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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에서 유튜브까지, 고양이의 미소
보들레르에서 유튜브까지, 고양이의 미소
  • 카트린 뒤푸르 | 작가
  • 승인 2018.06.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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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 루이스 웨인

다른 동물들과 달리, 고양이는 아주 특별한 운명을 타고났다. 조용하고, 야행성이고, 포식 동물인 고양이는 고대 이집트 시대에는 신성시되었고, 마녀사냥이 횡행하던 중세에는 악마의 동물로 여겨졌다. 오늘날에는 소셜 네트워크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양이를 ‘미우(Miou)’라고 불렀다. 따라서 이집트인들이 우리와 같은 청음(聽音)을 가지고 있었다는 전제하에,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뜻하는 프랑스어의 ‘미야우(Miaou)’는 가장 오래된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다른 많은 국가들에서도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비슷하게 표현된다. 독일인들은 ‘미야우(Miau)’, 러시아인들은 ‘미야우(Myau)’, 스와힐리어 사용자들은 ‘니야우(Nyau)’, 중국인들은 ‘미야오(Miao)’, 일본인들은 ‘니야(Nya)’, 마다가스카르 섬의 원주민들은 ‘마오(Mao)’라고 한다.

피라미드 안에서도 고양이 그림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고양이는 무심한 매력과 더불어 생쥐로부터 밀을 보호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헤로도토스는 저서인 『역사』에서, 기원전 469년 이집트인들은 기르던 고양이가 죽을 경우 정성을 다해 미라로 만들고 자신들의 눈썹을 미는 것으로 애도를 표했다고 썼다. 그는 또한 오늘날 ‘텔 바스타(Telle Basta)’라고 불리며 많은 고양이 무덤이 발견되는 부바스티스(텔 바스타의 헬라어 명칭)의 축제에 관해 기록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양이 머리를 한 부바스티스의 수호신 바스테트를 기리기 위해 매년 성대한 축제가 열리는데, 이는 이집트 내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집트가 기독교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런 행사는 사라졌고, 방부 처리된 고양이들은 훗날 분쇄기를 거쳐 거름으로 만들어져 영국과 미국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1)

방해자, 마녀, 저항가… 작품 속 고양이

제단에서 내려온 고양이는 예술가들의 작품 속으로 들어갔다. 피에르 드 롱사르의 친구였던 시인 조아심 뒤 벨레는 자신의 애묘였던 벨로가 죽자 <고양이의 죽음에 대한 프랑스 시>(1558)를 창작했다. ‘지금 나는 살아있음이 괴롭다. (…) 오, 벨로가 실뭉치 주위에서 장난을 치며 빙글빙글 돌 때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프레데릭 쇼팽은 그의 연인 조르주 상드의 고양이 발데크가 건반 위를 성큼성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화려한 대왈츠 바장조>(1838)를 작곡했다. 샤를 보들레르는 <악의 꽃>에서 ‘고결한 고양이, 불가사의한 고양이’와 ‘금속과 마노가 섞여 있는 고양이’라는 구절로 고양이에 대한 시를 선사했다. 그로부터 1세기 후, 쇼팽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책상 위 잉크병과 술잔 사이를 걸어 다녔다. 이때 에른스트 헤밍웨이는 발가락이 6개인 다지증의 흰색 고양이 스노우볼이 레밍턴 총을 만지지 못하도록 저지하고 있었다. 

한편, 콜레트는 고양이를 작품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클로딘』 시리즈(1900~1903)에서부터 『암고양이』(1933), 『동물들의 대화』(1904)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작품 세계는 수많은 고양이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1866년 루이스 캐럴이 구상하고 존 테니얼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를 필두로, 만화가들과 만화영화 제작자들의 무대에서도 고양이는 종횡무진 활약했다. 각 시대마다 유명한 고양이 캐릭터가 있었다. 1920년대에는 펠릭스(오토 메스머), 1940년대에는 노란색 카나리아인 트위티를 계속해서 쫓아다니는 실베스터(프리츠 프렐렝과 밥 클램펫), 그리고 비글인 스피프를 괴롭히는 헤라클레스(Hercules)(José Cabrero Arnal)였다. 

