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 거인들, 열강의 시녀 노릇 거부하다

2011-03-11     프랑수아 당글랭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드디어 브릭스(BRICs·신흥경제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남아공이 이처럼 활동 영역을 쉽게 넓히게 된 것은 7년 전 출범한 G3(인도·브라질·남아공)의 대화 포럼인 이른바 ‘IBSA’ 활동 덕분이다. 남-남 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1990년대 주요 무역협상 때, 개도국은 농산물 무역의 자유화 반대 투쟁에서 단결력과 영향력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특히 투쟁에 적극적이었다.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국제포럼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주요 3개국(G3)의 대화 포럼인 이른바 ‘입사’ (IBSA)를 발족하기로 했다.

G3는 2003년 6월 브라질리아에서 정부 그룹 간 첫 모임을 연 뒤, 그해 9월 당시 G3의 수장들(인도 대통령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남아공 대통령 타보 음베키)은 58차 유엔총회의 번외 회담에서 정식으로 IBSA를 출범시켰다. IBSA의 목적은 유엔과 국제통화기금(IMF),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안에서 공동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이 대화 포럼은 당시 남아공 상공부 장관인 알렉 어윈이 “선진국과 후진국 간 성장의 격차가 현격한 글로벌 경제에서 고립될 위험이 있다”며 제시한 아이디어로 탄생했고, 개도국 그룹의 핵심 첨병임을 자처했다. 중국·브라질·인도가 동시에 해외투자를 전면 개방했기 때문에 남아공엔 이런 포럼이 절실했다.

인도·브라질·남아공 대화포럼, IBSA

IBSA는 비공식적인 다국 간 상호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며 상설 사무국을 두지 않았다. 이는 국제관계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었다. 요즘 국제기구들이 대륙횡단성(Transcontinentalité)과 소(小)다자주의(Minilateralism) 외교 및 경제의 효율성을 핑계로 기구의 인력을 감축해, 국가 간 쌍무관계를 효과적으로 강화하고 무역 부문에서 다국 간 상호 자유무역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려 하기 때문이다.

IBSA 회원국은 민주적이고 비유럽 국가라는 두 가지 특징을 공유했다. 그것은 민주주의 체제이면서 동시에 서구에 대한 탈종속이다. 3개국은 다른 국제포럼에서 이권을 행사하려는 ‘열강의 시녀’가 되길 거부한 채, 회원 각국의 입지를 강화하며 협력 프로세스를 명확히 했다.

이런 맥락에서 아르헨티나는 추구하는 공통의 가치가 다르다는 이유로 IBSA에서 배제됐다. 남아공이 마지막 아르헨티나 군사정부(1976~83)와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그리고 아르헨티나 메넴 정부(1989~99)와 미국이 긴밀한 관계였다는 것을 잊지 못해 생긴 일이지만, 일부 남미 국가는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MERCOSUR)의 여러 회원국이(1) 브라질에 동조한다면 새로운 공동시장 임삭(IMSAC)을 창설하겠다고 공표한 터라 남아공의 이런 입장도 바뀔 여지가 있다.

IBSA는 중국이 독재정권과 초강국의 야욕을 지녀 우려스럽다며 협력 대상에서 배제했다. 그렇더라도 이런 적대감이 국가 간 협력을 막지는 못한다. 지난해 4월 15일 브라질리아 IBSA 정상회담 때, 회원국 대통령들은 브릭스(BRICs·신흥경제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회원국 대통령들과 협력했다. 이들의 성실한 만남이나 장기적인 친교가 새로운 국제포럼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민주적·비서구적 특성 공유

이런 가설이 실현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이미 4개국 협력 포럼이 국제사회에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해 4월 2차 세계 정상급 기후협상 때 출범한 4개국 포럼 베이식(BASIC)은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지지를 선언했다. BASIC은 지속적으로 이런 행보를 보이며 포럼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코펜하겐 정상회담 직후 이 사실을 인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BASIC의 초대를 받으려 애를 쓰고 있다. 이 국가들이 코펜하겐 막판 협상 체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BASIC은 진작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전문 업무에 치중하며 교토의정서(예를 들어 선진국에 요청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정책)의 후속 조처로 2012년 이후를 대비했다. 이 동맹은 ‘개도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정상회담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비난하는 유럽 국가에서 자금을 받아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런 동맹은 미국에 등을 돌릴 개연성이 있다.

