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정신(L'esprit d'un monde)이 담고자 한 것

2020-07-31     아크람 벨카이드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1920년 알제리 틀렘센에서 태어나, 2003년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둔 모하메드 딥은 아마도 가장 위대한 알제리 작가가 아닐까 한다. 생전에 그가 남긴 수많은 저서와 동료 작가들에게 미친 문학적 영향을 보면 그렇다. 이 책은 1994년 <La Revue Noire>에 발표된 작품의 개정판으로 글, 삽화, 간단한 설명, 사진들로 구성돼 있다.(1) 일부는 최초로 공개되는 이 책의 글과 클리셰는 모하메드 딥의 소설과 시가 가진 독특한 서사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또한, 많은 알제리 국민에게 소설 『La Grande Maison 대가』(1952)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알제리 전통 가옥의 ‘중정(中庭)’도 이 책에서 다시 한번 등장한다. 『대가』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알제리 독립 전쟁 이전 시기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그렸다. 여기서 빵은 ‘존중’과 ‘공경’의 대상이자 우리가 입을 맞추는 성스러운 음식으로 표현된다. 사람들이 마치 기도를 드리듯 매일 집에서 빵을 만들어 먹기 때문이다. 

딥은 책의 이곳저곳 숨겨놓은 지표들을 통해 이제는 사라져버린 과거 세계의 모습을 이해하고 복원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마감에 임박해서, 그리고 경제적인 압박 때문에” 첫 번째 저서를 출간했다는 딥의 놀라운 고백(“내가 작가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불만에도 불구하고 20세기의 걸작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에 독자들은 기뻐해야 할 듯하다. 

 

 

글·아크람 벨카이드 Akram Belkaïd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번역·김소연 dec2323@gmail.com
번역위원


(1) Tlemcen ou les lieux de l'écriture. 모하메드 딥의 글과 사진, Waciny Laredj 서문, Barzakh / Images plurielles, Alger, Marseille,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