1950년대에도 고양이는 여전히 방해자 역할을 도맡았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고양이의 이미지는 마법사 가가멜과 함께 개구쟁이 스머프(페요)를 못살게 구는 못된 고양이 아즈라엘과 괴상한 고양이 가스통(앙드레 프랑캥)으로 대표된다. 반면 어른들의 관점에서 고양이는 불온한 생각을 퍼뜨리는 존재다. 로버트 크럼이 만들어낸 줄무늬 옷을 입은 고양이 프리츠(Fritz)와 섹스에 집착하는 몇몇 고양이들, 또는 모리스 시네(Maurice Siné)의 말장난하는 고양이들이 그렇다. 수고양이도 여럿 있다. 필립 글뤽의 독설가 고양이에서부터(1983년부터 연재) 조안 스파르의 <랍비의 고양이>(2002년부터 연재)까지, 말이 많은 도덕주의자 또는 비평가 고양이들이다. 고양이는 그야말로 ‘황금’ 소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황금 소재에도 이면은 있는데, 그 이면은 우울하고 불길한 기운으로 채워져 있다. 마녀의 고양이 또는 장작더미의 연기 등이다. 밤 시간에 주로 활동하고, 조용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지녔으며, 사실상 완벽한 조련이 불가능한(장 콕토는 이 세상에 경찰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피조물인 고양이, 1233년 교황 칙서는 이 고양이를 악마와 가까운 동물로 묘사했다. 이런 이유로 중세에는 고양이 학살이 자행됐으며, 이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마녀사냥으로 확대됐다. 성 요한 축제나 앙리 4세의 결혼식 때는 고양이 여러 마리가 든 자루를 통째로 불 속에 던져 넣고 고양이의 마지막 울음소리를 즐기기도 했다. 고양이는 불에 태워 죽이지 않으면 가두어 놓았다. “생제르맹앙레 성의 복원 공사를 진행할 당시 인부들이 작업 중에 커다란 돌을 발견했는데, 형태는 마치 지하 묘소 같았고 그 가운데에서는 미라 상태의 고양이가 발견됐다. (…) 생제르맹앙레 성의 개장과 관련된 문서에 따르면, 이 건축물이 튼튼하고 오래 가기를 기원하면서 초석에 산 고양이를 넣었다고 한다.”(2) 에드가 포우는 그의 전집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들』에 실린 단편 『검은 고양이』에서 이 기묘한 내용을 언급했다.

역사학자인 로버트 단턴은 18세기 파리의 견습공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더 잘 먹고 잘사는 고용주의 고양이들을 대대적으로 학살한 일을 두고 계급투쟁이 상징적으로 표출된 결과이자 훗날 프랑스 혁명의 단초를 제공한 사건이라 주장했다. “고용주들은 고양이를 사랑했다. 따라서 견습공들은 고양이를 증오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단턴은 이 고양이와 여성을 연관시키는 논리를 펴기도 했는데, 이와 같은 상징적인 여성 살해와 여성 혐오증에 관해서는 깊이 논의하지 않았다.(3) 쫓기고, 학대당하고, 검은 주술을 떠올리게 하는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로 대변되던 고양이는 20세기에 들어 민중과 저항정신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떠올랐다. 랄프 채플린이 그린, 털을 곤두세우고 발톱을 날카롭게 드러낸 도둑고양이의 이미지는 1905년 미국에서 설립된 국제적 노조이자 무정부주의적 노동조합운동(Anarcho-syndicalisme)인 세계산업노동자연맹의 상징이 됐다. 오늘날에는 스페인의 전국노동자조합이 이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고양이를 향한 관심과 공포의 시선

애묘인들은 대부분 외로움을 자처하는 성향이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해보면 자신과 비슷한 이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에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인터넷 검색 엔진에서 ‘cat obsession’이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2,190만 개가 넘는 검색결과가 뜬다. 프랑스어로 ‘obsession du chat’를 검색하면 92만 5천여 개의 결과가 나온다. change.org의 청원 게시판에는 총 193개의 글들 가운데 ‘몽생미셸의 길고양이들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에 3만 9,000명이 서명했다. 고양이는 보호받고, 유명해지고, 사랑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신으로까지 추앙되고 있으며, 심지어 질병 치료에도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미네소타 대학의 뇌졸중 연구팀은 고양이와 사는 사람들은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 캘리포니아 주 로마린다 대학교의 연구팀은 고양이가 나오는 재미있는 영상을 20분 시청할 경우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고 단기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4) 

