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리, 초라한 성적표에도 선거 승리

2019-11-29     크리스토프 자프를로 l 국제연구센터(CERI)의 연구책임자

2014년 총선에 승리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파키스탄 총리를 취임식에 초청하는 등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정작 이번 19년 5월의 총선 선거운동 기간, 모디 총리는 숙적 파키스탄에 대한 공포나 힌두민족주의를 오히려 선거운동의 토대로 삼았다.

 

무슬림과 기독교 소수자를 향한 공공연한 차별정치. 경제·사회 분야에서 올린 실망스러운 성적표. 여러 가지로 운이 나빴다. 하지만 인도의 민족주의 총리는 압도적인 표 차로 재집권에 성공했다. 유권자 약 9억 명, 인구 약 13억 7,000만의 인도(2019년 통계청 KOSIS 기준 13억 6,641만 7,754명으로, 14억 3,378만 3,686명인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역주)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그가 이끄는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인도민족당)은 총 의석 543석 중 무려 303석을 확보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번에는 국민민주연합(NDA) 같은 다른 정당과의 연정 없이 독자 내각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문제를 피해 ‘인도의 수호자’를 자처

성공비결은 현 총리가 아주 요령 있게 분란을 일으킬 법한 주제를 피해간 덕분이었다. 그는 선거전 내내 1990년대 이래 사상 초유의 난기류를 만난 경제문제로부터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자 했다. 인도는 지난 40년 이래 최고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농업위기, 수출감소, 투자위축, 외국인직접투자 급감, 소비침체 등 온갖 경제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2014년에는 경제발전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으나, 2019년 모디 총리는 방글라데시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치안 문제에 보다 주력했다. 기회포착의 명수인 그는 특히 풀와마(잠무 카슈미르 지역) 테러를 선거에 널리 이용했다.

지난 2월 인도 군인 41명의 목숨을 앗아간 풀와마 테러는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지하디스트 그룹의 소행임이 드러났다. 이에 모디 총리는 즉각 이웃 나라 영토에 공습명령을 내렸고, 파키스탄 정부는 인도 공군기를 격추하는 것으로 반격했다. 모디 총리는 자신의 대담한 행동을 만방에 과시하며 ‘인도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이번 선거만큼 애국주의와 호전주의가 판을 친 선거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직 장성과 해군사령관 등을 포함한 퇴역군인 150명이 나서서 “제발 정치적으로 군을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총리에게 청원할 정도였다.(1)

이미 지난 선거에서도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인도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는 꽤 알찬 공약을 준비하고도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가령 그는 저소득층에 대한 최저소득 보장부터 시작해, 환경오염 대책(현 정부가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재앙),(2) 카슈미르 지역에 파견된 군인들에 대해 모든 진압 활동에 대한 면책특권을 부여한 특별법 개정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정책을 준비했다. 그는 특히 부정부패와 정실자본주의 비판 등 2014년 모디 후보가 전력한 핵심이슈들을 파고들었다.(3)

임기 말을 앞둔 총리는 이 문제들에서 자신의 실책을 드러내봤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에, 외부의 위협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선거전 내내 이 주제에만 전력투구했다. 모디 총리가 모든 종류의 대질 토론과 기자회견을 피해간 것 역시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는 집권층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혈안이 된 사업가들이 사주로 있는 언론매체하고만 인터뷰에 응했다.

 

엄청난 선거자금과 힌두교를 이용하다

선거 승리의 또 다른 숨은 공신은, 다름 아닌 돈이었다.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 역대 최고 비용이 투입된 선거였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각 정당이 지출한 선거비용은 무려 90억 달러에 달했다.(4) 경찰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국회의원 후보자의 자택이나 정당의 당사에서 이토록 많은 지폐를 압류하기는 처음이었다. 특히나 이 부문에서 온갖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 바로 BJP였다.(5) 2016년 모디 정부는 기업과 개인이 익명으로 정당에 후원금을 낼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샤하부딘 야쿱 쿠라이시 전 선거관리위원장이 “정실자본주의의의 공식화”(6)라고 비판할 만한 일이었다. 이 천문학적인 정치후원금은 유권자의 표를 사는 데 그치지 않고(투표 전날 선물 공세는 선거 승리의 충분조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필요조건에 해당한다), 선거홍보에도 널리 사용됐다.

