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우주산업 정책, 과연 성공할까

갈릴레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항해

2019-10-01     샤를 페라쟁, 기욤 르누아르 l 기자

 

2023년까지 점진적으로 갖춰질 갈릴레오 시스템(1)은, 미국의 GPS(2) 시스템과는 독립적이면서도 훨씬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계획이 시작된 이래 이 야심찬 시스템은 3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지만, 지연과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 갈릴레오의 시행착오는 EU가 대규모 산업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어느 겨울 새벽, 마르세유의 비유포르(3)가 아직 도시를 둘러싼 거대한 성벽의 그림자에 묻혀 있을 시간, 파로 궁전(4)은 파로 곶을 빛으로 온통 뒤덮고 있었다. 장미색의 거대하고 따뜻한 빛의 덩어리가 지중해의 평화로운 물결 위에 떠있는 듯 했다. 프랑스 제2제국(5) 시기에 지어진 이 대건축물은 2018년 12월 3일에서 6일까지 유럽 우주 정책의 전시장이 됐는데, 특히 갈릴레오 시스템에 기반한 위치 좌표 측정에 관해 대대적인 전시를 개최했다. 이 기간 열렸던 유럽 우주 주간(European Space Week) 동안 전시 홍보 담당자들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6)가 주도하는 ‘유럽의 GPS’가 임박했음을 거듭 선전했다. 20년째 말이다.

갈릴레오의 첫 번째 서비스는 이미 2년 전부터 제공돼 왔다. 곧 유럽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위치정보 시스템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차범위 4.9m에 이르는 현행 GPS 시스템(7)에 비해, 일반 대중들이 갈릴레오에 기대할 수 있는 2차원 평면 정확도는 오차범위 1.8m(8)(고도를 포함한 3차원 정확도는 오차범위 2.9m)다. 어떤 프로그램은 그 정확도가 몇 cm에 이르기도 한다. 시계 산업이나 광학기계 산업에서도 그랬듯,  ‘높은 정확성’은 앞으로도 더 많은 영역의 서비스를 엄청나게 향상시킬 수 있다. 

항공, 운수, 해운과 철도, 다양한 기계들(자율주행 자동차, 농업 기계, 미사일)의 길 안내 및 추적, 지도 제작, 원거리 통신망 동기화 및 고주파 거래(9)를 위시한 금융·은행 시스템이 그 예가 될 것이다. 2020~2021년 30개의 위성이 배치되고 나면, 갈릴레오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이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무료 공개접속(현재 서비스 하나를 이용할 수 있으며, 오차 범위 약 5m로 정확도가 낮다), 상업적 목적의 기업용 서비스, 세계 규모의 시민 안전을 위한 ‘연구 및 구조용’ 서비스, 그리고 2023년 구축을 목표로 하는 군사용 서비스에 이른다.

마르세유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GPS나 러시아의 Glonass, 중국의 베이더우(北斗)처럼 군이 운용하는 글로벌 위성항법 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과는 달리, 유럽공동체를 지향하는 갈릴레오 프로젝트의 민간적 성격을 강조했다.(10) 위원회는 프로젝트에서 과학적이고도 인본주의적인 협력이 이뤄졌다고 자부했는데, 이는 곧 (유럽연합의) 정치적 정체성을 전달하는 매개자인 동시에 수백억 유로에 달하는 거대 시장의 출현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기자들은 미사일이나 금융시장에 대해 다루기보다는 오히려 갈릴레오 시스템을 통한 조난 신호 제어의 실제 테스트를 위해 바다로 나가보도록 권유받은 상태에 있다.

 

국가 이기주의, 산업 간 갈등 속에서

그러나 이미 22기나 되는 위성이 궤도에 올라가 운용 중임에도 불구하고,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여전히 속으로 근심거리를 안고 있다. 운용문제, 부실한 사업계획, 위원회의 위험한 선택, 국가 이기주의, 산업 간 갈등 등이 그것이다. 유럽의 위성항법시스템 계획은 여러 차례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며, 이미 10년 이상 지연됐다. 예산은 3배로 늘어 최소 130억 유로에 달했다.(11) 다비드 콩비는 “유럽 선거와 정치적 불안정의 시기가 올 때마다, 우리는 데드라인을 지키는 데 급박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위치좌표 시스템 계획을 위해 브뤼셀의 EU 본부에 파견된 프랑스 정부의 대표자 중 한 명이다.

