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와 일 중에 무엇을 택할 것인가?

2019-01-31     에밀리 기요네 Émilie Guyonnet

일본의 남녀평등은 어느 정도 이뤄졌을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여성고용 문제에 뒤처져 있다.(1) 실제로 직장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낮으며 특히 임원, 공무원, 경영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또한,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의 비율도 여전히 60%다.

합계출산율(여성 1인이 평생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1.4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여성들은 1990년부터 시작된 저출산 문제로 압박을 많이 받는다.(2) 하지만 요즘 일본여성 대부분은 일을 계속, 또는 다시 시작하기를(재취업) 원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여성 대다수는 전업주부를 선호했는데, 지금은 분명히 그때와 달라졌다.

이 같은 일본여성의 인식 변화와 함께 저출산 문제가 생겨났다. 그렇다면 저출산 문제는 일본여성들 때문이 아니라 일본정부의 탓이 아닌가? 경력단절 위험, 탁아시설 부족, 임신한 여성에 대한 사표 종용(‘모성 괴롭힘’이라고 부른다)이 일본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다. 안 가리그의 저서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3)에서도 잘 나타나 있둣, 일본여성에게 출산은 ‘일 포기’와 동의어로 다가올 때가 많다. 

이 같은 문제는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일본은 19세기 말 여성교육 제도를 마련하며 여성교육 분야에서 아시아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45년 미 군정이 주도한 전후개혁이 있을 때까지 일본의 교육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이뤄졌다. 여학생은 윤리, 가정관리, 바느질과 음악을 배웠고 남학생은 물리, 화학, 수학, 중국 고전을 배웠다. 여성 교육의 목표는 ‘현모양처’ 양성이었다.

1세대 페미니스트들은 성차별적인 교육에 반대하며 여성의 낙태할 권리와 경제적 독립, 보육지원비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20세기 초 문학잡지 <세이토>(4)를 중심으로 모였다. 이들 일본 1세대 페미니스트들의 운동은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 ‘블루 스타킹’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세이토는 블루 스타킹을 일본어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크리스틴 레비는 <세이토> 잡지가 발행된 1911년에서 1916년까지 5년 동안 일본이 1세대 페미니스트들이 지닌 생각에 대해 상세히 들려준다. 요즘 시기에도 반향을 일으킬만한 토론주제다. 일례로, 일본에서 진정한 의미의 보육지원비가 마련된 것은 불과 2010년부터다.  

 

 

글·에밀리 기요네 Émilie Guyonnet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한불과 졸업. 한국방송대 일본학과 재학

 

(1) Johann Fleury, ‘Les Japonaises indésirables au travail(일본여성들이 일하지 않는 이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6년 4월호‧한국어판 2016년 5월호.

(2) Rémi Scoccimarro, ‘La condition féminine 여성의 조건’, 『Atlas du Japon. L’ère de la croissance fragile 일본의 지도 - 저성장 시대』, Autrement, Paris, 2018. 

(3) Anne Garrigue, 『Être femme en Asie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Éditions Philippe Picquier, Arles, 2017. 

(4) Christine Lévy, Brigitte Lefèvre, 『Parcours féministes dans la littérature et la société japonaises de 1910 à 1930. De Seitô aux modèles de politiques sociales 1910년부터 1930년까지 일본 문학과 사회에서 일어난 페미니즘의 흐름』, L’Harmattan, Paris./ Christine Lévy, 『Genre et modernité au Japon. La revue Seitô et la femme nouvelle(일본의 젠더와 모더니티. <세이토> 잡지와 신여성)』, Presses universitaires de Rennes,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