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복원한 여성해방운동 外
[서평]
1976년 브장송의 리프(Lip) 공장에 비서로 있던 모니크 피통은 남성을 백인으로, 여성을 아랍인으로 빗대며 공장 안에 존재하던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한 관계를 짓궂게 묘사했다. 1971년 뱅센대학(파리8대학)에서 열린 ‘혁명적 활동을 수행하는 동성애자 전선’(FHAR)의 회의에서 참가자는 각자 개인적으로 품고 있는 의문,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밝히려 애썼고,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카메라에 빠르게 비춰졌다.
여성해방운동 역사에는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 리옹의 성매매 여성들이 발언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 등 흥미로운 것이 많다.
카롤 루소풀로는 사건을 꼼꼼히 보고받았고, 단체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가 얼마나 아름답고 천재적인지 알게 되었다. 즐거움과 유머가 녹아 있는 그녀의 영상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깨는 최고의 작품이다. 또한 카롤은 방향을 바꾸는 데 천재적이었다. 1975년 유머가 가득한 프로그램 <마소와 미소가 배를 타고 가다>는 베르나르 패보가 진행하는 유명 프로그램을 눌렀다. ‘세계 여성의 해’를 맞아 <안텐2>에서 방영된 이 프로그램에는 당시 여성 조건 담당 차관인 프랑수아즈 지루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루소풀로가 ‘레 앵수뮈즈’ 단체의 동료 3명과 공동으로 제작한 것이다. 레 앵수뮈즈에는 이오아나 비더와 배우 델핀 세이리그가 가입해 있다. 카롤은 이 두 사람과 1982년 파리에 여성의 역사에 헌신하는 최초의 영상센터 ‘시몬 드 보부아르’를 세웠다.(2)
글•모나 숄레 Mona Chollet
(1) 카롤 루소풀로, <투쟁하는 카메라: 1970년대 해방운동>(Caméra militante: Luttes de libération des années 1970), DVD와 136쪽의 책자, Métis Presses, 제네바, 2010.
(2) 영상의 일부는 ina.fr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체르노빌’은 끝나지 않았다
강대국의 지도자들은 체르노빌 사건으로 인한 건강 및 환경 피해를 숨기면서 50년 동안 정보 왜곡에 앞장서 왔다. 원자력 산업은 정보 왜곡의 혜택을 입었다.(1) 이들은 핵시설의 대변인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도 방사선 오염의 결과에 대해 거짓 사실(2)을 유포했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1959년 국제원자력기구와 체결한 협약의 내용 또한 체르노빌 사건의 정보 왜곡에 힘을 보탠다. 협약에 따라 세계보건기구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동의 없이는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릴 수 없다. 그러나 지난 1월, 뉴욕 과학아카데미는 체르노빌 사건이 인체와 환경에 미친 피해의 성격과 규모를 상세히 알리는 자료집을 출간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인 벨라루스, 러시아, 우크라이나(3)에서 수집한 대규모 조사 자료를 이 자료집에서 읽을 수 있다. 집필진은 체르노빌 사건으로 유출된 방사능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 방사능의 200배에 해당되는 100억 퀴리에 달할 것으로 본다. 1986~2004년, 체르노빌 방사능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은 98만5천 명이며, 이후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났다. 사건이 터지고 체르노빌에 투입된 83만 명 가운데 11만2천~12만5천 명이 사망했다.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러시아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가 이 정도다. 피해를 입은 국가에서 각종 암,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소화기 질환, 비뇨생식기 질환, 내분비선 질환, 면역 질환, 림프절 및 신경계 질환, 출생 전 사망, 출산 후 사망, 영아 사망, 자연유산, 기형, 유전자 이상, 정신지체, 신경 질환이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연구는 수천 건에 이른다. 테크노크라트들은 체르노빌 사건이 일으킨 건강 및 환경 피해에는 무덤덤해도 경제적 결과에는 동요할 것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세 나라에 사건 발생 후 첫 20년 동안 직접 들어간 비용은 5천억 달러를 넘는다. 전세계 원자력 인프라 건설 비용과 맞먹는다.
글•알리송 카츠 Alison Katz
(1) 블라디미르 체트코프, <체르노빌의 범죄: 원자력 강제 노동 수용소> (Le Crime de Tchernobyl, Le goulag nucléaire), Actes Sud, 아를르, 2006년, 기용 그란다치, 프레데릭 르마르샹, <체르노빌에 대한 침묵>(Les silences de Tchernobyl), Autrement, 파리, 2004.
(2) 크리스 부스바이, <적은 양의 방사능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결과, 그리고 방사능 보호에 대한 소극적 노력>(The health effects of ionising radiation exposure at low doses and low dose rates for radiation protection purposes), Green Audit, Aberystwyth, 2010.
(3) 알렉세이 야블로코브, 바실리 네스테젠코, 알렉세이 네스테젠코, <체르노빌: 체르노빌 사건이 사람과 환경에 미친 결과>(Chernobyl: consequences of the catastrophe for people and the environment), 뉴욕 과학아카데미 연보 1181호, Wiley Blackwell, 201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