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단의 미스터리와 지배력

2020-11-30     이안 어비나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중국 선박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중국어선이 규모나 활동범위 면에서 다른 국가를 압도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중국정부로서는 자국민의 식량공급을 위해, 그리고 지정학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어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먼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이면, 중국 선단의 힘과 배짱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2019년 우리는 일주일 동안 감비아 해양 경찰 팀과 함께 배를 타고 해안에서 150km 이상 떨어진 바다에 있었다. 당시 노동법 위반과 불법 조업으로 고발당한 외국 선박 15척이 조사를 받는 모습을 목격했다. 한 척을 빼고는 전부 중국 어선이었다. 그보다 좀 더 앞서, 우리는 칠레의 푼타아레나스에 있는 항구에서 출발한 어선을 타고 한 달 동안 항해했다. 남극해에서 심해 서식 어종인 비막치어를 잡으러 나선 배였다. 남극해를 갔다 오는 동안 우리가 마주친 것은 심각하게 파손된 약 12척의 중국 저인망 어선(1)뿐이었다.

 

갈라파고스와 북한수역에서 여전한 마구잡이

에콰도르 앞바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희귀한 동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2020년 8월, 340척 이상의 중국 어선이 갈라파고스 제도 해양보존지역 인근에 몰려들었다.(2) 미국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에 의하면 이들 중 대다수가 불법 조업에 연루된 선박이었다.(3) 2017년 여름에도 그만큼 많은 중국 어선들이 ‘성역’,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을 배회했다. 당시 체포된 어선 한 척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귀상어를 포함해 불법어획물이 300t이나 실려 있었다.

최근 북한수역에서 불법 어업 중인 800척의 중국 트롤선이 발견됐다. 과거 이 지역에 많았던 오징어가 왜 70% 이상 사라졌는지 알 만하다.(4) 중국은 외국 조업이 금지된 이 북한수역에 첨단장비로 무장한 대규모 선단을 보내 오징어를 싹쓸이했으며, 자신의 영해를 항해하는 북한 소형어선을 쫓아내기까지 했다. 

이전에는 탐지되지 않았던 중국 어선이 새로운 위성기술을 사용하는 국제 비영리단체 ‘글로벌 어로 감시’에 의해 포착됐다. 채널 NBC가 이 사실에 대해 질문하자, 중국 외교부는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단지 중국은 북한 해역에서 외국 어선이 고기 잡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성실히 지키고 있으며”, 불법 어업을 “쉬지 않고 처벌하고 있다”라고 대답하는 데 그쳤다.

엄청난 수에, 때로는 무장요원들이 탄 배까지 거느린 중국 어선은 경쟁 상대인 타국 어선이나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소형 선박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많다. 2019년 5월, 우리는 그 경험을 했다. 동해에서 불법으로 조업하고 있는 중국 어선을 확인할 목적으로 우리는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고 한국 오징어 어선을 탔다. 선장은 비쩍 마른 70세 가량의 노인이었다. 출발일 아침이 되자, 이번 탐사에 고용된 팀원 모두가 불참을 선언했다. 북한 탐방에 연루되고 싶지 않고 중국 어선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선장은 “부선장의 도움으로 탐사를 계속할 수는 있으나, 평소에 비해 고된 여행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리고 자신이 도움을 요청할 때는 도움을 줘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고된 여행이 될 것”이라던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우리가 탄 20m 길이의 소형 목선은 마지막 출항을 마친 이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상태였다. 갑판에선 썩은 미끼 냄새가 진동했고 바닥은 낚시 후 생긴 쓰레기 때문에 스케이트 링크처럼 미끄러웠다.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의 바닥도 오물투성이였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는 배를 타고 해안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2시간 동안 긴박감 넘치는 위험천만한 순간을 겪고 나서야 겨우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첫째 날 저녁, 해가 떨어지자마자 우리 레이더망에 근처에 있는 어선이 잡혔다. 속도를 내서 따라잡았을 때 우리가 본 것은 단 한 척의 배가 아니었다. 거의 20척 선박이 일렬종대로 늘어서서 유엔 결의안을 무시한 채 북한 해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전부 중국 국기를 휘날리고 있었는데 한국 규정상 통신기를 켜야 함에도 통신기를 켜둔 중국 배는 단 한 척도 없었다. 우리는 약 45분간 관찰하며 동영상을 찍고 선박 식별번호를 메모했다. 그리고 더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기 위해 드론을 띄우자고 결정했다. 