우리는 주변을 돌다가 궁전 지하에 있는 대형 홀로 향했다.(12) 피에르 델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국장은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2018년 6월 위원회는 2021~2027년 기간을 두고 우주산업에 160억 유로를 책정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을 갈릴레오 프로젝트에 할당했다. 다만 유럽이사회와 유럽의회를 설득하는 일이 남아있다. “전 산업계가 동의하고 있지만, 그들이 예산안에 서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재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세계 최고의 GNSS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갈릴레오는 단일 국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예산이 필요한 프로젝트다. 따라서 강력한 정치적‧전략적 리더십이 없는 EU 공동체의 생태계 안에서 국가 이기주의와 이해 상충에 몹시 취약하다. 이 계획은 대규모 산업 및 전략적 정책을 수행하는 조직으로서의 유럽연합이 갖는 어려움을 보여주는데, 이는 에어버스(Airbus)(13)나 아리안스페이스(Arianespace)(14) 등 정부 간 프로젝트(유럽연합 조직과 무관한)가 거둔 성공과는 대조적이다.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애초부터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유럽의 지리적‧전략적 독립의 수행도구가 돼야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단순히 경제적 계획으로 남아 있어야 했다. 이 모든 것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직후인 1996년, 미 국방부에 4년 안에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한에서 (가장 정밀한) 군사용 GPS 시스템을 민간 프로그램에 개방할 것을 주문한 데서 시작됐다. 그간 일반 대중은 미국 연방정부 방침에 의해 자체적으로 정확도를 낮춘 위치정보에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0년 5월 이후 대중에 개방된 위치정보의 정확도는 오차범위 100m에서 10m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위치정보가 혁신돼 일반 대중이 도보, 자동차, 배, 기타 수단을 활용해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 제안 뒤에는 강력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창안한 ‘정보 고속도로’가 그것이다. 인터넷의 비약적인 발전이 특징인 현대세계에서, 대규모의 상업적 이익을 창출하려면 이제 디지털 정보가 신속하게, 그리고 폭넓게 유통돼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산업을 비롯한 많은 분야의 기업들은 GPS 시스템의 혜택을 얻으려 했고, 이에 따라 클린턴 행정부는 냉전 상황에서 개발된 이 강력한 (또한 고비용의) 군사시스템을 경제와 산업에 대한 지원도구로 전환하고자 했다. 위성으로 관측된 위치정보에 의해 형성된 시장은, 도처에 퍼져 있는 다양한 수신기(자동차, 선박, 스마트폰, 카메라 등)들을 비롯해 그 기능들(물체나 생명체를 위치정보로 표시하는 기능)을 활용하는 여러 프로그램까지 포함한다. 이들 시장의 규모는 2016년에 이미 230억 유로를 넘어섰으며, 2022년에는 84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15)

순식간에 유럽은 미국을 부러워하게 됐다. GPS 시스템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그에 대한 의존도도 증가했는데, 특히 프랑스가 그랬다. 프랑스 의회가 작성한 코소보 전쟁(16) 보고서에 의하면, 1999년 이후 의원들은 프랑스가 GPS 시스템에 의존함에 따라 “미사일, 항공기 등 군사장비가 전적으로 미국의 통제 하에 들어가는 현실을 우려하게 됐다(박스 기사 참조).(17) 이에 EU는 2001년 국가 간 협력을 넘어선 ‘통합적 계획’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원색적인 비난에 직면하다

영국은 곧장 반대했다. 미국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영국은 GPS와 경쟁할 시스템을 갖추는 데 관심이 없었으며, 예산 낭비를 우려했다. 미국 정부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언제든 민간용 GPS 신호를 일방적으로 저하시킬 수 있었고, 실제로 걸프전(18)과 코소보 전쟁 당시 그렇게 했다.(19) 미국은 적국이 미사일 발사와 제어에 이런 고정밀 위치정보를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갈릴레오는 미국의 원색적인 비난에 직면했다. 2001년 12월 당시 미 국방부 차관이었던 폴 울포위츠는 유럽이사회의 핵심회의가 열리기 며칠 전 서한을 통해, 유럽 각국 정부들이 갈릴레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자금을 풀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그는 위치 좌표 시스템의 민간 운용이 보안차원에 있어서는 부적합하다는 사실에 강한 유감을, 그리고 갈릴레오가 GPS의 군용신호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다. 전파간섭이 초래할 기술적 위험을 명분 삼아, 그는 “갈릴레오가 향후 개발할 신호가 GPS의 전파 사용범위 내에서 쓰이지 않는 것이 나토(NATO)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20)

