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포탈의 비밀 속으로
자비에 아렐은 저서 <대형 조세회피: 조세 천국의 진정한 스캔들>에서 조세회피의 이면을 해부한다. 조세회피는 백만장자와 다국적기업들의 돈을 비밀리에 예치하려고 금융기관끼리 경쟁을 벌이는 거대 사업이 됐다.(1) <라트리뷴>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아렐은 금융기관의 수법, 조세회피에 얽힌 관련자들에 대해 책에서 낱낱이 밝히고 있다. 책의 전반적인 구성은 논리적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뒷부분에는 모호한 표현도 등장한다. 그럼에도 주요 20개국(G20)이 선포한 조세 천국과의 전쟁, 조세회피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으려는 지도층의 위선을 본격적으로 다뤄 의미가 있다.
메야르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다시 분명히 세울 필요가 있다며, 조세회피 문제를 여러 방향으로 사고하게 한다. 하지만 조세회피 문제가 심각한 것에 비해 그가 내놓은 분석은 지나치게 이론적이라 공허한 느낌을 준다. 사법관 출신임에도 현장 경험을 활용해 분석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글·기욤 피트롱 Guillaume Pitron
<각주>
(1) 자비에 아렐, <대형 조세회피: 조세 천국의 진정한 스캔들>(La Grande evasion: Le vrai scandale des paradis fiscaux), Les liens qui libèrent, Paris, 2010.
(2) 장드 메야르, <횡령: 법과 규칙 위에 군림하는 금융>(L’Aanaque: La finance au-dessus des lois et des régles), Gaillimard, Paris,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