중국 어선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한 선박이 갑자기 안개 경계고동을 울리고 항해등을 깜박거리면서 방향을 바꾸어 우리에게로 돌진했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데도 그 배는 계속 다가왔다. 마침내 10m도 안 남았을 때, 우리 선장은 충돌을 피하고자 황급히 방향을 바꿨다. 늙은 선장은 지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더 있으면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배를 돌려서 항구로 향했다. 돌아가는 8시간 내내 선장은 흥분한 기색이었다. 그는 내내 말이 없다가 가끔 중얼거렸다. “그들은 진짜 엄청나…” 그 사이 중국 어선은 별일이 없었다는 듯이 뻔뻔하게도 북한 해역으로 향했다. 

 

세계 최대 규모 중국 원양어선단의 정체 

중국 정부가 자국 어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한 탓에 터무니없이 강력한 선단이 탄생했다. 중국 원양어선은 허술한 규정을 능숙하게 이용하면서 모든 통제에서 벗어나 힘을 키웠다. 선원들에게 이만큼 강한 야심, 의지, 과감함을 심어준 것도 중국 정부다. 중국 어선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국가는 별로 없다. 국가가 이럴진대 하물며 타국 선장들은 더욱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왜 이 정도로 대담하게 어업 활동을 하는 것일까? 중국 정부 관점에서 어업은 전 세계 해양에 자신의 말을 배치하는 일이고, 식량 안보를 지키는 일이다. 미국 해군이 서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 해역에서 해적을 쓸어내자, 그 빈자리를 중국이 차지했다. 그리고 싹쓸이 조업을 했다. 동시에 중국은 해저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남중국해와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편리한 해로(海路)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STI) 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그레그 폴링은 “거대하고 공격적인 선단 때문에 중국이 어업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선단이 주는 위압감 때문에, 다른 국가들은 중국 어선이 자신의 영해를 침범했을 때 맞서지 조차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자국 인구 14억을 먹여 살려야 한다. 남획과 산업화로 중국 연안에 있는 대부분의 고기가 줄어들었다. 그물을 채우기 위해서는 점점 더 먼 바다로 나가 위험을 무릅쓰고 조업하는 수밖에 없었다. 보안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원양어선단은 2,600개로 세계 최대 규모다.(5) 이는 중국 다음 순위인 대만, 일본, 한국, 스페인 등 4개국에 있는 원양어선단을 전부 합친 것의 세 배나 되는 규모다.

이렇게 추정한 근거가 있다. 영국 해외개발연구소(ODI)가 발표한 2020년 6월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원양어선 수는 1만 6,966척에 달한다. (1980년대 중반에는 고작 13척이었다.) 폴링 이사는 이처럼 중국 어선이 강력해진 이유는 다 중국 정부보조금 덕택이라고 말한다. “보조금이 없었다면 배는 훨씬 더 형편없었을 것이고, 남중국해를 항해할 수조차 없었을 겁니다.”

워싱턴 대학교 교수이자 중국의 어업정책 전문가인 타비타 그레이스 맬러리는 이메일을 통해 중국에서 최근 20년간 시행된 어업지원 시스템을 우리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2018년 전 세계적으로 지급되는 보조금 총액은 354억 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중국 정부보조금이 72억 달러에 달했다고 했다. 맬러리에 의하면, 이런 보조금은 전반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끼쳤다. 보조금을 연료비나 추가 선박 운영비용으로 사용하면서 중국 총 보유 선박은 줄어들지 않고 더욱 늘어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명을 다한 선박 폐기 비용으로 사용한 액수는 극히 적었다.

또 이런 보조금으로 새로운 모터로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고, 트롤선의 경우엔 더 단단한 강철 동체를 구입할 수도 있다. 심지어 선원들이 바다에서 최대한 오래 버틸 수 있게끔 같은 장소에서 머무는 데 필요한 비용, 무장한 안전 요원과 의료진을 태운 선박에 사용하는 비용까지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중국 어민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물고기가 가장 많은 지역을 탐지할 수 있는 자료까지 받는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해양 어업 연구소에서 ‘우리 주변의 바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다니엘 폴리 연구원은 “이런 중국의 공공 지원이 해양 자원 고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폐기됐어야 하는 어선을 계속 운영하게끔 유도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도 이에 동의한다. 보조금 지원 덕분에 남획이 가능한 이상, 어획을 계속하겠다는 목표는 흔들리지 않는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수산물 어획량을 집계한 결과 전 세계 어장의 90%가 이미 과도한 남획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심지어 고갈 상태인 어종도 있다. 다시 말해 스스로 번식해 개체 수를 회복할 능력이 없는 것인데,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고기 10종이 이런 상태다. 

