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여 '항의'를 제도화하라

2011-07-11     선위안, 궈위화, 징준, 쑨리핑

이 글은 사회적 움직임에 대한 행정 당국의 대응 방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있다. 이보다 더 긴 버전의 글이 중국 리뷰들에 소개되고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는데, 이는 다시 말해 특정 정치지도자들의 지지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시도는 반체제 세력 및 신자유주의 세력과는 별도로 사회적 항의가 가능한 합법적 공간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비판적 지식인, 연구자, 정치인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들은 체제에 반대하거나 억압을 강화하는 방식과는 달리, 사회적 항의를 보장하는 동시에 정치적 안정을 추구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여 사회복지를 정치개혁의 기초로 삼으려 한다. 이 글이 지나치게 암시적이라고 느끼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이 문제들은 상당한 긴장을 유발하고 있으며, 따라서 저자들이 공적인 의사표현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임을 감안해주기바란다.

30년간의 경제발전과 개혁·개방 정책에 힘입어 중국은 이제 중대한 사회적 변화의 시기에 도달했다. 현 상황은 다음 세 가지 사실로 설명된다.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정치적 안정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갈수록 증가하는 사회적 갈등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런 갈등이 대규모 사회적 소요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그동안 국내 ‘안정’(1)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해온 방법들을 개혁할 절호의 기회가 지금 도래한 것이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들을 고려할 수 있고, 더 효율적이면서도 비용이 덜 드는 ‘제도적 관리’ 프로세스를 정착시켜야 할 때가 왔다. 더 나은 시기를 기다리거나, 망설이거나, 임시방편에만 의존한다면 역사적 실수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30년, 경제 따라 갈등도 ‘성장’

우리는 지금 악순환에 빠져 있다. 중국의 각 행정 단위들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갈수록 많은 인적·물적·재정적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반목과 충돌은 줄어들기는커녕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안정을 추구할수록 불안한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경제 도입에 따른 결과(2)와 기타 객관적 원인들을 제외하고 볼 때,  사회적 갈등의 증가는 새로운 사회모델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식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치안 비용은 5140억 위안(약 542억5천만 유로)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이미 2009년에도 2008년에 비해 8.9% 증가한 터였다. 이는 거의 중국 국방 예산에 맞먹는 액수다. 이처럼 안정 유지에 드는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인원이 치안활동에 투입되고 있다. 지역정부들은 치안 확보를 무엇보다 우선시하고 있다. 지방정부 관리들의 근무 성적도 두 가지 공공안전 기준- ‘톨레랑스 제로’와 ‘거부권’(3)- 에 의해 평가될 정도다. 이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면, 다른 분야에서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도 소용없다. 한 해 중 사회적으로 민감한 시기(4)에 돌입했을 때나 특별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각 행정기관과 기업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질서 유지에 나선다. 이런 활동 때문에 일상적인 업무에 차질을 빚거나, ‘절대적 우선순위’에 밀려 특정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런 업무 처리 방식을 계속 고수한다면, 갈수록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장경제제도를 개선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정착해야 할 시기에 우리가 사회불안에 대한 두려움에만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정치제도 개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표현의 자유는 제한적이며, 부패와의 싸움도 끝나지 않았다. 새롭게 등장하는 이익집단의 요구가 미처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 전체의 아노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사회집단과 개인들이 자신의 정당한 요구를 직접 표출할 통로는 막혀 있다. 그들은 결국 제도 외적인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자신의 불만과 요구를 표출하기 위해 폭력적인 방식을 사용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항의는 더욱 거세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요가 크면 큰 문제가 해결되고, 동요가 작으면 작은 문제만 해결된다는 생각, 그리고 동요가 없으면 문제해결도 없다는 생각”이 만연하게 되었다. 역설적이지만, 억압하면 할수록 이해 관철을 목표로 하는 질서 교란은 더욱 심각해진다. 이들 중 일부는 점점 더 급진화하여, 이들을 비난하는 당국의 표현을 빌리면 ‘전문적으로 불안을 조장하는 세력’이 된다.

현 중국 사회의 각 ‘이해집단’, 즉 사회계층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제어장치나 조화 메커니즘이 없다는 데 있다.

그 한편에는 시골에서 상경한 이주 노동자나 직장을 잃은 도시 노동자 같은 소외계층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이해를 대변해줄 제도적 장치나 협상을 주도할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또한 자신과 관계된 정책의 결정 과정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뿐더러 분쟁 조정이나 협상 과정에서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 다른 한편에는 모든 중요 수단을 독점하는 사회집단이 있다. 그들은 요구사항을 표출할 수단을 가졌고,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끔 공공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하거나 심지어 결정 주체로 나서기도 한다.

