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추구를 목표로 하는 ‘소셜임팩트’

2019-12-31     마르고 에메리시, 클레망틴 메테니에 ㅣ 기자

프랑스 정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경제부 장관이었던 2016년 프랑스에 도입된 ‘소셜임팩트 계약’에 새로운 열기를 불어넣고자 한다. 이 정책은 일반적으로 정부에 지워졌던 사회사업의 위험부담을 개인 투자자가 지도록 만든다. 그러나 모두에게 이익이 될 정책이라는 이론을 펴고 있다.

 

 

‘웸블리 커넥티드’는 런던의 흐린 하늘을 파란 형광색으로 밝힌다.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북서쪽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2012년 올림픽 경기를 치르기 위해 거대한 초현대적 무대로 변모했다. 근처에 건설 중인 6개의 초고층 빌딩들이 도시의 거짓 외양을 완성한다. 이것들을 보면 이곳은 런던의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거대한 건물들을 벗어나, 브렌트 지역의 사회적 경계선인 서큘러 거리를 건너면 본 모습이 드러난다. 남쪽으로 넘어가면 세련된 상업지구가 아니라 노점상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런던 중심가와 가까운 곳들은 집값이 폭등해 사람들은 길바닥으로 내몰렸다. 2010년 이후 런던에서 노숙인은 169% 증가했다.(1) 2018년 상반기에 영국인 200명 중 한 사람은 노숙하거나 임시거처에서 지냈다.(2) 취약계층이 노숙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노숙인을 위한 예방사업(SHPS)은 2백만 파운드(약 233만 유로)가 소요되는 ‘소셜임팩트 계약(SIC, social impact contract)’을 체결했다. 

 

‘사회사업의 상업화’가 시작되다

그러나 런던 브렌트 구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두 개의 구호 기관(Thames Reach, Crisis)을 직접 지원하지 않았다. 그 대신 민간 투자자(Bridges Ventures)의 프로젝트에 출자해, 사업 수혜자 수와 수혜 기간의 목표달성 여부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정부는 투자자가 목표를 달성했을 때만 수당을 포함한 지원금을 지불한다. 수당은 6%로 정해졌으나, 소셜임팩트 계약(SIC)에 따라 투자금액의 15%까지도 가능하다.(3) 이렇게 ‘사회사업의 상업화’가 시작됐다.  

예산이 축소되자 브렌트 구는 노련하게 대응했다. “브렌트 구는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예산이 더 이상 없습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티브 마슬랜드가 설명했다. “2017년 이전까지 유일한 법적 책임은 미성년자와 65세 이상 노령자를 위한 주거 마련이었습니다. 이제 위험에 처한 사람들 모두를 감당하기 위한 자금을 비영리단체에 출자합니다. 만약 우리가 현 상황 개선에 성공하지 못하면, 정부는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책 추진자들은 이 ‘윈윈’ 전략에 환호했다. 사회기관들은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정부는 효과적이라고 판명된 사업만을 지원하면서 공공자금을 낭비하지 않게 될 것이며, 투자자들은 그들이 감수하는 투자위험에 상응하는 이윤을 남기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런 유형의 계약을 약 50건 체결하면서(민간투자자인 브릿지사의 자금관리가 그중 28건), 영국은 사회사업의 새로운 투자방식을 만들어냈다. 이는 취약계층, 범죄예방, 교육, 청년취업, 아동복지, 공공보건 등 온갖 영역으로 확장됐다. 

최초의 SIC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노동당 정부인 고든 브라운 전 총리 재임 시기에 시작됐다. 그의 후임자인 보수당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는 ‘큰 사회(Big society)’에 대한 2010년 7월 19일 연설에서 이 정책을 계승했다. 그는 자원봉사와 박애주의의 문화를 실현하고자, 탁상공론을 몰아내고 공공서비스를 개혁하려 했다. 그의 주된 이념은 ‘더 이상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 거대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2012년 4월, 영국 정부는 국내 주요 은행들을 통해 ‘휴면금융재산(15년 이상 미사용 계좌)’을 끌어들여, 약 7억 유로로 공공기관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Big Society Capital)을 창설했다.