이어서 미 정부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21)가 작성한 보고서를 분석하기 위한 각서를 발표했다. 그 이후 미 정부는 유럽연합 각국에 갈릴레오의 재정적 전망이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부풀려졌다는 점을 납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22) 처음에는 미국의 압력이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영국 이후로도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및 오스트리아가 참여를 중단했다. 유럽집행위원회에서 프로젝트를 담당한 로욜라 드 팔라시오(Loyola de Palacio)(23)의 대변인, 질 강틀레는 “갈릴레오는 거의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라고 말했다.(24) EU는 기본적으로 각국에서 오직 경제적‧상업적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관심을 집중했다. 자비에르 파스코(전략연구재단 이사장)는 설명했다.

“우리는 끊임없이 갈릴레오가 ‘어떤 것’이 아니라고 강조해야 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에는 갈릴레오가 군사적 계획이 아니라고 말해야 했고, 동시에 프랑스에는 갈릴레오가 단지 상업적 프로젝트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야 했습니다. 갈릴레오에 정부계획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사업계획도 있다는 것을 입증해 기업인들을 끌어들여야 했고, 미국에는 정확히 반대되는 말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EU는 2003년 송신 주파수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미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GPS 시스템을 손상시키지 않은 채 갈릴레오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게 됐는데, 레스터 대학의 우주문제 전문가인 블레딘 보웬에 의하면, 이는 “워싱턴의 강경한 입장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후 EU는 재원의 1/3은 공적기금으로 조성되고 2/3는 민간자본으로 조성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PPP)(25)을 채택했다. 이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집행위원회는 기업과 유료 이용자에게 더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집행위원회는 갈릴레오가 엄청난 경제적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여러 연구를 의뢰했습니다.” 자비에르 파스코는 말했다. “그러나 기업가들은 커다랗게 보이는 상업적 기회에 어떤 환상도 품지 않았습니다. 계획은 너무나 복잡했습니다. 그 계획은 전 세계의 지상 기지국과 우주 궤도상의 원자시계를 포함한 것이었는데, 모두 지금까지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탈레스(Thales)(26)나 EADS(27) 같은 항공우주산업의 대기업들은 결국 자본 출자 없이 파트너십을 체결해야 했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계획, PPP

“누가 그것을 믿었겠습니까?” 장-이브 르 갈 CNES(Centre National d’Etudes Spatiales: 프랑스 국립 우주센터) 총장은 탄식했다. “품질이 우수하다 해도, 갈릴레오 서비스에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GPS는 무료 서비스였으니까요.” 2007년, PPP는 파국을 맞았다. 해당 기간 컨설턴트로 일했던 프란스 폰 데르 덩크는 설명했다. “집행위원회는 금융 불확실성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파트너사에 지나치게 많은 보증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PPP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2009년, 유럽 회계감사원은 ‘비현실적인 PPP’를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계획이라며 비판했다.(28) 테스트 위성이 막 우주로 쏘아 올려진 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갈릴레오 계획의 포기 여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을 비난했는데, 미국이 오직 “자국 산업의 이익만을 옹호”하고 “갈릴레오 프로젝트 결정을 막음”으로써 “프로젝트 시행상의 문제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비용 초과”를 야기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EU 회원국 간 연합의 어려움을 드러냈고, 특히 자유주의적 시장 논리와 전략적 프로젝트 수행이 양립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EU는 원칙적으로 ‘자유롭고도 왜곡되지 않은 경쟁’의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2004년 각각 예산의 22.8%와 17.6%를 제공한 독일과 프랑스 같은 EU의 거대 출자국들이 갈릴레오 프로젝트와 연관된 대형 계약을 놓칠 리 없었다.