치안 비용 급증… 대응은 주먹구구

중국의 현 사회모델은 안정 유지와 사회적 요구 표출을 서로 대립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소외계층의 요구를 억압하고 희생시키는 것 외에 분쟁을 피할 방법은 없다. 단기적인 사회적 평화의 추구라는 목표가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그것이 일시적이고 표면적이라는 문제를 떠나 기득권 유지에 일조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덧붙여 일부 지방정부들은 주민들이 조금만 동요해도 과장된 반응을 보인다. 물론 단기적으로 보면, 일부 주민들의 항의 표출이 다양한 이해관계 사이에서 반목을 불러와 소요사태로 비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그들의 요구사항을 고려함으로써 서로 다른 사회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되찾을 대책과 정책을 마련하는 기회가 생겨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다르다. 현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조처나 개혁에 대한 시도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다. 계층 간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기득권은 여전히 보호, 강화되고 있다. 중국 사회 전체가 사회적 불균형을 해소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

현재 중국 사회에서는 1960~1970년대에 그랬듯, 특정 문제를 해결하거나 공공의 적을 공격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캠페인’(運動)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이런 행동은 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며, 법을 왜곡하고 무시한다. 지방권력은 항상 법보다는 힘과 권력을 선호한다. 때로 무분별하게 경찰병력을 투입해 주민들의 행동을 불법화하고 상황을 이데올로기적으로 몰아간다. 이런 대응은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불에 기름을 붓듯이 경찰과 주민, 공무원과 대중 사이에 대립을 조장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입장은 약화되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와 행정기관들은 ‘안정 유지 자금’을 조성해 사회적 안정을 돈으로 사려 하고 있다. 항간에 떠도는 말을 빌리면, ‘주민의 돈’으로 ‘주민들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공무원들이 규범화된 원칙이나 명확한 기준 없이 이 예산을 마음대로 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태도는 결국 소란을 피우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사고방식을 정당화해주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당국이 압력에 못 이겨 굴복하기를 기대하고 정당치 않은 방식으로 비상식적인 요구를 들고 나오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혼란을 조장하고 상황판단을 흐리게 하여 진실과 거짓, 정의와 불의를 나누는 사회적 기준을 왜곡한다. 그 결과 윤리를 수호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해야 할 정부의 역할이 흔들리게 된다. 이제 지나치게 경직된 사회안정 개념을 버리고, 사회적 평화 유지를 보장할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할 때다.

요구 표출할 통로 막혀 되레 폭력 심화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회적 모순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난 몇 년간 돌출된 갈등을 살펴보면, 우토지 강제수용과 철거,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체불과 기타 노동분쟁에서 비롯된 사항이 많았다. 이 모든 일들은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됐지만, 각 책임자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분쟁에 이데올로기적 색채를 입혀, 체제의 기초를 흔드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과장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이런 분쟁은 합리적 요구사항에 기반하고 있다. 정치적·종교적·이데올로기적 갈등이 풀기 어려운 과제임에 반해, 사회계층 간 이해관계의 충돌에서 비롯된 갈등은 타협과 조정을 통해 해결 지점을 찾을 수 있다. 대규모 사회적 소요 사태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런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해관계 충돌은 한 사회 속에서 항상 존재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규칙을 정하고 방법론을 고안하고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여 해결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분쟁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그것을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정치적 위기로 간주하려는 태도를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은 현재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중 몇 가지는 특히 심각하다. 부패, 빈부 격차, 소외계층 존재 등이 그것이다. 만약 이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심각한 정치적 위기가 도래할 것이다. 어려운 도전임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이런 문제들을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것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 훌륭한 거버넌스와 사회적 안정을 희구하는 중국 국민의 바람이 반영된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소외계층 불만, ‘운동’으론 못 풀어

동시에 우리는 사회불안에 대한 환상적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분쟁의 빈도가 급격히 늘었다고 주장하는 공식 통계 수치나 전국적 조사 결과로 인해 이런 두려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통계 수치들은 현실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상당수 지방정부와 조사기관들은 일상의 사소한 문제나 분쟁까지 모두 계산에 포함시킨다. 심지어 중학생들 사이의 다툼이나 중학교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 표출 같은 일들이 ‘불안정 요인’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만약 이런 작은 문제들까지 모두 포함하게 되면 최종 통계는 엄청난 수치가 되어버릴 것이다. 사실 ‘대중의 동요’ 속에는 서로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사회 안정이라는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분쟁 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나 해결책이 없을 경우, 당사자들의 감정이 격해져 간단한 토론조차 불가능하게 될 경우도 있다. 경직된 사고방식과 실효성 없는 방법론을 고집한다면, 사회 분위기는 악화되고 불안감만 확산될 것이다. ‘불안정 요인’에 대한 그릇된 판단에서 우리가 벗어날 수 있다면, 상황인식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조사 결과가 폭력적 분쟁의 원인으로 주민 요구 수용 메커니즘의 부재를 꼽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2010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우리가 한 모든 일들은 중국 인민이 좀더 행복하고 존엄한 삶을 누리기 위한 것이며, 좀더 정의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5) 바로 그런 이유로 인해, 인민에게 수많은 권리를 부여하는 헌법을 제대로 적용하는 데 목적을 두는 새로운 논리가 생겨난다. 권리의 보장을 통해서만 우리는 상충하는 이해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만 사회적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 권리를 보장하면 안정도 보장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길이다.

