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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문대학 지속지수를 발표하며”
“2017 전문대학 지속지수를 발표하며”
  • 안치용 / 한국CSR연구소장
  • 승인 2018.01.0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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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종합적 전문대 평가

   

한국CSR연구소가 르몽드디플로마티크ㆍ지속가능저널ㆍ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와 공동 기획하여 발표한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사립 종합대학을 대상으로 한 ‘대학 사회책임지수’와 발표 주체는 동일하지만 평가방법론을 달리한다. 고등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평가는 크게 종합대학과 전문대학의 두 가지인데, 종합대학에 대해서는 합당한 종합적인 평가방법론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반면 직업인 양성기관인 전문대학에 대해서는 암묵적인 사회의 합의가 존재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종합대학을 대상으로는 ‘사회책임’에 초점을 맞춘 ‘대학 사회책임지수’를 기획하였고, 전문대학에 대해서는 취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즉 사실상 종합평가에 해당하는 ‘전문대학 지속지수’를 발표하게 되었다.

효율성과 공정성에 근거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하드웨어적 조건과 제4차 산업혁명이란 소프트웨어적 조건 모두가 바뀌는 대전환기의 전문대학에 필요하며, 전문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이나 졸업생을 받아들이려는 기업에도 모두 요긴하다. 전문대학들은 공론의 장에서 공정성과 효율성의 잣대로 제대로 평가받고 경쟁을 통해 교육역량을 확충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교육시장 재편에 대비하여 생존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종합대학에 대해서는 교육시장이란 용어의 사용 자체가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소위 신자유주의적인 효율성에 기반한 계량적 평가가, 단순 기능인이 아닌 전인적 민주시민을 양성해야 하는 종합대학의 본령을 침해하고 있다는 게 사회 전반의 우려다.

반면 노동시장과 연관 지어 교육시장이란 용어를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다면 전문대학에 대해서일 것이다. ‘취업’은 전문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이다. ‘2017 전문대학 지속지수’가 이처럼 전문대학이 효율적으로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기능조직이란 점을 십분 감안하였지만, 그럼에도 대학 본연의 기능을 외면하지는 않았다. 명칭에서 한눈에 드러나듯 ‘2017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전문대학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평가틀이다. 전문대학이 응당 취업실적과 취업교육역량을 극대화해야 하지만 더불어 학생·학부모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까지 전문대학의 지속가능성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전문대학은 무엇보다 직업기회의 가능성을 키워야 하지만, 이와 함께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의 기초적 자질을 함양하고 지역사회의 책임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사회적 전망을 확보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의 근본적 사회적 책임은 학생들을 잘 교육시켜 유능한 직업인으로 배출하는 것이어야 하지만, 그 이상의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전적으로 면제되어 있다는 관점은 올바르지 않다.

■평가지표 설명

8일 발표한 한국CSR연구소의 ‘2017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앞서 밝혔듯 지속가능성에 근거한 전문대학 종합평가이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민간의 종합대학 평가는 한국CSR연구소의 ‘대학 사회책임지수’를 포함하여 몇 개 존재하지만, 전문대학 평가는 한국CSR연구소의 것이 유일하다.

‘2017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전문대학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면서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는 현실적인 평가지표를 찾아내려고 노력하였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학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 지표와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지표를 동시에 반영하였다. 더불어 취업률 같이 단순 결과치로 비교할 수 있는 ‘성과’와, 결과치 산출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블랙박스 기능인 ‘여건’, 두 갈래로 대학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였다. ‘여건’에는 ‘2017 전문대학 지속지수 평가지표’(표) 중 교육부문의 ‘교육여건’이 대표적이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관련된 지표로는 ‘기회균형 선발’, ‘장애인 교육시설 여건’, ‘비정규직 비율’ 등을 들 수 있다.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교육·연구·경영·취업·생활·안전의 6개 부문, 총 70개 항목을 평가하여 10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제시하였다. 이번에 안전 부문이 새로 생겨 9개 지표에 80점을 배당하였다. 평가대상은 국공립을 제외한 전국 129개 사립 전문대학이다. 발표는 50위까지만 하였다. 전문대학 지속지수 명단에 이름이 없다면 그 전문대학은 지속지수 기준으로는 최소한 50위 밖이라는 얘기다.

자료는 기본적으로 대학별로 3개년치를 사용하여 최근년도에 가중치(5 : 3 : 2)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가공하였으며, 3개년치가 없을 때는 일부 2개년 혹은 당해 연도 자료를 썼다. 전문대학이란 특성에 따라 취업률, 산업체 경력 전임교원 현황, 교육비 등의 배점이 컸다. 취업 부문에서는 보조 지표로 진학률을 파악해 평가에 반영하였는데, 이 항목은 역지표로 진학률이 높을수록 낮은 점수를 주었다. 국내 전문대학들이 대외적으로 직업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4년제 종합대학 입학·편입 학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정상적 행태를 평가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한국CSR연구소는 우리 사회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고 공론화하여 개선을 촉구하는 일을 수행하는 곳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여, ‘대학 사회책임지수’에 이어 이번에 ‘전문대학 지속지수’를 발표한다. 전문대학 평가는 이번이 6번째로 한국CSR연구소가 사실상 한국에서 가장 오래 이 과업을 수행하는 전문 평가기관임을 입증하는 셈이다. 지속가능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사회적 평가’에도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향후에도 만전을 기해 작업을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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