오늘날 고양이는 인터넷 세상을 단숨에 장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롤캣(Lolcat)이 가장 유명한데, Lol은 Laughing out loud(큰 소리로 웃기)의 약자로서, 롤캣은 귀여운 고양이 이미지에 문법이 안 맞는 영어로 재미있는 문구를 삽입한 사진이나 영상을 말한다. 유튜브에서 롤캣의 인기는 엄청나다. 일례로 ‘Nyan cat’를 보면, 2011년에 등장한 이 영상물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에 고양이가 무지개 방귀를 뀌면서 날아다니고, ‘Nyanyanya’라는 중독성 있는 리듬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Nyan cat은 2018년 5월 29일 기준 무려 1억 5,919만 5,878뷰를 기록했다. 또 다른 인터넷 스타 고양이로는 그럼피 캣(원래 이름은 타르다르 소스)이 있다. 이 암컷 고양이는 뿌루퉁한 얼굴과 찌푸린 얼굴로 유명세를 타며 ‘그럼피 캣(Grumpy cat)’라고 불리지만, 무척 귀엽다. 만약 당신이 인터넷 홍보를 할 계획이 있다면 고양이를 슬쩍 끼워 넣어 보자.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실제 생활 속에서도 소위 말하는 ‘부자’ 나라들을 중심으로 고양이 열풍이 대단하다. 벽에 4x3m 크기의 대형 이미지로 등장하는 고양이부터, 광고 속의 분홍색 새끼 고양이, 패션 브랜드 쥬얼리의 검은 고양이 장식까지, 고양이는 실로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고양이 바가 대만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큰 성공을 거두며 일본에까지 진출했다. 일본 지점은 고양이들이 조용한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통금시간’까지 마련했다. 파리에서도 고양이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Moustache(고양이의 수염)’ 카페가 문을 열었다. ‘세련된 고양이’를 위한 호텔도 있다. 한 고양이 특급호텔은 ‘전문 교육을 받은 캣시터’와 함께 ‘멋진 장난감, 신나게 달릴 수 있는 넓은 공간, 양질의 사료와 쓰다듬어주는 손길을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5) 국제동물복기기금(IFAW)의 주도로 2002년 만들어진 고양이의 날(프랑스는 8월 8일, 러시아는 3월 1일 등)부터 오는 7월 14일 런던에서 최초로 개최될 예정인 ‘고양이 축제(Catfest)’까지, 고양이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고양이의 인기가 이렇게 높은 만큼, 고양이에게 질릴 위험도 있다. 이미 인터넷은 이런 현상을 발 빠르게 반영해 lol에 대응하는 lulz를 만들어냈다. “lulz는 lol의 다른 버전이다. (…) 예를 들어, 자신의 그림자를 잡으려 어색하게 뛰어다니는 아기 고양이의 영상이 lol 버전이라면, lulz 버전은 이 고양이가 투명한 실에 매달려 있는 듯 고양이의 움직임에 따라 사람이 손으로 실을 움직이는 시늉을 하는 것이다.”(6) lulz는 대부분 lol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이런 종류의 영상들은 주로 고양이를 불편한 상황(추락, 갑작스러운 물벼락)에 놓이게 함으로써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고양이를 약간 짜증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처럼 최근 고양이가 lulz 영상에서 놀림의 대상이 된 것이,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고양이가 과거에 비해 어딘지 모르게 약해진 것 같은 느낌과 관련이 있을까?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받고, 예쁘게 치장되고, 야생이 아닌 꽃향기를 맡고(고양이용 향수 Minou Minette 덕분에), 심지어 고양이를 위한 저자극성(hypoallergenic) 제품들까지 등장하면서, 보들레르가 말한 “깊은 고독 속에 누워 있는 거대한 스핑크스”의 걱정스러운 기묘함을 다소 상실해버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lulz 뒤에는 오랜 미신이 자리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RSPCA)는 매년 8월 17일을 세계 검은 고양이의 날로 정해, 검은 고양이를 학대하고 경계하는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양이가 가진 권력의 근거는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바로 고양이가 퍼뜨리는 톡소플라스마원충(Toxoplasma gondii)이다. 톡소플라스마 병이 임신한 여성에게 특히 위험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이 병에 감염된 동물들은 더 이상 자신의 포식자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좋아하게 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예를 들어 병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 소변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찾아다니다가 먹기까지 한다는 것이다.(7) 이 기생충은 전 세계 인구의 무려 1/3에 서식하고 있는데, 따라서 인류는 종종 분별력을 잃고 위험을 무릅쓰기도 하고 쥐와 마찬가지로 “고양이 소변에 매료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이에 대한 우리의 집착은 단순히 톡소플라스마 병에 의한 것일까? 그러나 우리는 새끼 고양이를 보면 인형이나 장난감과 비슷하게 생긴 모습에서 우리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고, 어른 고양이를 보면 표범처럼 잘생기고 실내화처럼 게으른 모습에서 고양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인류가 친하게 지내야 할 마지막 동물이자 변함없고 평화로운 매력으로 많은 이들을 고독으로부터 구원할 존재라고 생각하곤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작가인 쥘 르나르가 『일기』(1889)에서 말했듯이 “가장 이상적인 고요함은 앉아 있는 고양이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글·카트린 뒤푸르 Catherine Dufour
작가

번역·김소연 dec2323@gmail.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1) Animal Mummies Unwrapped, Eve M. Kahn (온라인) nytimes.com, 2015년 10월 1일.
(2)『Chats du Moyen Âge(중세의 고양이들)』, Kathleen Walker-Meikle, Les Belles Lettres, Paris, 2015.
(3)『Le Grand Massacre des chats(고양이 대학살)』, Robert Darnton, Robert Laffont, Paris, 1985. 
(4) 11 raisons pour lesquelles votre obsession des chats vous rend heureux et en meilleure forme!(고양이에 대한 집착이 당신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11가지 이유), Huffington Post (온라인) 2015년 5월.
(5) Hôtel Aristide, Paris.
(6) Titiou Lecoq, La Théorie de la tartine, Au diable Vauvert, Vauvert, 2015.
(7) ‘Comment un parasite présent sur les chats peut détruire votre vie sexuelle - et votre vie entière(고양이의 기생충은 어떻게 당신의 성생활과 삶 전체를 파괴하는가)’, Roc Morin, (온라인) Vice.fr, 2014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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