인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최상의 정치 소통 도구로 변화한 오늘날의 현실을 여실히 대변한다. 물론 정치 지도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선거유세장을 직접 찾아간다. 하지만 유세장의 관중을 채우는 데 있어 왓츠앱,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능가할 만한 도구는 찾기 어렵다.(7) 정치계가 가짜뉴스나 일명 ‘트롤링(인터넷 공간에 공격적이고 불쾌한 내용을 올려 타인의 분노를 부추기듯,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행위-역주) 등의 방식으로 루머를 퍼뜨리는 일에 몰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때문에 라훌 간디는 어린 시절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 때문에, 힌두교가 다수를 이루는 인도에서 ‘공공의 적’이 되는 곤욕을 치렀다. 실상 그 사진은 1988년 그가 아버지와 함께 카불에서 열린 칸 압둘 가파르 칸(마하트마 간디를 추종한 파슈툰의 위대한 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모습이었는데도 말이다.

마지막으로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총리와 그 정당은 힌두교를 철저히 이용했다. BJP의 아미트 샤 총재는 간디가 마치 파키스탄처럼 이슬람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선거구에 출마했다고 조롱했다(물론 거짓말이었다). 심지어 간디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의 행렬을 보며, 이곳이 “인도인지 아니면 파키스탄인지”(8) 모르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더욱이 BJP는 이번 선거에서 아브히나브 브하랏(젊은 인도) 조직과 연계된 테러 가담 혐의를 받고 있는 프라기아 싱 타쿠르를 총선 후보로 내세웠다. 이 테러조직은 2008년 수십 명의 희생자를 낳으며 네 차례에 걸친 반이슬람 테러를 주동한 의혹을 받고 있다. 건강문제로 가석방된 그녀는 선거운동 내내 마하트마 간디의 암살범(극우 힌두교도)을 칭송하기에 바빴다. 사실상 마하트마 간디는 생전에 비폭력주의와 다원주의적 종교관을 피력했지만, 오늘날 반이슬람성향의 힌두민족주의자들은 그를 적으로 간주한다.

많은 유권자는 힌두민족주의 때문이 아니라, 야당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 힘을 지닌 유력자의 집권을 바라는 마음에서 모디 후보를 뽑았다. 그러나 힌두민족주의가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사실 5년 전부터 힌두민족주의는 소수 기독교도나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온갖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가령 소고기를 먹거나, 도축장에 소를 끌고 갔다는 이유로 40여 명이 린치를 당한 일이 대표적인 예다. 더욱이 이 소수자들은 BJP가 독점하는 인도의 하원인 로크 사바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하원 내에 이 소수자 출신의 후보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세대는 교체됐지만, 신분은 교체되지 않아

이슬람 신자는 인도 전체 인구의 14.6%를 차지하지만, 정작 이슬람 출신 의원은 전체 의원의 4.6%인 단 25명에 불과하다. 여성도 여전히 주변인으로 취급된다. 그럼에도 어쨌든 최근 장족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가령 5년 전 10명에서 78명으로 여성 의원 수가 대폭 증가했다. 여성의 투표 참여율도 사상 처음으로 남성의 투표율과 대등해졌다.

2019년 선거를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한다면, 카스트 제도에서 높은 신분을 차지하는 의원들의 귀환을 다시금 재확인하는 계기였다. 10년 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이 현상은 BJP의 엘리트 구성에서 기인한다. 가령 로크 사바 의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힌디어권 선거구(9)에서 BJP가 낸 후보 147명 중 무려 88명이 높은 카스트 신분에 속했다. 비록 이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단 12%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최종 당선된 의원은 총 80명으로, 그중 33명이 브라만(최상위 카스트 신분), 27명이 라지푸트(사회계급에서 브라만 바로 뒤를 잇는 전사 계급) 출신이었다.(10)

한편 새 의회에는 역사가 깊은 정치 명망가의 자손들이 대거 진출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인도 사람들이 ‘왕조의 세습군주(Dynast)’라고 부르는 이들 세습 정치가들은 2014년 전체 의원의 25%에서 30%로 증가했다. 특히 카르나타카(39%), 마하라슈트라(42%), 비하르(43%), 펀자브(62%) 등 일부 주에서는 평균치를 상회하기까지 했다. 물론 자자손손 가문의 대를 잇는 지역 정당의 경우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전국정당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 명망가 출신의 후보는 인도국민회의(INC)의 경우 31%, BJP는 22%에 달했다. 더욱이 BJP는 “인도를 통치하는 왕조들에 반기를 든” 선거운동까지 펼친 정당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네루-간디 가문을 정조준했다.