이에 따라 EU는 핵심 출자자를 잡기 위해 여러 차례 규칙을 위반해야 했다. PPP가 좌초되기 전인 2005년 12월, 전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인 카렐 판 미어트는 언론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은 새로운 협정에 대한 협상에 나섰다. 경쟁 입찰의 원칙은 포기됐고, 주요 인프라는 유럽 체제의 뒷골목에서 ‘우주 산업의 얄타 회담’(29)을 통해 분배됐다. 그것은 자유주의적 전통과 어긋나는 협정이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각각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위성의 운용을 관리하는 통제센터를 얻어냈고, 영국은 보안센터를, 스페인은 항공안전에 사용되는 특정신호를 담당하는 지상센터를 확보했다. PPP의 민자사업 부문(30) 인가권을 따내려던 프랑스의 그릇된 시도는 불발에 그쳤다.

유럽이 공적 자금을 통해 계획을 완전히 재개하고자 했던 2007년 이후, 관련 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가 간 분쟁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상당한 지연이 초래됐다. 독일을 달래기 위해 집행위원회는, 다른 주요국들이 피해의식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정교한 경쟁입찰 시스템을 고안해야 했다. “이 조정이 계획 진행에 결정적이었다”고, 현재는 갈릴레오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탈레스(Thales)의 전(前) 이사가 털어놓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계약에서는 유럽에서의 산업 지배력을 가질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애초부터 받아들였습니다. 독일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였지요. 예를 들어 탈레스는 경쟁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세 번이나 포기함으로써 인공위성 제작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독일 기업 OHB는 2010년 최상의 조건으로 인공위성 제작에 입찰할 수 있었다. 미셸 이아골니체 보안 안보 위원회(31) 전(前) 의장은 토로했다. “OHB의 제안은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일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013년 집행위원회와 ESA는 탈레스를 비롯한 여타 기업에 도움을 청해 OHB를 도와야 했다.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나 미국의 GPS 같은 순수 군용 프로그램은 경험하지 못했던 왜곡과 분쟁이었다.

 

명확한 정의도, 명확한 규칙도 없다

“집행위원회는 공적·상업적 서비스를 제공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위원회는 표준과 규정을 수립해 왔을 뿐입니다.” 세르주 플라타르(유럽 우주정책 연구소 창립자)는 말했다. “브뤼셀에는 갈릴레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도 엄연한 일인데 말이죠. 기술적 역량을 습득하거나, 관할 기관에 관리 권한을 위임해야 합니다.” ESA의 이전 경영진이 덧붙였다.

또한 갈릴레오는 여전히 예산 조정에 좌우되고 있다. 2007년과 2008년, 경제 위기의 한 가운데서 갈릴레오 계획은 공동농업정책(32) 기금 덕에 재개될 수 있었다. 만일 심각한 농업 위기가 발생한다면, 이번에는 그 반대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최근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갈릴레오 프로젝트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감소할 경우, 더 시급한 문제들(브렉시트, 이민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인적 자원이 재배치될 것이다. 갈릴레오 계획은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당장은 집행위원회가 인원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운영 단계(2021~2027)의 인원을 확실히 늘리지 못했다.”(33)

회원국을 설득하고 우주를 향한 꿈을 지키기 위해, 집행위원회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성과를 보여줘야 했다. “예컨대 위원회는 기술적으로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음에도 첫 번째 위성을 발사하기를 원했습니다. 갈릴레오 계획의 정치적 책임자들은 압박을 받고 있었고, 성과를 보여줘야 했거든요.” 브뤼셀(EU)의 열렬한 관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활동했던, 미셸 이아골니체는 회상했다. 몇몇 상황은 집행위원회가 갈릴레오를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기아나 우주센터(34)에서 아리안 5호(35)보다 저렴한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사용했다. “우리는 발사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러시아는 가격을 부풀리기 위해 곧바로 그들의 독점 상황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미셸 아이골니체는 강조했다.

이런 전략적 손실에 직면한 EU 집행부 대표들은 여러 차례의 개입을 통해 집행위원회의 결정을 막았다. 일례로 2010년 독일의 인공위성 제작 책임사인 OHB는,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중국 하청업체에 저가로 태양전지 패널 제작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 시장을 장악하기 원했던 벨기에 하청업체 더치 스페이스(Dutch Space) 역시 벨기에 정부를 등에 업고 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려 했다. 처음에는 산업분쟁을 주장했던 집행위원회는, 중국 업체와의 계약에 허점이 있음을 파악한 후 상황을 아예 처음으로 되돌렸다. 