비전과 전략의 융합은 IBSA의 역량과 동력을 강화했다. 물론 그것은 2003년부터 등장한 메타 정부(Meta-government)가 아니라, 정부 간 협력으로 이뤄진 신지역주의의 형태로 나타났다(이 과정에서 17개 비정부 실무 및 대화 그룹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2) 이렇게 해서 IBSA 회원국 사이에는 수많은 국제기구에 의해 마비됐던 다자주의가 복원되는 것이다.

IBSA 회원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소망한다. 인도와 브라질은 이런 소망을 기탄없이 내비치는 반면, 남아공은 목표를 쉽게 공표할 수 없는 입장이다. 1997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 정상회담 때 채택된 결의안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 결의안은 아프리카 5개국이 거부권이 없는 4년 단임제 상임이사국으로 유엔 안보리에 진출할 수 있도록 유엔 안보리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제약 때문에 남아공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주요 후보인 이른바 G4(독일·일본·브라질·인도)에서 배제됐다.

IBSA 회원국이 모두 유엔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이들은 어쨌든 신중해야 한다. 이들은 같은 야망을 지닌 아르헨티나·인도네시아·멕시코·나이지리아·알제리·이집트·파키스탄 등과 경쟁해야 하고, 더군다나 기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이들의 유엔 진출을 내켜하지 않는데다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에도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각국은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대륙을 대변하려 하지만, 그 의지를 구현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물론 IBSA 3개국은 자신의 지역에서 거대 국가다. 상호 협력이 도움된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신흥국의 적대감을 사지 않기 위해 겸손할 필요가 있다. 자칫 패권을 쥔 열강에 대항하는 일종의 ‘약소국’ 동맹이 출현한 것처럼 비칠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뉴델리 정상회담 때, IBSA 3개국은 “국제기구는 더욱 민주적이고 대의적이며 합법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신흥국이 의사결정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이를 위해 이 국가들은 정기적으로 각료회의를 열고 있다. 또 유엔총회나 다자 간 포럼(유엔 인권위원회, 세계무역기구, 세계지적재산권기구, 남극조약, 팔레스타인 재건 등의 포럼) 때 번외 회담을 열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 다양한 공조

이들은 친교를 돈독히 하고 서로를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략적인 서로의 입장을 타진하며 분야별 협력을 결정하거나 동맹을 다지고 있다. 물론 IBSA의 정체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이 국가들 간의 교류가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몇몇 분야에서 이뤄지는 교류는 효과적이다. 2004년 2월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만난 이후 이 국가들의 국방장관은 2005년 브라질과 남아공 간의 합의를 근거로 신세대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약속했고, 2008년 5월 남아공 근해에서 공동 해군훈련을 벌였다.

대부분의 주요 국제 문제에 공동 정책 성명을 발표하자는 데 뜻을 모은 IBSA 회원국은 지난해 4월 제4차 정상회의 때, 국제 문제에 대한 45개 안건을 채택했다. 공동 성명에는 △군비 축소 △핵 확산 방지 △테러와의 전쟁 △유엔의 평화유지 작전 △이란·아프가니스탄에 관한 문제뿐 아니라 기니비사우의 정치 폭력과 기니공화국에 대한 와가두구(부르키나파소의 수도) 평화협정 체결 대책(3) 및 마다가스카르의 헌법 질서 회복에 대한 안건 등이 포함돼 있다.