영국의 빅소사이어티 사업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책은 영국 밖으로 확산됐다. 2010년 9월 이후, 전 세계에서 10여 개의 유사한 계약이 체결됐다. 처음에는 앵글로 색슨 국가들(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에 한정됐으나, 이후 페루, 콩고민주공화국, 이스라엘,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도입됐다. SIC는 국제적인 규제가 없기 때문에, 이를 도입하는 국가들은 특히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프랑스는 새로운 정책 시험에 들어갔다. 2016년 3월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부 장관 하의 사회연대경제(ESS)를 담당한 마르틴 팡빌 차관은 ‘정책 시험’이라는 명목으로 사업공모를 개시했다.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72개 사회기관들과 비영리기관들이 신청했고, 그들 중 13개 기관이 기준을 충족했다. ‘경제 자발권 협회(ADIE)’가 국가 및 투자 단체(BNP Paribas, la Caisse des dépôts, AG2R la Mondiale, la Fondation Avril, Renault Mobiliz Invest)와 소셜임팩트 계약을 처음으로 체결했다. 프랑스는 130만 유로의 ‘투자’로 농촌·산간 지역 거주자 172~320명을 경제활동에 참여시킬 것이다.

“이 정책을 통해 우리는 3년 동안 자금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는 기존의 정부지원금 방식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ADIE의 재무부장인 마크 올리비에가 단언했다. 경제학자인 프레데릭 마티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SIC는 사회사업을 위한 민간 출자 및 결과에 따른 보상 지급을 결합한 민관협력(PPP)의 혁신입니다.”(4) 이전까지 PPP는 병원, 교도소 등의 건설 및 시설관리에만 허용됐으나, ‘예산 절약’을 이유로 사회사업 분야에도 발을 뻗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협력은 공공재정에 ‘시한폭탄’ 수준의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5)

“이런 계약들은 오늘날 다양한 측면들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복지기능의 위기와 관련해 공공정책들을 국가와 관공서가 아니라 제 3의 기관에 위임해야 한다는 견해를 정당화합니다. 그 기저에는 비영리기관들에 비전문가들이 넘쳐나고, 민간영역이 훨씬 효과적이고 혁신적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회적 혁신과 공공정책에 대해 연구하는 고당 연구소 연구원인 야닉 마르텔의 분석이다. 

 

‘사회영역으로의 투자 회귀’

프랑스의 사업공모에서는 ‘사회적 위험요소들을 예방하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실험’하도록 해주는 방안으로 SIC를 제시한다. ADIE에서 관건은 고립된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전화로 마이크로크래딧(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소액대출제도)에 대해 교육하고 동시에 곁에서 지켜보면서, 원거리 재정투자를 제안했습니다.” ADIE의 실행 책임자인 자비에 파브르가 자부심을 드러내며 말했다. “심지어 우리는 오트잘프(Hautes-Alpes)의 가장 고립된 곳에서 지역기관 활동가들을 태우고 마이크로크래딧 트럭을 몰고 순회했습니다.” 올리비에가 덧붙였다. 지역 공감 활동을 강화 및 구체화하고, 사회지리적 여건에 맞추는 등… 혁신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방안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소셜임팩트’라는 마법 같은 이 새로운 용어는 오래된 비생산적인 것들을 마치 혁신적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사실상 이 계약들에서 제시한 방안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모두가 알고 있던 내용입니다. 복지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은 효과적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을, 불가능한 시스템에서 억지로 해보려 애쓰는 데는 이력이 났습니다.” 사회학자 에브 시아펠로의 설명이다.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불확실한 목표가 세워지고, 그 결과에 따른 보수지급이 정당화된다. 정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회사업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서민협동조합 회장인 니콜 알릭스가 지적했다. 이는 대통령까지 설득하기에 이르렀다. “효과적인 곳에 투자하는 것, 논리적인 일입니다. 더구나 공적자금인 경우에는요.”

마크롱 대통령 캠프의 정책구상에 참여한 이후, 사회연대경제와 사회적 혁신 고등판무관이 된 크리스토프 이티에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 “프랑스 SIC의 시험적 시도에는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공공정책의 변화를 위해 새로운 자금 대책을 시험하는 것과, 무엇보다 정부 및 지역 행정기관에서 소셜임팩트의 문화를 확산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SIC를 동원하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업이나 조직을 장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혁신의 주요 요소는 사업이 아니라 상당 부분 자금조달 방식에 있다. 