또 다른 사례는, 궤도에 올라간 인공위성과 영구적으로 연결된 지상 기지국의 전 세계적 연결망을 설치하는 문제다. 유럽연합 이사회는 EU 경계 밖의 기지국 설치를 막기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집행위원회를 질책하기에 이르렀다. “어떤 국가는 자신의 영토를 경유해 암호화도 하지 않은 채 실시간으로 유럽연합의 데이터에 접속해야 했는데, 모두 기밀로 분류돼 암호화된 데이터였습니다. 우리는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미셸 이아골니체는 회상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집행위원회가 막후에서 강력한 정치적 압력을 맞닥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2015년 두 가지 경쟁 입찰을 발표했다. 하나는 세 번째 인공위성을 제조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2005년 있었던 판 미어트 협정에 따라 위원회가 독일과 이탈리아에 제공했던 제어기지 2개를 운용하는 것이었다. 2015년 7월 30일, 독일 교통부 장관 마이클 오덴발트는 노골적인 경고를 보냈다. 그는 위원회에 인공위성과 관련한 “불필요한 공개 토론을 피하고자” 협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을 요구했다. 만약 독일이 독일 영토에 설치돼 있는 제어 기지를 더 이상 관리하지 못하게 된다면, 경쟁국의 자유로운 사용은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될 것”을 명확히 했다.

갈릴레오와 관련된 정치적‧법률적 이면 거래를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걸 읽으면 놀라서 뒤로 넘어질 겁니다. 집행위원회는 EU의 정치적 결합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런 대규모 계획에 전 세계 산업과 정치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몇 가지 타협이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모든 것은 이 균형에 달려 있어요. 문제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집행위원회가 관리할 수 없는 정치적 압박이 한층 커진다는 것입니다.” 

2016년 말 OHB가 인공위성 제작을 위한 (3억 유로 이상의) 세 번째 계약을 가져간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독일과 이탈리아 역시 양국의 합작 회사인 스페이스오팔(Spaceopal)을 통해 각국 영토에 설치된 기지의 관리 권한을 획득했으며, 그 규모는 약 15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마지막 사례에 대해 유럽연합 컨소시엄인 유텔샛(Eutelsat)은 경쟁 입찰 상의 여러 미심쩍은 점을 거론하면서 유럽연합 법무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집행위원회의 역량 부족 및 유럽연합 회원국과 기구 간의 권력관계는, 당연하게도 지극히 복잡한 운용구조를 구성하게 됐다. 이론적으로는 집행위원회가 프로그램의 정치적 운영을 담당하고 ESA는 기술적 측면을 담당하는데, 그중 유럽 GNSS 기구(GSA)는 갈릴레오 시스템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로서 갈릴레오 시스템의 작동을 담당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계획의 새로운 단계마다 근본적인 불화가 발생했다. 2018년 11월, 독일은 ESA가 회원국에 제공하는 편익이 독일에 더 많이 주어지길 요구했다. 2019년 2월, 반대로 집행위원회는 거버넌스 방법론 채택에 대한 유럽이사회 및 유럽의회와의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협정을 철회하겠다고 맞섰다. 이런 정치적 경색을 피하고자, 유럽연합은 보다 느슨한 규칙을 채택해 끝없는 토론과 이면 협의를 위한 영역을 남겨두기를 선호했다. 집행위원회와 ESA 간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명확한 규칙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점이 그 예다.

명확한 운용주체가 없다 보니 위치정보의 구체적 활용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세르주 플라타르는 이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갈릴레오의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회사가 오류를 찾아냈다고 할 때, 그 내용은 ESA, 집행위원회, 특별 보안 당국 등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상위 기구로 보고됩니다. 아주 복잡한 데다 피드백도 거의 없습니다.” 위치정보는 공개돼 이미 서비스 중에 있는데, 운용 과정이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 항공국의 한 임원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우리는 최근 고장문제를 한 건 보고했는데, 우리가 이용하는 신호 전송이 멈출 우려가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ESA는 문제를 알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ESA는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았다며 책임 전가에 급급했습니다. 충분한 관리감독이 어렵다고 불평만 하는 관리기구라니 어이가 없습니다!”