사실 BJP가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면서 세대교체에 공을 들인 점을 생각하면, 이런 결과는 더욱 놀랍기만 하다. 100여 명의 하원의원이 물러나고 이들 자리를 젊은 피가 채웠다지만, 결국 그것은 귀족의 피였던 것이다. 정치 명문가의 자손을 후보로 내세우는 전략은 언제나 성공을 담보하는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한편 여성 후보자 목록도 제법 눈에 띄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선거 승리 전략의 일환으로 유명 정치인의 부인, 미망인, 딸을 후보로 내세운 것이 원인이었다. 가령 인도국민회의(INC)가 공천한 여성 후보들 중 이런 경우는 54%, BJP는 53%에 해당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선거 분석을 위해, 범죄로 기소되거나 전과가 있는 의원이 증가한 현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경향은 선거에서 돈이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정치적 보호를 받으려 불법행위를 불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명성 높은 비정부기구 민주개혁연합(ADR)이 하원의원 539명을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법원에 기소된 적이 있는 의원은 모두 43%(2014년에는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 중 11명은 살인, 30명은 살인미수, 19명은 여성을 상대로 한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그중 116명은 BJP, 29명은 INC 소속이었다.(11)

한편, 총리 중심의 권력집중 현상과 같은 본질적인 부분은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강력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시급한 분야는 농업이다. 이미 많은 어려움에 부닥친 농업 분야는 앞으로 장마철 악천후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아마도 농산물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어쩔 수 없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하고, 도시 거주 지지층의 불만을 자초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두 가지 변수는 정부의 행동반경을 더욱 좁힐 우려가 크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향후 5년간 두 축의 갈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현재 모디 정부와 인도의 여러 야당들이 정당 연합 사이의 관계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BJP가 표적으로 삼고 있는 마마타 바네르지 웨스트벵골주 주총리다. 둘째, 소수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궁지에 몰릴 수 있다. BJP의 우파 세력이 의회에 대거 진출한 상황에서, 조만간 입법부는 30년 넘게 지속돼온 바브리 마스지드 사건, 즉 1992년 힌두민족주의 세력에 의해 파괴된 이슬람 사원 사건을 일단락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향후 몇 달 안에 대법원은 이슬람 사원이 파괴된 자리에 이곳을 라마신의 성소로 여기는 힌두민족주의자들이 새롭게 힌두 사원을 짓도록 허용해줄지 아닐지를 최종 판결해야 한다. 먼저 힌두 사원의 건설을 금지한다면, 힌두민족주의자들이 소수 세력에게 위협이 될 대규모 시위를 일으킬 것이다. 반대로 힌두 사원 건설을 허용한다면, 온갖 차별을 묵묵히 감내해왔던 젊은 이슬람교도들이 마침내 고개를 쳐들고 일어날 수도 있으리라.

 

 

글·크리스토프 자프를로 Christophe Jaffrelot
시앙스포와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산하 기구인 국제연구센터(CERI)의 연구책임자. 주요 저서로는 각기 2019년과 2013년 파야르 출판사에 출간된 『모디의 인도. 민족주의-포퓰리즘과 인종민주주의(L'Inde de Modi. National-populisme et démocratie ethnique)』와 『파키스탄 신드롬(Syndrome pakistanais)』이 있다.