민간기업의 착상과 방식들이 행정기관들로 퍼져나갔다. 이제 행정기관들은 사회활동을 ‘임팩트’라는 용어로 평가했다. 영국 자문업체인 뉴이코노미는 정부와 협력해 ‘사회적 비용’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예를 들어 2006년 한 해 정규교육과정에서 배제된 학생 1명당 1만 3,450유로가 소요됐으며, 2011년 담당 지자체에서 장기노숙자를 위한 비용이 9,200유로로 인상됐다.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성인 1명에 대한 비용은 2008년 영국보건 기관에서 2,544유로가 들었다. 

반대로 망명 요청자에게 일자리를 구해주자, 2013년 한 해 9,275유로의 수익이 발생했다. “저는 항상 긱(Geek)이었습니다!” 브렌트에서 일자리를 찾는 노숙자 명단을 검색하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던 마슬랜드는 웃으며 말했다. 런던 노숙자들을 돕는 사업 책임자이자 영국의 다른 4개 SIC 책임자이기도 한 그는 새로운 경영방식을 민관영역의 경계에 걸쳐 구현하고 있다. ‘임팩트’ 문화는 처음에는 국제 금융계에서, 그리고 이후에는 기업의 사회·환경·경제 분야의 임팩트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퍼져나갔다. 2000년대에 ‘사회영역으로의 투자 회귀’라는 개념은 금융 분야의 전문용어가 됐다. 

“멀리 떨어진 외국기업 투자자들의 결정을 돕고자 우리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습니다.” 알릭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웹포털 노바피(Novafi)는 ‘자신의 예금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새로운 금융기관’이라고 내세운다. 임팩트베이스는 ‘기관의 재정, 실천, 환경,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들을 집계한다. 긍정적인 지표들을 내세워 이에 반박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SIC는 이런 재정평가 도구들을 이용하고, 사회활동과 사회적 의료 활동에 관한 2002년 법안에 따라 프랑스에서 요구하는 ‘결과에 따른 지불 기준’을 강화한다. 영국에서는 이와 다르다. 영국의 SIC는 매우 엄격하게 책정된 정부지원금 제도보다 훨씬 유연하게 운영된다. 영국 브렌트의 사업들에 참여한 두 구호 단체 중 하나인 크라이시스의 책임자인 아타라 프라이들러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우리는 보다 책임감 있는 관리를 목표로 해왔기 때문에, 긍정적 결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브릿지 재단이 추구하는 윤리적 가치에 동의합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심장’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투자자나 중간매개자가 ‘속임수’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6) 이는 특히 골드만삭스 은행의 경우에 해당한다. 2015년 골드만삭스는 유타 주에서 특수 교육기관에 배치될 ‘위험에 처한’ 109명의 아동을 위한 취학 전 프로그램에 출자했다. 이런 유형의 프로그램이 평균 10~20%의 성공을 거두는 데 반해, 골드만삭스의 프로그램이 99%의 성공률을 보이자 교육 전문가들은 의혹을 제기했다. 골드만삭스는 아동들이 보인 초기 어려움을 크게 과장한 선별적 테스트를 거쳤던 것이다.(7)

“지난 10년간 SIC는 정부에서 가장 크게 열광한 정책이었습니다.” 영국의 중소기업 대표 데이비드 플로이드가 언급했다. 2018년 4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노숙자 감소를 위한 전국적인 ‘모범사업’들을 지원했다. 1,100만 유로의 공적자금이 이 계약들에 사용될 것이다. 지원을 받은 사람들이 적어도 8개월 동안 주거지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류상 최우선 과제는 ‘사회적’ 측면에 뒀다. 그러나 사업공모에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채택될 것이라고 명시됐다.