 

“갈릴레오, 이미 GPS보다 정확하다”

2014년 인공위성 두 개가 잘못된 궤도에 올랐고 2016년 말에는 원자시계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고장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릴레오 시스템은 곧 완성될 것이고, 부정할 수 없는 기술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CNES는 현재 공개 서비스 사용자가 이미 7억 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아직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가 갈릴레오를 통해 길을 안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신호가 아직 최적화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GPS보다 정확하다”고 장 이브 르 갈은 말한다. 그는 “갈릴레오를 이용하면 여러분들은 큰길은 물론, 지금 서 있는 작은 골목길의 정확한 위치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130억 유로라는 비용은 크다고 느껴질 수도, 적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갈릴레오의 정확성은 보통의 운전자에게는 큰 차이가 없을지 모르지만, 자율주행 차량과 같은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산업과 서비스를 변화시킬 수 있다. 

2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이제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게임개발, 증강현실, 스포츠경기 보조, SNS, 위치기반 마케팅 등에 활용 가능한 초정밀 위치정보를 연구 중이다. 한편 미국은 유럽에 이익을 선사할 이 프로젝트의 위기를 이용하면서 유럽의 진보를 쉽게 허용하지 않고 있다. GPS III는 갈릴레오에 필적할 만한 정확도를 가진 직접적인 경쟁자로, 이미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2023년 3월부터는 작동할 것이다.

최고의 위치정보를 향한 유럽의 노력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브렉시트가 그것이다. 영국은 프로젝트 초기 참가를 망설였지만, 이후 투자를 늘려 갈릴레오 프로젝트 예산의 12%를 조달했고 발주량의 15%를 얻었으며, 특히 탑재체(36) 제작을 담당했다. 영국은 또한 암호화된 초정밀 군용 위치정보와 연관된 서비스에 크게 개입돼 있다.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갈릴레오 프로젝트의 경쟁 입찰 규제 규칙에 의해(영국 역시 승인한), 영국은 이 서비스와 관련된 계약을 상실하게 된다. 2018년 7월까지 브렉시트 책임자였던 데이비드 데이비스(David Davis) 장관은 씁쓸한 기색으로 “집행위원회는 자기 발등을 찍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영국 기업이 빠질 경우,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최대 3년은 더 지연될 것이며, 비용도 수십억 유로 이상 더 들게 될 것이다.(37)

다른 기업들은 이미 대비에 들어갔다. 블레딘 보웬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탑재체를 만드는 영국 기업 SSTL은 에어버스(Airbus) 그룹의 계열사인데, 에어버스는 갈릴레오 프로젝트와 연관된 사업 부문을 유럽연합 영내로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탈레스(Thales)와 OHB는 호시탐탐 그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SSTL의 직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프로젝트 지연과 추가 비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영국은 잠재적인 무역 전쟁을 비난한다. 1년 전, 유케이스페이스(UKspace) 회장 리처드 페컴은 “영국의 시장 점유율은 공격받고 있으며 모두가 이 거대한 짐승을 뜯어 먹으려고 한다”고 증언했다.(38) 프랑스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은 이제 갈릴레오의 고정밀 위치정보에 접근할 수 없을 것이다. 유럽연합 퇴출 가능성에 직면한 영국은 독자적 시스템 구축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올 가을, 유럽의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2021~2027년에 해당하는 갈릴레오 시스템 예산을 승인해야 한다. 그 때가 되면 거대한 출자자(39)는 떠나 있을 것이고, 의회는 바뀌어 있을 것이며, 바뀐 의회는 더 이상 우주 전략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것이다. 

 

 

글·샤를 페라쟁, 기욤 르누아르  Charles Perragin & Guillaume Renouard
<콜렉티프 상귈리에> 기자

번역·오규진
번역위원

 

(1) 민간전용 위성항법 시스템의 필요성을 인식한 EU가 미국과 러시아 주도의 위성항법 기술과 시장 의존도를 낮춤과 동시에 새로운 위성항법 관련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유럽우주국(ESA)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민간용 위성항법 시스템.