이해 충돌엔 권리 보장이 해법

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방정부의 기능을 축소하고 개혁해야 한다. 사회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지방정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협상을 주선하는 중재자의 역할을 맡는 게 좋다.

두 번째로 법과 권리에 호소하는 것이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당연한 방법이 되도록 거버넌스 체계를 개선하고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적 불만을 표출할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고, 자체적인 시민단체 결성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 분쟁 해결을 원활하게 해줄 메커니즘과 사회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실천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6가지 제도적 메커니즘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 사회적 요구와 항의, 그것들이 해결되었을 경우의 효과 등에 관한 정보가 투명하고 완전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 사회 각 계층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동의 기관을 만들어 계층 간 화합을 유도한다.
- 시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정책 결정에 참여하게 할 적절한 시스템을 고안한다.
-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사회적 자본이 부족한 소외계층에게 압력 수단을 제공한다.
- 중국 사회의 자주관리와 자기조정 역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방정부로부터 독립된 협의·협상 공간을 마련한다.
- 정부와 법원의 관리하에 운영되는 화해와 중재를 위한 기관을 설립한다.

이 6가지 메커니즘은 한 건물을 이루는 각 층이 그렇듯, 각각 필수적인 동시에 상호보완적이다. 또한 효과적인 사회조직을 통해 분쟁 발생률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분쟁 해결 과정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관리의 성공 여부는 분쟁 유무에 달린 게 아니라, 분쟁에 대한 관용과 해결의 능력에 달려 있다. 마찬가지로 좋은 시스템이란 충돌을 제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일치하지 않는 의견을 수용하고 제도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스템이다.

각 사회 계층이 합법적인 통로를 통해 정당한 요구들을 제기하고 집단적 이해관계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면, 중국 사회가 사회분쟁이 분출하는 시기(井噴期)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우리는 잘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요구를 들고 나오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민감한 문제는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현실과 밀착된 연구를 통해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이 문제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겁에 질릴 필요는 없다.

이런 갑작스런 분출은 이행 메커니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의견 표출의 통로가 열리면 이전에는 잠재적으로 존재해온 사회적 분쟁이 표면 위로 등장해 효과적인 분쟁 해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 시기를 가능한한 평화적으로 통과하려면 합리적·현실적 이행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여러 대책들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원칙은 간단하다. 오래된 문제들의 경우에는 예전 방식대로 중앙집중화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반면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분쟁 조정을 위한 새로운 제도적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지나친 충격을 피하기 위해, 의사 표현과 압력을 위한 메커니즘을 도입할 때는 위에서 아래로 점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통치자와 피통치자 각자가 새로운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분쟁 해결을 위한 합법적 수단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사회전반에 확산되어 있으나 위험성은 크지 않은 특정 분쟁 요소들을 선별하여, 사회적 조건이 성숙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해볼 수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위를 막론하고 공무원뿐 아니라 전국적 차원에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갈등 드러낸 뒤 제도로 수렴해야

중국의 급격한 경제발전 덕분에 사회적 분쟁의 제도적 해결을 위한 자원 확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현재의 정치적 안정은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중국의 사회구조 변화 때문에 갈수록 계층 간 격차가 확대되고 사회적 분쟁이 점차 복잡한 양상을 띠는 이때, 우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중국 인민 대다수가 폭력이나 소요의 폭발을 통한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민의 권리를 근본가치로 여기고, 시장경제의 조건들을 감안하여 각 요구사항의 자유로운 표현과 조화를 추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우리는 지속적인 사회적 평화 정착의 기초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선위안 Shen Yuan, 궈위화 Guo Yuhua, 징준 Jing Jun, 쑨리핑 Sun Liping

번역·정기헌 guyheony@gmail.com
파리8대학 철학과 석사 수료.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주요 역서로 <프란츠의 레퀴엠> 등이 있다.

<각주>
(1) 현재 중국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모토인 ‘안정’이라는 말은 공식 담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2) 기업주의 착취에 대항한 농민공들의 투쟁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3) ‘거부권’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것이 다른 모든 공무원의 업무평가 기준을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4) 1989년 톈안먼 사건 기념집회가 열리는 6월이나,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기념일인 10월 1일 같은 때를 가리킨다.
(5) 전국인민대표대회 연설, 2010년 3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