시장은 호황과 ‘사회적 수익’을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빅소사이어티’ 대표인 사업가 로날드 코헨에 의해 폭넓게 퍼져나갔다. 투기자본에 몸담았던 그는 과거 정치계에서 활동했다. 1974년 영국 총선과 197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자유당 후보였던 그는 1996년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으로 당적을 바꿨으며, 2004년에는 노동당의 가장 강력한 투자자가 됐다. 경제 일간지에서 말하듯 ‘영리를 목표로 한 사회사업의 기사’인 그는 ‘사회적 투자’의 아버지로 간주된다.(8) 그는 한 유명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런던의 금융계가 국부론과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잘 알지만, 애덤 스미스의 또 다른 저작인 ‘도덕감정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심장’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9)

프랑스에서는 기업가 출신의 매우 적극적인 인물들이 이런 관점을 도입했다. “사회연대경제 분야에서 소수의 관련자들이 신자유주의 시장의 법칙들을 도입했고, 점차 자리를 잡았습니다.” 연구자인 미쉘 쇼비에르가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특히 2013년 창설된 ‘소셜임팩트 투자에 대한 국가자문위원회(CNCIIS)’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위원장인 위그 시빌은 크레디 코오페라티프 은행의 부회장이자 사회적기업연합의 창설자다.(10)

2012년 5월에서 2014년 3월까지 사회연대경제(ESS) 장관이었던 브누아 아몽은 그를 소셜임팩트 계약에 대한 G8의 국가위원회에 위촉했다. 시빌 위원장은 보고서를 작성해, 2014년 6월 ESS의 차관이 된 카롤 델가에게 제출했다.(11) 그러나 차관은 SIC를 원하지 않았고, 제안서는 2015년 팡빌이 차관이 될 때까지 묻혀 있었다. 

2016년 3월 15일, 사업공모가 개시됐다. 6월 10일, 소셜임팩트 투자 ‘연구소’인 임팩트 인베스트 랩(Iilab)이 6개 투자기관들(la Caisse des dépôts, le Crédit coopératif, Finansol 등)의 컨소시엄으로 창립됐다. “창립 취지는 실행력을 갖춘 기관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CNCIIS와 Iilab 현 회장인 시릴 랑겐도르프가 밝혔다. 그들은 ‘소셜임팩트 측정 및 추적(Mesis)’이라는 새로운 프랑스식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을 것이다. NovESS 투자자금에 의해 설립된 이 프로그램에 BNP파리바 그룹과 공탁기금이 출자했다.(12) Iilab는 세계의사협회(Médecins du monde)에 전문적으로 개입했다. SIC의 원칙에 대한 격렬한 비판이 있었지만, 협회는 정신과 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집중지원과 병원 입원 대신 주거지를 제공하자고 제안하는 계약에 2019년 5월 5일 서명했다. 

“우리 계획이 사업공모 기준에 부합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사업추진을 위한 재정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정신과의사인 토마 보제티가 말했다. 그는 사회에서 가장 고립된 이들을 돕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약 1백여 명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 이 사업은 5개의 정부 부처와의 협력을 필요로 하며, 660만 유로까지 소요될 것이다. “평소에 함께 일한 적이 없었던 이들이 함께 모여 논의하고, 예방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됐습니다. 바로 이 점이 현장을 사로잡는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Iilab 대표인 라파엘 세바그의 평가다. 

 

혁신인가, ‘국가재정 사기극’인가

이것은 혁신일까? 협회고등자문원(HCVA)은 투자자들이 질적 평가에 적합한 다른 사업들을 희생시키며, 양적 평가가 수월한 사업만을 지원하게 될 위험성을 지적한다.(13) 게다가 사실상 사업선정은 협회의 규모에 따라서 이뤄진다. 수많은 소규모 기관들은 이런 유형의 계약에 지원하기 어렵다. “계획서 준비만 하더라도 1년간 전일제로 일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합니다.” ADIE의 재정책임자인 올리비에가 밝혔다. 

이해관계자의 수가 증가할수록 법적 검토 및 재정적 조율은 복잡해진다. 보제티가 “정부 및 출자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 측면에서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줄여야 할 병원 입원자 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계약이 체결되는 순간 주요 목표는 투자자들을 위해 위험요소들을 조정하는 것이다. SHPS 사업 책임자인 마슬랜드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업을 시행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러나 투자 유치를 위해, 우리는 사업에서 위험요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합니다.”