IBSA는 정부 간 정치를 최우선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회원국의 정권 교체 등 내정에는 냉담하다. 인도의 새로운 다수당- 만모한 싱 현 총리가 이끄는 국민의회당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가 당수로 있는 인도인민당(BJP)을 제치고 새로운 다수당이 되며 차기 총리에 재임명됨- 이 정권을 쥐건, 남아공 정권이 타보 음베키에서 제이컵 주마로 교체되건 이들엔 위험이 되지 않았다. IBSA는 공통의 지리·경제학적인 비전을 토대로 결성됐기 때문이다. 3개국은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제24조에 명시된 지역 무역협정을 근거로, MERCOSUR와 인도 대륙, 남아프리카관세동맹(SACU)의 경제를 아우를 광대한 자유무역 벨트 구축을 갈망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야심차다. 2008년 3개국 간 무역 규모는 100억 달러(7년간 156% 증가)에 달하며, 가치는 같은 해 중국과 브라질 간의 무역 규모 430억 달러와 맞먹는다. 거리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인도와 브라질 간엔 가격의 12%를, 남아공과 인도 간엔 가격의 10%를 운송비로 부담), 생산국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 또한 호의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렇다. 요컨대 브라질인은 종종 인도산 물품의 질이 좋지 않다고 여긴다.

그래서 정상회담 때마다 정부 수장들은 기업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대표단을 대동한다. 이를테면 기업인에게 IBSA의 정치구조에 관심을 갖도록 설득하고, 이들이 경제적 상호성을 싹 틔울 수 있게 독려한다. 이것은 엄청난 과업이다. 3개국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은 IBSA에 대해 금시초문인데다 많은 CEO들이 IBSA를 지정학적 집단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군사·민간 분야 교류 활발

IBSA는 2007년 뉴델리 정상회담 때, IBSA가 단지 선동적인 투기장이나 새로운 제국주의를 표방하는 그룹이 아니라, 행동전략과 경제적 시너지 효과(관세 및 항만 절차의 상호 조정, 상거래와 수송 비용의 감축 등)와 과학기술의 시너지 효과(말라리아·에이즈·바이오연료·나노테크놀로지·해양학 등에 관한 기술 연구 프로그램)를 창출하는 무대임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행동 강령을 채택했다. 3개국은 이런 모든 프로젝트와 미디어 연출을 통해 국제적 이미지를 바꾸는 데 주력했다.

이들은 가능한 시너지 효과를 탐색하고 훌륭한 거버넌스의 정책(공공행정·농업무역·투자·세금·보건·과학기술·교통·관광 등)을 공유하기 위해 분야별로 팀을 꾸려 가동하고 있다. 3개국은 이미 12가지 부문(민간항공·바이오연료·풍력에너지·고등교육·환율등가비율 등)에서 공조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해상운송을 비롯한 5가지 부문에서는 아직 협상 중이다.

요컨대 이런 상징적 구조 안에서 벌어지는 지역 간 교류는 개괄적인 미래의 협력관계(농업, 인터넷 거버넌스, 신재생에너지, 연구 및 개발을 위한 공동기금 등)와 국제포럼에서의 공조 문화와 연대(아이티·라오스·부룬디·케이프베르데·기니비사우 등의 프로젝트에 쓰라며 인도주의 기금을 유엔개발계획(UNDP)에 위탁함), 그리고 국민 간의 교류를 유도하고 있다. 기업인·여성·국회의원·헌법자문위원단의 포럼과 문화행사 등을 장려하는 것이다.

다국 간 상호주의 새 패러다임 실험

비록 3개 회원국이 따로 떨어져 있을 때 눈에 더 잘 띄고 영향력이 커서, IBSA가 국제사회에서 상징적 역할을 수행하진 못하지만, 이들이 시도하는 여러 공동우산 정책은 민간기업 간의 교류를 강화해 이 국가들에 이득이 되고 있다. IBSA는 남-남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일까?

