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를 위한 파업은 없다
행운을 쥘 것인가? 불행을 부를 것인가?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가짜 뉴스’를 막기 위해 시청각고등위원회(CSA)가 가까스로 개최한 ‘인터넷 정보 왜곡 전문가 위원회’의 첫 번째 회의가 열렸다. 진리를 향한 한 걸음인가? 물론이다. 소수의 교사 외에도 미쉐린 그룹 대표, 인공지능 무역회사 사장, 다국적 기업 이사, 철저한 사실 기반 작업으로 명성이 높은 두 광고대행사 BETC와 하바스(Havas)의 경영진 등 내로라하는 유력인사들이 모였다. 아르테 출판사 편집장인 브루노 파티노 역시 가짜 뉴스를 단칼에 베고자 모인 무사들 사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가짜 뉴스를 처단하기 위해 사람들이 ‘힘을 합치고자’ 파리에 모여들었을 때, 알리스 앙톰은 대중교통 파업 중에도 전철을 타고 있었다. 알리스는 라디오 방송 시평 담당자이자 블로거이고, 파티노 편집장이 주관하는 시앙스포 저널리즘 스쿨의 행정부장이다. 그녀는 승객으로 붐비는 지하철 통로에서 인터넷 기자로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알리스는 16만 8,300명이 구독 중인 자신의 트위터 계정(@alicanth)에 다음과 같이 글을 올렸다. “샤틀레역 통로에서 1시간 동안 갇혀있다. 한 여자가 군중에 떠밀려서 선로에 떨어졌고 크게 다쳤다. 파리교통공단 직원들은 너무나 무책임하다….” 13일의 금요일에 일어난 이 사건은 역시나 그에게 행운을 선사하지 않았다. 예리한 정보원에게도 말이다. 파리교통공단(@RATPgroupe)은 이 내용에 즉각 가차 없이 반박했고 알리스 교수에게 답변했다. “안녕하세요. 샤틀레역에서 심각한 승객 사고는 없습니다. 부상자도 없습니다.”
@alicanth는 작전상 후퇴했다. “제 트위터 글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셨나 봅니다. 리옹역에서 심각한 사고가 있었고 그 영향으로 샤틀레역에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파리교통공단 직원이 준 정보입니다.” 그러나 @RATPgroupe 계정 주인은 인터넷 정보 왜곡에 상당히 민감했던 모양인지,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RERA(수도권 고속 전철 A선) 리옹역에서 6시 56분 투신자살이 있었습니다. 기자님이 첫 번째 트위터에 썼던 것처럼, 군중에 밀려 선로에 떨어진 사람은 없습니다.”
시청각고등위원회(CSA) 전문위원이 이 전형적인 ‘가짜 뉴스’에 몰두하는 동안, 트위터는 웃음바다가 됐다. “시앙스포 저널리즘 스쿨의 행정부장이라, 굉장한 망신일 듯.” @Institubeur가 올린 글이다. “뭐, 기자가 이제 사실 대신 자극적인 내용을 써야 하고, 그게 기자의 유일한 존재 이유라면야 할 일을 제대로 한 셈이네.” @Alco_ca가 답했다. 뼈저린 교훈이다.
글·피에르 랭베르 Pierre Rimbert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번역·이정민 minuit15@naver.com
번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