위험부담은 사실상 매우 상대적이다. 2016년 OECD 보고서에 의하면 단지 한 명의 ‘투자자’만이 지출한 비용을 보상받지 못했다.(14) 2012년 미국에서 시행한 첫 번째 SIC로, 뉴욕 교도소에서 출소한 이들의 재범률을 낮추는 게 목표였다. 만약 출자자인 골드만삭스가 투자를 통해 재범률을 8.2%까지 낮춘다면 출자금액 전액을 환불받기로 계약서에 명시했다. 그러나 사업실패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는 투자했던 720만 달러 중 6백만 달러를 회수할 수 있었다. 블룸버그 자선재단에서 투자금액의 75%까지 보증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로 최초의 SIC는 투자금액을 보증받았다. 지원을 결정하기도 전에 ADIE는 사업 전반에 걸친 경제적 임팩트를 추정하고자 회계사무소인 KPMG에 검토를 의뢰했다. 결과적으로 1유로의 지원을 통해 2년 후에는 사회에 2.38유로의 경제적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 사업 개시 이후 1년 반 만에 목표는 거의 전부 달성됐다. 사업의 혜택 받은 320명 중 260명 이상이 경제활동에 편입됐다.

“사람들은 혁신과 실험적 시도를 치켜세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시도에 내재한 불확실성을 없애고자 모든 것을 따져 봅니다.” 고당 연구소 대표인 니콜라 쇼슈와는 비판한다. “사업 실행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혁신과 소셜임팩트를 연결하려는 인위적 시도 자체에 이미 일종의 더 큰 역설이 존재합니다.” 

핵심역할은 평가자들과 임팩트를 보증해주는 회계사무소에 있다. 회계사무소인 KPMG는 ADIE 사업의 모든 방면에 개입했고, 사업 개시 6년 후 최후 평가를 이행했다. 올리비에는 설명했다. “그들은 총 6건의 감사를 시행했습니다. 그런 한편, 그들은 우리가 목표를 정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우리의 모든 제안을 면밀하게 검토해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필터였습니다.” 그는 “법적 자문에 대한 도움도 요청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과정들은 대가를 요구한다. 기존의 공적 지원에서 사업비용은 120만 유로가 든다. SIC 출자로 중간단계의 관계자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면서 10만 유로가 추가로 소요된다. 정부는 최소 130만 유로를 지급해야 한다. 성공보수를 포함하면 최종금액은 150만 유로에 달할 것이다. 2016년 3월, 신문논단에서 한 시민연합단체는 ‘국가재정 사기극’을 고발했다.(15) “SIC를 통해 시행되는 국외 몇몇 사업들은 정부에서 직접 지원받을 때보다 평균 3배나 큰 비용이 소요됩니다.” 단체 대표인 장-클로드 부알이 논단에서 언급했다. 

 

그 어떤 약속도, 확신도 없다

소셜임팩트는 중간 관계자들에게 있어서 번창하는 시장이다. 비록 보수가 기존 금융상품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점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2019년 9월, 130개 이상의 사업이 4억 유로 규모로 전 세계에서 시행될 것이다.(16) 프랑스에서 세계의사협회의 사업 이전 4개의 계약이 같은 해 환경부, 4개의 협회(Wimoov, Article 1, les Apprentis d’Auteuil, la Cravate solidaire), BNP파리바 은행, 공탁기금의 자회사인 라방크데테리토와르 사이에서 체결됐다. 

이들의 성공은 상업계열 그랑제콜에서 ‘임팩트 투자’에 관련된 교육들이 생겨나면서 입증됐다. 파리고등상업학교(HEC)는 이제 ‘현실적인 이상주의자’ 교육을 제안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시장의 역동성을 고려하는 몽상가라면, 경쟁자들보다 더 큰 전략을 배우고 있습니다.” HEC의 경영학 석사 팸플릿 내용이다. HCVA는 2016년부터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사회적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권고하면서, SIC를 사회보호 체계의 보조적 수단으로만 고려할 것을 경고했다. 그리고 SIC가 일반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에브 키아펠로는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혔다. “맞춤형 조합으로 지역 사업들을 가져오는 사회적 기업인들과 함께, 우리는 프로젝트의 세계를 살고 있습니다. 공공정책이 이런 식이 돼서는 안 됩니다.”

