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2011-01-07     편집부

<지배하기 위해 즐겁게 하다: 대중에 반하는 대중문화> 오팡시브

프랑스어로 ‘공격성’을 의미하는 ‘오팡시브’(Offensive)는 그 이름대로 거침없는 글을 써내는 단체다. 반자본주의 잡지 <리베르테르 에 소시알>은 텔레비전·광고·스포츠·관광, 이렇게 네 분야를 중심으로 다루며 강한 목소리를 낸다. 네 가지 주제는 모두 저서에서 신랄한 비판, 나아가 경고성 비판 대상이 된다. 오팡시브 멤버들은 이번 편에서 문화계 인사들의 말을 빌려 대중문화가 내세우는 장점을 낱낱이 비판한다. 텍스트(인터뷰·대담·발췌기사·책)는 초췌한 사회의 초상을 전한다. 오팡시브는 텔레비전 방송은 세상을 자극하고 우리를 가둬놓으며, 광고는 우리의 시선을 획일화하고 삶을 마비시킨다고 본다. 그리고 스포츠 이데올로기는 남녀차별 시스템을 고착화하고, 인도주의는 식민지화의 마지막 경계를 구현한다고 본다. 간단히 말해 대중문화는 ‘극도의 자본주의’를 세우고 모든 자유를 마비시킨다고 보는 것이다.

<공산주의 체제에서의 일상생활과 힘: 동유럽에서 소비하다> 나데주 라가뤼, 앙토넬라 카펠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진 것은 가게에 손님에게 팔 소시지가 더 이상 없어서였을까? ‘실질적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는 소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의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다. 이 책은 유고슬라비아와 알바니아를 제외한 모든 사회주의 유럽 국가를 다룬 기사들을 통해 나라별 시스템, 합법과 불법의 구별, 현실 사이의 갈등, 목표와 슬로건, 사회의 변화에 대한 상세 연구가 돋보인다. 체코슬로바키아의 광고, 헝가리에서 나타나는 개인 집에 대한 열망, 소련에 있는 별장에 관한 정보를 통해 실질적인 사회주의의 현실을 볼 수 있다.

<1차원적 여성> 니나 파워

영국 대학교수인 저자는 미국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의 에세이 제목 <1차원적 인간>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 <1차원적 여성>을 펴냈다. 저자 니나 파워는 현재 페미니즘의 흔들리는 모습을 냉소적으로 분석한다. 우선,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정당화하는 공격적인 제국주의처럼 막무가내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분석한다. 둘째, 여성들이 일을 하고 소비를 해야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에서 여성은 점점 더 불안정한 임시직에 종사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개인주의의 득세로 약해진 페미니즘이 곤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선입관의 연대기: 지배적인 선입관과 싸우다> 제라르 루스탈레

‘분노의 일기’라는 부제가 붙을 만한 책이지만, 저자는 단순히 모호한 분노를 표출하거나 공허한 불만만 쏟아내지는 않는다. 대신 인내심을 발휘해 6년 동안 꼼꼼한 연구를 통해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이 옳다며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서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그리고 누가 지배적인 사상을 퍼뜨리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저자는 주도권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전략과 말을 부르디외 사상을 기반으로 철저하게 분석한다. 책 제목에 나타난 ‘연대기’는 단순히 표현이 아니라 합리적인 분노의 차근한 전개를 가리킨다.

<전설적인 힘: 좌파의 스토리텔링과 상상력> 이브 시통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가 힘을 갖고 있는가? 우리의 선택을 이끌고 우리의 믿음을 바꾸는 것은 누구인가? 물론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간단히 찾을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힘의 상상력과 사회 내 힘의 관계 지도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정치적 행동이 있다는 의미다. 이 책에서 다루려는 것도 정치적 행동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좌파를 재창조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한다. 자유민주주의는 위에서 아래로 적용되는 힘이 시민에게서 나오는 체제다. 저자는 다양한 힘이 존재하는 자유민주주의에서는 구성원 사이에 욕망과 믿음이 대거 존재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동전이 내게 가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동전을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토리텔링, 미디어 장악이 중요하다. 저자는 이런 논리를 이해해야 진정한 해방을 찾을 수 있다고 보면서 책을 전개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