번역·허보미 jinougy@naver.com
번역위원


(1) ‘Over 150 veterans write to President on politicisation of armed forces’, <The Hindu>, 뉴델리, 2019년 4월 12일.
(2) ‘Environment Minister rejects global reports claiming 1.2 million deaths in India due to pollution’, <The Hindu>, 2019년 5월 5일.
(3) ‘Le capitalisme de connivence en Inde sous Narendra Modi 나렌드라 모디가 집권한 인도의 정실자본주의’, <Les Etudes du CERI(CERI 연구서)>, 제237호, 파리, 2018년 9월 18일.
(4) Bibhudatta Pradhan, Shivani Kumaresan, ‘Indian elections become world's most expensive: This is how much they cost’, <The Hindu>, 뉴델리, 2019년 6월 4일.
(5) ‘In 2019, is BJP riding a Modi wave or a money wave?’, <The Wire>, 뉴델리, 2019년 5월 6일. ‘BJP flush with poll cash, no questions asked in this election’, <The Telegraph>, 뉴델리, 2019년 5월 2일.
(6) Adil Rashid, ‘Electoral bonds have legalised crony capitalism: Ex-chief Election Commissioner SY Quraishi’, <Outlook>, 뉴델리, 2019년 4월 7일.
(7) Madhumita Murgia, Stephanie Findlay, Andres Schipani, ‘India: The WhatsApp election’, <Financial Times>, 런던, 2019년 5월 5일.
(8) ‘Can't make out if it's India or Pakistan: Amit Shah on Rahul Gandhi's Wayanad roadshow’, <The News Minuite>, 2019년 4월 10일, www.thenewsminute.com.
(9) 우타르 프라데시, 우타라칸드, 비하르, 자르칸드, 차티스가르, 마디아 프라데시, 라자스탄, 델리, 하리아나, 히마찰 프라데시, 찬디가르 주 등이 이 지역에 포함된다.
(10) 본 데이터와 이하 문단의 데이터는 모두 인도 아쇼카 대학과 프랑스 시앙스포가 참여 중인, CNRS 연계 국제연구소 인도 전국 지방선거 선출의원사회 프로파일(SPINER)의 연구를 참고했다.
(11) ‘43% of newly elected MPs face criminal charges: ADR report’, <The Wire>, 2019년 5월 27일.

 

집권당의 의회 장악

지난 5월 총선은 자나타당(BJP·인도국민당)의 높은 위상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상 BJP는 기존의 282명에서 303명으로 의원 수가 증가했다. 결선투표 없이 1차 투표로만 결정되는 현행 선거방식과 북부와 서부 지역에 지지 세력이 집중된 현상 덕분에 여당이 좀 더 온건한 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표를 얻은 결과다(BJP의 득표율은 31%에서 37.5%로 증가했다). 절대 과반 의석(272석)을 차지한 BJP는 국민민주연합(NDA)이라는 동맹군이 더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99년에 BJP와 연정을 맺은 NDA는 이번 선거에서 무려 353석(득표율 45%)을 확보했다. 인도국민회의(INC)는 44석(19.5%)에서 52석(지난번과 동일)으로 의석수가 조금 늘어나는 정도로,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INC가 이끄는 통합진보연합(UPA)의 경우 일부 INC 지역 파트너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60석(23%)에서 91석(26%)으로 의석수가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NDA와 연대하지 않은 지역 정당들도 이번 선거에서 부수적 피해자가 됐다. 인도북부 달리트(옛 불가촉천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바후잔사마지당(BSP)이 유일하게 10석을 확보하며 다시금 의회에 입성하는 성과를 올리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은 실망스러운 결과다. BSP는 우타르 프라데쉬 주에서 사마지와디당(SP)과 손을 잡고 인도 제3정당으로 올라설 희망에 젖었었다. 더욱이 SP에게 이번 선거는 더욱 쓰라린 패배가 아닐 수 없다. SP는 2014년과 변함없이, 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역 정당들이 후퇴를 면하지 못한 반면, BJP는 서부 웨스트벵골 주, 오디샤 주(과거 오리사 주) 등 일부 보루 지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NDA에 참여하지 않는 지역 정당 중 유일하게 확실한 성과를 낸 정당은 드라비다진보연맹(DMK)뿐이었다. 이 정당은 타밀 나두 주에서 무려 23석을 차지하는 선전을 펼쳤다.

인도국민회의(INC)의 경우, 성과를 보여준 주는 펀자브와 케랄라 단 2개 주였다. 특히 케랄라 주에서 INC는 공산주의 세력을 대체하는 결실을 보았다. 공산주의 세력은 이번 선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전국적으로 마르크스주의인도공산당(CPI-M)은 542.3석 가운데 5석, 인도공산당(CPI)은 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었다.

 

글‧크리스토프 자프를로

번역·허보미
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