또한, 협회들, 시행되는 사업들, 그리고 공공 관료들 사이의 경쟁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만약 코레즈 지역보다 일드프랑스 지역에서 더 쉽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면(예를 들어 노동시장이 훨씬 안정적이고, 풍부하고, 활발하기 때문에), 코레즈 지역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될 위험이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권고플랫폼(e-RSE)은 강조했다. 정부는 추가적인 예산 소모를 막기 위해 ‘프랑스식’ 모델을 고안했다. 즉, 관련 부처와의 사적 협약이나 승인 없이는 계약할 수 없도록 말이다. 또한, SIC가 성공할 경우 국가가 영속적인 사업을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은 상태다. “만약 우리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그 누구도 우리 사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ADIE의 재정책임자는 인정했다. “그러나 우리는 2020년 이후로 어떤 약속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사업 진행에 어떤 위험도 따르지 않을 거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이 사업을 위해 5명을 고용했기 때문에, 지원이 멈춰서는 안 됩니다.”

시험적 단계에서 추진자들의 확고한 확신에도 불구하고 SIC의 미래는 프랑스에서 불확실하다. “영국인들처럼 이탈리아인들도 수천 유로의 특별기금을 풀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그런 조치가 필요합니다. 마중물을 붓기 위해 여러 정부 부처 사이에 걸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백만 유로를 풀어야 합니다.” 랑겐도르프의 소망이다. 사회적 가치를 위한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부는 이미 개입을 선택했다. 런던에 이어 곧 프랑스에서도, 결국 정부는 구호 기관들과 출자자들 사이의 신속한 만남을 조직하는, 한 마디로 중개인 역할에 그치게 될까?

 

 

글·마르고 에메리시 Margot Hemmerich
기자
클레망틴 메테니에 Clémentine Méténier 
기자

번역·권정아
번역위원


(1) <The homelessness monitor: England 2018>, Crisis UK, Londres, 2018년 4월.
(2) ‘320 000 people in Britain are now homeless, as numbers keep rising’, Shelter, Londres, 2018년 11월 22일, https://england.shelter.org.uk
(3) Benjamin Le Pendeven, Yoann Nico, Baptiste Gachet, <Social Impact Bonds, un nouvel outil pour le financement de l’innovation sociale 사회성과보상사업, 사회혁신 사업을 위한 자금조달의 새로운 방안>, Les Notes de l’Institut, Institut de l’entreprise, Paris, 2015년.
(4) Frédéric Marty, ‘Les contrats à impact social: une nouvelle génération de PPP pour les politiques sociales? 소셜임팩트 계약: 사회 정책의 새로운 세대인 PPP?’, <Politiques et management public>, vol33, n°3-4, Cachan, 2016년.
(5) Jean-Pierre Sueur, Hugues Portelli, 『Rapport d’information sur les partenariats publics-privés 민관협력 보고서』, Sénat, Paris, 2014년 7월 16일.
(6) <Social Impact Bonds: state of play & lessons learnt>, OECD, Paris, 2016년.
(7) Nathaniel Popper, ‘Success metrics questioned in school program funded by Goldman’, <The New York Times>, 2015년 11월 3일.
(8) Nicolas Madelaine, ‘Ronald Cohen, le chevalier du social à but  lucratif 로날드 코헨, 영리를 목표로 한 사회사업의 기사’, <Les Échos>, 2014년 9월 4일.
(9) Ronald Cohen, ‘Revolutionising Philanthropy: Impact Investment’, Mansion House Speech 연설, Londres, 2014년 1월 23일. 
(10) 사회적 기업 운동(Mouves; Mouvement des entrepreneurs sociaux)으로 명칭이 바뀜.
(11) 『Comment et pourquoi favoriser des investissements à impact social? 소셜임팩트 투자를 촉진하는 방법과 그 이유』, Comité français sur l’investissement à impact social 보고서, 2014년 9월. 
(12) ‘La Caisse des dépôts en première ligne 최전선에 서게 된 공탁기금’, www.mondediplomatique.fr/60453
(13) ‘Avis du HCVA relatif à l’appel à projets ‘social impact bonds’ 사회성과보상사업 응모에 대한 HCVA 의견서’, Paris, 2016년 3월 2일.
(14) ‘Social Impact Bonds: state of play & lessons learnt’, OECD, Paris, 2016년.
(15) 시민단체연합, ‘Quand le social finance les banques et les multinationales 사회사업이 은행과 다국적기업에 출자하게 될 때’, <르몽드>, 2016년 3월 10일.
(16) 소셜파이낸스 플랫폼, https://sibdatabase.socialfinance.org.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