정부 간 국제협력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국제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소국들’과 세계 문제를 제도적·글로벌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국가엔 열강들의 협력과 지역기구들의 세분화가 달갑지만은 않다. 그래서 인도와 브라질은 IBSA가 아프리카 국가 및 지역기구인 아프리카개발협력기구(NEPAD)와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등 모든 대상과 협력해 관계를 발전시키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08년 4월 인도와 아프리카 간의 뉴델리 정상회담이나, 2003년 6월과 2010년 5월 두 차례에 걸친 브라질과 아프리카 간의 브라질 포르탈레자 정상회담(식품 안전에 대해 논의함), 그리고 아프리카와 남미 간 정상회담(2006년 11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와 2009년 9월 멕시코 메리다 회담) 등은 이런 정책의 일환이었다. 이런 회담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이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다.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의 소원대로, 1996년 뉴델리 정상회담 이후 남아공은 남미와 인도 대륙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가교 역할을 이용해 자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더반과 케이프타운 항구의 경제를 활성화했다.

IBSA가 새로운 지정학적 관계를 수립한 것은 순전히 남아공의 전략적 위치와 룰라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동 덕분이다. 룰라 대통령은 두 번의 임기 동안 5번에 걸쳐 검은 대륙을 방문하고, 2004년부터는 20여 개국을 순회하며 MERCOSUR·이집트·모로코 간의 협상을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8월 6일 카라카스에서 개최된 남미와 아프리카 첫 외무장관 회담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기꺼이 참가했다.

IBSA 같은 새로운 다국적 기구들은 한두 국가의 리더십만으로는 존속할 수 없다. 세계무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경제 파트너의 기대에 부응할 때만 살아남을 수 있다. IBSA 회원국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대륙 횡단 시스템(IBSA와 같은 대륙 횡단 국제포럼)에 가입을 희망하는 모든 중대형 국가에 다른 지역기구들에 적용되는 전략과 양국 간의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능력을 갖추도록 당부한다.

글•프랑수아 당글랭 François Danglin

번역•조은섭 chosub@ilemonde.com

<각주>
(1)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MERCOSUR) 회원국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이다.
(2) 17개 비정부 업무 그룹은 공공행정, 농업, 개발 지원, 무역 및 투자, 문화, 국방, 사회 개발, 교육, 에너지, 환경 및 기후 변화, 세무, 보건, 과학기술, 정보통신, 교통, 관광, 도시 등이다. 이 밖에 헌법위원회, 언론, 여성, 기업인, 국회의원,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학계 등 대화 포럼이 있다.
(3) 지난해 1월 와가두구 협정으로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기니는 그해 8~9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박스기사] 전방위적인 협력구조 찾기

2003년 6월 G8(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캐나다·러시아)이 회원국 밖 국가들(중국·인도·말레이시아·알제리·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세네갈·브라질·멕시코)과 프랑스 남동부 에비앙에서 ‘대화 확장’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을 목표로 하는 국가 간 협의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제도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에 직면한 G8과 개도국은 세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적합한 협력구조 양식을 찾고 있다.

G8은 대화의 창을 ‘신흥 열강들’에 확장하고 있다. 2007년 G8과 G5(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중국·인도·멕시코)는 독일 하이리겐담 협의를 통해 G13로 탈바꿈했다. 2009년 7월 이탈리아 아킬라 정상회담 때, G13는 이집트의 합류로 G14가 됐다.

G5는 조직을 정비해 제3세계가 언젠가는 미국·유럽연합·일본과 맞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길 고대한다. 이들은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자신의 길을 공들여 닦았고, 남-남 협력을 강화했다. 1955년 반둥회의 결과로 1966년 비동맹운동이 출범한 이후 1964년 G77, 1989년 G15, 1999년 우루과이라운드의 국제무역 협상과 함께 G20이 출범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활기를 되찾은 것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주도한 무역 자유화 협상과 도하 협상(특히 2003년 G33과 G90, 2005년 G110 협상)의 공이 크다.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의 결렬로 협상 테이블을 떠난 개도국들이 결성한 정치모임은 기하학적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언론과 일부 비정부기구(NGO)에서 이런 국가들이 새로운 연합을 출범시켰다고 소문을 내긴 했지만, 서둘러 출범한 G20은 국가 간 농업무역의 자유화를 쟁점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기타 연합들도 출범해 또 다른 협상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IBSA와 브릭스(Brics)가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