(2)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된 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 무기 유도, 항법, 측량, 지도제작, 측지, 시각동기 등 군용 및 민간용으로 쓰인다. 한국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3) 마르세유 구 항구

(4) 19세기 후반 마르세유의 파로 곶에 나폴레옹 3세의 명에 의해 건설된 궁전. 현재 회의·전시 장소로 활용됨.

(5) 나폴레옹 3세 통치기간, 1852~1870년

(6) 유럽통합 관련 조약을 수호하고 EU의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며 각종 정책을 입안하고 EU의 이익을 수호하는 유럽통합의 중심기구

(7) GPS 정확도, www.gps.gov

(8) ‘Galileo Initial Service - Open Service - Service Definition Document Issue 1.0 (갈릴레오 초기 서비스 - 공개 서비스 - 서비스 정의 문서 1.0’, Agence du GNSS européen, Prague, 2016년 12월. 공식 문서는 전반적인 개념을 다루며, 정확도는 상황에 따라 저하될 수 있고(예: 절벽이나 건물에 의한 신호 반사) 첨단 장비를 사용한 지상 상황에 따라 향상될 수 있다.

(9) High Frequency Trading;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신속하게 증시정보를 파악·분석해 이를 토대로 매매에 나서는 거래기법

(10) 인도와 일본 역시 각각 위성항법 시스템을 개발했으나 지역적 운용에 머물고 있다.

(11) Didier Migaud, ‘La contribution de la France aux programmes européens Galileo et Egnos(갈릴레오와 에그노스 시스템에 대한 프랑스의 기여)’, Cour des comptes française(프랑스 회계-감사 법원), Paris, 2015년 10월 19일.

(12) 파로 궁전은 제정 붕괴 후 지하공간을 추가했다. 회의 및 전시회는 이 곳에서 열린다. 본격적으로 갈릴레오 문제를 다룰 것을 표현하는 이중적 문장으로, 직역하고 주석으로 설명한다.

(13) 유럽의 대표적인 항공기 제조업체로, 미국의 보잉 및 맥도널 더글러스 (1997년 보잉에 합병) 등에 대항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의 합작형태로 탄생했다. 초대형 항공기인 A380으로 유명하다.

(14) 유럽 12개국이 유럽우주국(ESA)에 의해 개발·실용화된 아리안 로켓의 발사를 실시하기 위해 공동설립한 기업. 현재 세계의 위성발사 시장에서 약 50%를 점유하고 있다. 주요 주주는 프랑스다.

(15) ‘Global GPS Market, company profiles, share, trends, analysis, opportunities, segmentation and forecast 2017-2023(세계 GPS 시장, 회사 프로필, 공유, 동향, 분석, 기회, 세분화 및 예측 2017-2023)’, Research and Markets, Dublin, 2017년 1월.

(16) 1998년 3월 5일~1999년 6월 11일

(17) Rapport d’information(정보 보고서) n° 2022, Paul Quilès & François Lamy, Assemblée nationale(프랑스 국회), Paris, 1999년 12월 15일.

(18) 1990년 8월 2일~1991년 2월 28일

(19) ‘TIC, commerce électronique et économie de l’information(ICT, 전자 상거래와 정보 경제)’, Éditions de l’OCDE, Paris, 2000년 3월 8일.

(20) Arnaud Leparmentier & Laurent Zecchini, ‘Les États-Unis multiplient les pressions contre le projet européen “Galileo”(미국은 유럽의 갈릴레오 프로젝트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르몽드> 프랑스어판, 2001년 12월 19일.

(21)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회계감사 기업

(22) ‘Inception study to support the development of a business plan for Galileo programme(갈릴레오 프로그램 사업 계획 개발 지원을 위한 초기 연구)’, PricewaterhouseCoopers, London, 2001년 11월 20일.

(23) 당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집행위원장. 2006년 작고.

(24) Steve Kettmann, ‘Europe GPS plan shelved(유럽의 GPS 계획이 보류되다.)’, Wired, San Francisco, 2002년 1월 17일.

(25) R&D 프로젝트에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조화롭게 참여시켜 장점과 약점을 상호 보완·상쇄하고 공동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제도.

