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치 사건, 프랑스가 연루된 부정부패
아르피와 르옴은 퍼즐처럼 복잡한 카라치 사건이 폭력·돈·정치가 긴밀하게 얽히고 국제적인 부정부패와 프랑스의 부정부패가 맞물려 일어났다고 확신한다. 두 사람은 이 퍼즐에서 부족한 정치 및 금융 관련 조각을 조금씩 모았다. 1995년 에두아르 발라뒤르의 대선 자금,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들을 위한 수백만 유로, 사르코지의 지지를 받아 1994년 설립된 룩셈부르크 회사 하이네의 미스터리, 맨(Man)섬의 조세천국, 파나마 기업 메르코르 파이낸시즈. 그리고 아미르 로드히, 압둘 라흐만 엘 아시르, 리아드 타키에딘과 같은 엘리제궁의 ‘성가신 친구’가 된 비밀스러운 사람들이 그 조각들이다.
하지만 정부 최고위층의 농간으로 진실을 밝혀줄 수 있는 증거들이 계속 차단되고 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가 이끄는 의회 정보 대표단이 대표적으로 방해공작을 펴는 존재다. 여기에다 2009년 7월에는 접근이 제한되거나 차단되는 자료의 범위가 법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아르피와 르옴이 책에서 내세운 결론은 알쏭달쏭하면서도 낙관적이다. “아무리 더 오랫동안 물속에 잠기게 만들어도 잠수함은 언젠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한편 마갈리 드루에와 상드린 르클레르크는 카라치 사건을 개인 에피소드 중심으로 다룬 책을 내놓는다. 카라치 사건으로 각각 아버지를 잃은 두 사람은 서둘러 공개적으로 장례식을 치르게 된 일, 가족들이 협박과 침묵을 강요받은 일을 분노 어린 목소리로 들려준다. 허심탄회한 두 사람의 증언을 통해 정치권의 비열한 조작과 왜곡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겠죠. 정부는 전혀 신뢰하지 않습니다.”
글 · 로슬린 로슈로 Roselyne Rochereau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
<각주>
(1) 파브리스 아르피·파브리스 르옴, <계약: 카라치, 사르코지가 잊고 싶어하는 사건>(Le Contrat: Karachi, l’affaire que Sarkozy voudrait oublier), Stock, Paris, 2010.
(2) 마갈리 드루에·상드린 르클레르크, <우리는 카라치 사람들이라 불린다>(On nous appelle ‘Les Karachi’>, Fleuve Noir, Paris,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