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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근로감독 대응 매뉴얼로 하청업체 통제, 자료삭제·현장은폐
포스코 근로감독 대응 매뉴얼로 하청업체 통제, 자료삭제·현장은폐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8.02.2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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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특별근로감독 대응 매뉴얼을 작성, 하청 노동자를 통제한 정황이 드러난 문건이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숨진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던 산소공장.(사진제공=뉴스1)
 
 
 
특별근로감독 대응 매뉴얼 작성해 하청노동자에 따르게 해
…“근로감독관 사무실로 안내하되 작업현장 피하라”

갑을관계 속 노동자는 원청 시키는 대로

포스코 “2010년 작성 당시 불법파견 아님을 증명 위한 것”
…해당 문건 ‘현장은폐’ 용도 부정
 


포스코 하청업체 노동자의 사망 사고가 잦아지면서, ‘위험의 외주화’가 포스코를 소개하는 최신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 위험하고 고된 작업 현장에 하청 노동자를 투입시켜 그야말로 신변상의 위험을 외주화 한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포스코가 산재사고 발생 후 근로감독관이 파견되는 특별근로감독에서, 사고 정황을 알 수 있는 자료와 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대응 매뉴얼을 작성, 하청 노동자를 통제한 것이 드러나 또다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포항제철소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이다.

 
 
지난달 25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산소공장에서는 냉각탑 내부정비를 하던 하청 노동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포스코는 사고 발생 당일에 사과문을 발표했고, 사고대책반을 만들어 사고 수습과 철저한 사고원인을 규명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날인 26일 포항남부경찰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공사 등이 현장 감식 작업을 벌였고,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등도 현장을 방문했다. 고용노동부는 포항제철소 외주업체 40개 공장에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은 산업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절차다.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이 마저도 유명무실한 관례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15일 SBS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는 '고용노동부 불법파견 집중점검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만들어 하청업체에 내려 보냈다. 고용노동부가 점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지를 지시한 문건이었다.
 
해당 문건에서는 사고 자료 삭제를 비롯해 근로감독관을 사무실로 안내하되 가능하면 작업 현장은 피하라고 지시했다. 또 다른 문건에서는 점검 당일 일부 장비를 사용하지 말고 꼬투리를 잡히지 말라고도 지시했다. 이에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원청인 포스코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정기근로감독 시 열흘 전에 해당 사업주에게 미리 알려주게 돼 있다. 특별감독과 수시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특별감독 까지도 미리 공지하는 것이 적용되니, 현장의 문제를 은폐하기 쉽고 사고원인을 제대로 알 수 없어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본지는 21일 이 문건과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 및 문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고 은폐를 위한 매뉴얼이 담긴 해당 문건이 포스코가 작성한 것이 맞는지가 주안점이었다. 그러나 포스코는 문건의 용도를 우선 부정했고, 그밖에는 정확한 답변을 주지 못했으며 회피의 인상마저 보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0년 근로점검 당시, 불법파견이 아님에도 오해를 살 수 있어 사실관계를 명확히 작성한 자료”라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사용된 매뉴얼인가라는 질문에, “2010년에 작성된 것”이라고 답변할 뿐이었다.
 

포항제철소 사망 사고에 권오준 회장 지휘?
…사고 재발 방지에 실효성 있는가

 
지난달 포항제철소 사고로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하청노동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현장에 남아 사고 수습 진두지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 중이던 오인환 사장도 급히 귀국했다.

권 회장은 지난 2일 포스코 신년사에서 “새로운 50년을 맞이해 임직원 모두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포스코가 가야할 길을 깊이 명심하고, 시원유명(視遠惟明)의 자세로 더욱 분발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시원유명’은 멀리 보고 밝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 포스코는 지난달 패밀리사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스코패밀리 안전 SSS 2018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달 17일 포스코는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스코패밀리 안전 SSS 2018 다짐대회'를 개최해 ‘자기 주도의 안전활동 확산’을 다짐했다. 그리고 열흘이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번 질식사고 현장을 방문해 “재해조사 과정에서 원·하청 누구라도 법 위반 혐의가 있다면 엄중히 수사해 사고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책임자 처벌 의지를 나타냈다.

권오준 회장의 ‘시원유명’은 뜻대로 이뤄질 것인가. 잠잠했던 퇴진설이 이번 사고로 그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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