(26) 프랑스 소재의 세계 10위 방위산업체

(27) 범유럽 항공방위산업체. 에어버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28) ‘Note d’information de la Cour des comptes européenne concernant le rapport spécial n°7/2009 relatif à la gestion de la phase de développement et de validation du programme Galileo(갈릴레오 프로그램 개발 및 검증 단계 관리에 관한 특별 보고서 제 7/2009 호에 대한 유럽 감사원 정보 노트)’, Commission européenne(유럽위원회), Bruxelles, 2009.

(29) 얄타 회담은 2차 대전 당시 연합국 지도자들이 나치 독일의 패전 및 그 후처리를 위해 수행한 비밀 회담이다. 흑해 연안에 있는 크림 반도의 얄타에서 이뤄졌다.

(30) concession 계약. 정부가 사기업에 인프라 건설 및 경영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25년간 계약한다. 한국의 민자 사업과 유사.

(31) 보안문제에서 국가를 대리하기 위한 특별기구

(32) EU의 농업보조 정책. 최소가격 보장, 관세부과, 보조금 지급 등이 포함된다.

(33) Amiel Sitruk & Serge Plattard, ‘The governance of Galileo(갈릴레오 거버넌스)’, Institut européen de la politique spatiale(유럽 우주정책 연구소), Vienne, 2017년 1월.

(34) 남아메리카 기아나에 있는 프랑스의 로켓 발사기지

(35) 유럽 우주국에서 주관해 제작 발사하는 우주발사체

(36) 인공위성에서 연산을 담당하는 부분. 인공위성은 크게 본체와 탑재체로 구분되는데, 본체는 위성의 기본 뼈대에 해당하고 탑재체는 특정 영역에 대한 연산을 담당한다.

(37) Philippe Bernard, ‘Brexit : querelle ouverte au sommet de l’exécutif britannique(브렉시트 : 영국 행정부 최상단의 논쟁)’, <르몽드> 프랑스어판, 2018년 6월 7일.

(38) Eric Albert, ‘Brexit : les Britanniques, écartés de Galileo, envisagent de lancer un projet concurrent(브렉시트 : 영국은 갈릴레오 프로젝트에서 나와 자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 <르몽드> 프랑스어판, 2018년 5월 8일.

(39) 영국을 가리킴

 

 

미국의 군사적 지배력에 대해
 
2019년 1월, 우주 기술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회의에서 엘즈비에타 비얀코프스카 위원은 유럽의 군사전략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 보안 인프라’의 구축을 암시했다. 유럽 각국의 군대는 현재 위치 측정, 데이터 전송, 정보수집, 고립지역에서의 구조신호, 정밀폭격 등 수많은 상황에서 미국의 GPS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2023년까지 갈릴레오 시스템을 통해 독자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갈릴레오는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난 군사적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유럽의 군대에 자율성을 부여할 것입니다”라고 블레딘 보웬(레스터 대학의 우주 문제 전문가)은 강조했다. 미국 역시 갈릴레오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들은 GPS를 주요 기준으로 삼되, 다중 수신기를 통해 갈릴레오를 GPS의 보조용 또는 비상용 시스템으로 이용할 것이다.

“위치 좌표 시스템이 다가 아닙니다. 넓은 의미에서의 연계성이 문제입니다.” 올리비에 자예츠(장-물랭 리옹 3대학 정치학 강사)는 평가했다. “예컨대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같은 나라들은 아직 GPS 시스템으로 작동되는 전투기인 F35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이 정보 전송 시스템과 규격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지요. 민감한 정보를 미국 서버를 통해 교환한다면, 독자성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연구원들에게 있어 차세대 공중전 시스템(le Système de Combat Aérien du Futur, SCAF)은 그 시험장이 될 것이다. 이것은 차세대 전투기의 등장에 대비한 대형 계획으로, 비행 정보 센터로 구상됐으며 무인기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와 연결된다. “유럽 국가들에 의해 연결망과 연계성이 유지될까요? 그게 가능하다면, NATO라는 테두리 안에서 그 이후 우리는 어떤 규칙을 사용하게 될까요? 이는 분명 기술적 문제지만, 대단히 정치적인 문제기도 합니다.”

 
 
글·샤를 페라쟁, 기욤 르누아르 Charles Perragin & Guillaume Renouard
<콜렉티프 상귈리에> 기자
 
번역·오규진
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