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드라큘랜드

2011-06-07     모리스 르무안

<탁심> 안드르제즈 스타시욱

마치 다른 대륙으로의 탐험, 정글·어둠·야생 속의 탐사 같았다. 탐사는 어느 도시에서 시작된다. 도시 이름조차 알 수 없으니 뭔가 구멍이 뻥 뚫린 듯하다. 유럽의 맨 동쪽에 위치한 이 도시에는 헌옷 가게가 22곳 있다. 재활용 타이어가 달린 화물마차도 있다. 화물마차는 하나같이 다른 유럽, 정확히 브뤼셀에서 온 것이다.

이곳의 젊은이들은 하나씩 추억을 간직한 것처럼, 그러면서도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더 나은 차, 더 큰 텔레비전을 갖고 싶어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젊은이들이 원하는 건 평화다. 모든 것이 이전과 같기를, 그러니까 변화가 없기를 바란다.

예나 지금이나 모두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한다. “러시아 사람들이 떠난 뒤,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이해해요? 아무도 오지 않을 겁니다. 만일 누군가 온다면 적어도 중국인이겠죠.”

텔레비전 방송은 소비의 장점에 대해 열심히 떠들지만 사람들은 전혀 관심 없다. 여기 사람들은 자유보다는 평등을 좋아한다. 사람들 모두 그날그날 살아가고 있고, 더 이상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술에 취하고 싶어한다. 옳은 판단일 것이다.

어느 날 파웰은 울라덱을 만났다. 두 사람은 짝퉁 ‘몰다비아 말버러’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신다. 간혹 아무것도 안 할 때도 있다. 파웰과 울라덱은 세 번 입고 버린 옷, 유행이 한참 지난 원피스 같은 헌옷을 파는 일을 한다. 파웰이 행동하는 성격이라면 울라덱은 입으로 떠드는 성격이다. 두 사람이 보게 되는 자동차들은 몰다비아, 알바니아, 혹은 보스니아에서 왔다. 그리고 그들은 말만 번지르르한 헝가리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파웰과 울라덱이 하는 장사는 벌이가 시원치 않다. 두 사람은 그저 연룟값, 간식값 정도만 벌 뿐이다. 그런데 울라덱이 에바라는 여성과 대책 없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놀이공원 매표 창구에서 일하는 에바는 몸에 꼭 맞는 컬러풀한 스웨터를 입고 있다. “에바는 술 마시는 남자를 안 좋아해. 그래서 나도 술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그저 맥주만 조금 마시는 시늉을 해.”

두 사람은 여행 끝에 이스탄불의 탁심에 오게 된다. 두 사람이 사는 도시에서 1300km 떨어진 곳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는 한 가지 확신을 하게 된다. 저자 안드르제즈 스타시욱은 새로운 폴란드 문학을 이끄는 대표주자이고, 인간의 운명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빛나는 작가군에 속한다는 것이다.

글•모리스 르무안 Maurice Lemoine 

번역•이주영 ombre@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