저서 <감동이 있는 학교>에서 드빌은 국가의 이익과 공립학교의 국가 세속주의를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온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전개해간다. 1905년 법이 없었으면 학교는 지성을 전달할 수도, 다양성을 길러줄 수도 자유 교육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교사가 된다는 것은 시민을 양성하는 일이기도 하다. “각자가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고 남녀가 함께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으려면 학교는 국가 세속주의를 유지해야 한다.”(1) 드빌은 지역 단체들과 협력해 공존을 모색해간다. 야간수업, 영화, 연극, 음악, 제작, 사회 협력이 이같은 노력에 속한다. 드빌은 국가 세속주의가 완벽히 효과적이려면 사회법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국가 세속주의란 무엇일까?>
 저서 <국가 세속주의란 무엇일까?>(2)에서 카트린 캥즐레는 국가 세속주의 개념을 철학적으로 자세히 검토한다. 캥즐레는 국가 세속주의 개념을 로크가 1689년에 집필한 <톨레랑스에 관한 편지>에서 찾는다. 계몽주의와 사상가 콩도르세의 철학, 그리고 공화주의자의 이념은 공공의 장과 종교의 장을 분리함으로써 종교적인 압력에서 벗어난 집단적 삶의 이상적 모습을 명확히 그리고 있다. 관용(톨레랑스)이 불관용을 대신했다고 해서 시민 해방이 충분히 이뤄졌다고는 할 수 없다. 즉 종교에 관한 공권력의 엄중한 중립이 보장된 것은 나폴레옹이 치열하게 주창했고, 드레퓌스 사건 이후 법적으로 규정된 정교분리가 실현됐기 때문이다. 캥즐레의 시각으로는, 당시 국가 세속주의는 정교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민주주의의 실현과도 잘 부합했다. 세속주의란 선험적인 사회적 관계, 즉 각 종파로부터 독립된 개인 간의 관계를 보장하는 것이다. 학교는 이러한 것을 반영하는 곳이다.
 역사학자 장 프랑수아 샤네(3)는 국가 세속주의에는 ‘새로운’, ‘열린’ 같은 형용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국가 세속주의에 필요한 것은 이를 지지해주는 사회기구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사회기구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역사학자 장 조레스가 생각한 것처럼 국가 세속주의는 인간의 개성과 자유로운 정신을 더욱 존중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국가 세속주의는 중요한 문제다.

글•제레미 메르시에 Jeremy Mercier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각주>
(1) 로베르 드빌, <감동이 있는 학교>, 앙굴렘, 2009, Abeille et Castor.
(2) 카트린 캥즐레, <국가 세속주의란 무엇일까?>, 파리, 2007, Vrin.
(3) 장 프랑수아 샤네, <사회주의 국가 세속주의>, 파리, 2009, Fondation Jean Jauré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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