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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문대학 지속지수] “대학은,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국가와 소통할 수 있어야”
[2018 전문대학 지속지수] “대학은,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국가와 소통할 수 있어야”
  • 서지윤 | 지속가능저널 기자
  • 승인 2018.10.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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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

한국CSR연구소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함께 4일 ‘2018 대한민국 전문대학 지속지수’를 발표했다. 10년 넘게 전문대학과 종합대학을 평가한 조사 책임자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을 만나 ‘대한민국 전문대학 지속지수’가 의미하는 바를 물었다.
안 소장은 기존의 줄 세우기식 대학평가에 대해 제기되는 사회 전반의 우려를 의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전문대학 본연의 목표에 맞게 취업 경쟁력을 중점으로 전문대학 평가를 진행하되, 취업 성과뿐 아니라 취업을 가능케 하는 교육기관의 준비과정도 함께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의 환경 및 사회부문의 책임 또한 강조했다. 특히 현재 대학의 환경 책임이 이행되지 않고 그 성과가 보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의 개선을 촉구했다.

 

대한민국 전문대학 지속지수 무엇인가는?
‘대한민국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전문대학의 지속가능 수준을 평가하는 하나의 사회적 소통 수단이다. 평가 주체는 전문대학이 한국사회에서 갖추어야 하는 본원적인 내용을 전문대학의 지속가능성이라고 보고, 지속가능성 틀을 이용해 한국의 전문대학을 평가했다.

어떤 것들을 평가하나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지속가능성 평가라는 대전제 아래 두 가지를 감안한다. 첫째, 기관별 차이를 감안하는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교육기관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기업과 조직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평가 방법론이 달라야 한다. 둘째, 종합대학과 전문대학의 질적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 한국 CSR연구소는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해서 발표하는 작업을 10년 넘게 해왔다.
전문대학 평가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트리플 보텀 라인(TBL) 방식을 차용한다. TBL은 재무적 성과, 환경적 성과, 사회적 성과, 즉 세 가지 ‘보텀 라인’을 통합한 기업보고 메커니즘을 뜻한다. 그러나 평가 방식에서는 교육기관의 특성을 고려했다. 가령 기업의 TBL 중 하나인 재무적 성과, 즉 경제적 요소를 반영하되, 교육기관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전문대학 평가에서는 경제적 성과가 본원적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취업률, 경영 성과로 변형돼서 나타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에서는 경영 부문이 기업의 경제 성과와 비슷한 측면이 일부 있으며, 기관 자체의 효율적인 경영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교육기관을 평가할 때 취업률을 보는 것은, 대학이 교육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내는 성과에 주목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차이가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와 같은 개념이다.
‘경제적 성과’ 외에도 환경과 사회적 성과가 측정되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환경 부문 평가는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전문대학과 종합대학 모두 환경과 관련된 각종 성과지표나 현황지표가 부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환경 평가는 목표와 달리 진행되지 못했다. 과거 한 차례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일부 대학을 대상으로 실사형식의 평가를 진행한 게 전부다.
따라서 현재는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성과 위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전문대학 지속지수는 대학의 환경 책임에 대한 평가는 이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학 기관 본연의 특성과 사회적 책무를 들여다보는 구조를 갖추었다.

전문대와 종합대는 평가방법론에서 무슨 차이가 있나
교육기관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반론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전문대학은 종합대학과 달리 기능적이고, 더 구체성을 확보한 합목적적 기관의 성격을 가진다. 즉 준비된 직장인을 양성하는 과업이 명시적이고 확고하게 주어졌기 때문에 이른바 신자유주의적인 관점을 적용한다 해도 큰 지장이 없다.
따라서 평가에 있어 취업률과 같은 본원 경쟁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취업률 성과뿐 아니라 취업을 가능케 하는 교육기관의 준비와 제도를 함께 보고 있다. 직장인을 양성하는 기관으로서의 기능 및 준비과정과 결과를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전문대학 지속지수다.
주로 사립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대학 평가는 기존의 대학 평가에서 진행된 경쟁 논리를 배제하고 대학의 전인적인 기능에 더 초점을 맞춰 사회책임지수로 구성됐다. 특히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책임에 주목했다.
전문대에도 물론 그러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평가에서 ‘전인적’ 요소를 제외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종합 대학에게도 대학생에게 특정한 전문기능을 부여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 측면을 함께 본다. 어느 한 요소만 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기관 평가에서 초점은 다르다. 종합대학 평가는 민주 시민의 소양 양성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전문대학은 기능인 혹은 직업인의 육성에 더 주안점을 둔다.

평가 부문 중에 안전, 소통, 편의가 눈에 띈다
세월호 사태나 대학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를 통해 봤듯이 한국의 학교들은 안전사고에 둔감한 측면이 있다. 대학 당국이 안전에 관해서 적정한 주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지속지수에 안전 관련 지표를 포함했다. 화재 대비나 건물 안전 진단 등이 이에 해당한다.
소통과 편의도 중요하다. 대학은 학생, 교직원, 교수의 공동체이며 나아가 사회 안의 공동체이다. 학생들이 편의를 얼마나 보장받을 수 있으며, 학내 구성원들이 인권이나 노동 측면에서 불이익이나 배제를 당하고 있지 않은지, 그리고 사회적 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려고 노력했다.

전문대학 지속지수 전체 순위를 발표하지 않고 50위까지만 발표한 이유는
민간과 사립 영역에서 존재하는 전문대학 130여개를 평가대상으로 전문대학 지속지수를 산출했다. 우선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대학은 평가 대상에서 배제했다. 대학 평가의 대상이 아닌 국가 정책 평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중 50위까지만 발표한 이유는, 향후 학령인구 감소라든지 전반적인 교육 체계의 개편을 고려할 때 적어도 경쟁력 있게 상위 50위 안에는 들 수 있는 대학이 돼야 책임 있는 전문대학으로 불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전문대로 자리매김하려면 최소한 50위 안에는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50위가 마지노선은 아니지만 적정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수준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수는 있다.

향후 계획은
대학이 환경 부문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교육 주체인 대학의 환경 책임이 제대로 이행·보고되고 있지 않다. 대학 교육 기관의 양면적인 성격상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노력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세계시민적 관점에서 환경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요소를 성과로 정리해서 사회와 소통하는 수단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이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이제는 대학이 학부모, 교직원, 교수뿐 아니라 지역사회, 국가 등과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사회보고를 시행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글·서지윤
지속가능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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