수백만 달러 단위로 어선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국가가 중국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전 세계 어업 활동의 50% 이상이 국가 보조금 없이는 수익을 낼 수 없다.(6) 원양 어업 즉, 어느 나라의 주권에도 속하지 않는 해양에서 하는 어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보조금을 자랑하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8억 4,1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이는 이 분야에서 지원되는 전 세계 보조금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액수다. 스페인의 경우 14%를 차지한다. 이어 중국(10%), 한국 그리고 미국 순이다. 

 

“도둑에게 옆집 털라고 돈을 주는 격”

그러나 활동 중인 선박 수를 보면, 중국은 압도적이다. 2014년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이라고 신고한 원양어선 중 중국 어선이 35% 이상이었다. 비교해 보면, 대만은 593척으로 약 12%를 차지했고, 일본은 478척으로 5% 이하였다. 이런 보조금 때문에 바다에서 어족의 씨가 말랐고, 더 많은 배가 바다로 출항했다. 과도한 남획이 벌어지고 국가끼리 병적인 경쟁이 붙었다. 그 결과 국제적 분쟁으로 번졌다. 선장들이 필사적으로 다른 어선들이 덜 모이는 새로운 장소를 찾다 보니 불법조업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유엔 해양특사인 피터 톰슨은 이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충격적인 비유를 했다. “도둑에게 옆집 좀 털어달라고 돈을 주는 격입니다.” 

영국의 어업 전문 컨설팅 기업 포세이돈 수자원 관리 주식회사가 2019년에 발표한 수치에 의하면, 신고 없이 규제를 무시하는 불법어업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는 중국이다. 중국은 미미하지만 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떼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환경학자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몇 년 전부터 환경운동가나 외국 정부의 압력에 마주한 중국은 더 엄중하게 자국 어선을 통제하기로 했다. 그래서 2016년에 대형 선박의 수를 2021년까지 3,000개로 제한하는 5년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목표가 달성됐는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활동 중인 선박 수의 측정 기준이 되는, 신뢰할 만한 정부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2020년 6월 중국 정부는 자국 어선들에 대해 7월부터 11월까지 남미 앞바다에서 오징어잡이를 중단시켰다. 오징어 개체 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중국이 자신의 의지로 원양 금어기를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리 연구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중국 정부가 정말 대형 선단을 줄이려는 의지는 있다고 봅니다. 단, 실행력 여부는 다른 이야기겠죠. 서양 국가가 자국의 원양어선을 통제하는 것 그 이상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의 원양어선을 통제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듭니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양식업이다. 중국 중산층이 많이 늘어나면서 해산물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다. 야생어 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양식업에 2억 5천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 대책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대다수 양식업자는 양식어를 살찌우기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어분(魚粉)을 먹이로 사용한다. 이 어분은 주로 외국 혹은 공해(公海)에서 잡은 야생 어류로 만든 것이다. 양식어가 먹는 양은 엄청나다. 진열대 위에 도착하기 전까지 양식 참치는 자기 무게의 15배 이상의 물고기를 가루 형태로 먹어 치운다. 해양 보호 단체들은 경보를 발령했다.

이런 어분에 대한 과도한 욕심이 어류자원 고갈을 앞당기며, 불법 조업을 부추긴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원을 빼앗기고 식량 공급망은 불안정해진다. “늘어나는 양식어 수요를 맞추려고 야생어를 잡아들이는 건 불합리한 일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탐험가인  엔릭 사라 전 교수는 한숨을 쉬었다. “야생어를 잡아 양식어 먹이로 줄 것이 아니라 야생어를 사람이 직접 섭취하면 해양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무장 민병대까지 동원한 불법 중국어선들

환경학자들은 고래의 먹이가 되는 크릴새우의 운명도 걱정하고 있다. 2015년 중국 정부는 어분이나 어유(魚油)로 만들기 위해 남극해에서 잡는 크릴새우 양을 3만 2,000t에서 200만t으로 늘리되,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선박의 과도한 증가는 남획과 어자원 고갈을 유발하고 결국 환경을 파괴한다. 어획 지역을 둘러싼 대립이 심해지면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나아가 심각한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2016년 한국 해경은 서해에서 해경 함정을 위협하는 중국 어선 2척에 공용 화기를 사용했다. 한 달 전 같은 장소에서 한국 해경 보트가 중국어선으로부터 공격을 당해 침몰한 일이 있었다. 그해 아르헨티나 역시 자국 영해에서 불법으로 조업하고 있는 중국 어선을 침몰시켰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필리핀과 같은 다른 국가도 비슷한 충돌을 겪었다. 대부분의 경우 중국 원양어선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오징어 어선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 

그레그 폴링 이사는 “바다를 누비는 많은 중국 선박들이 전부 어선은 아닙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중국 선박들은 정부에서 보내준 민병대까지 동원한다. 해양분쟁 지역에서 감시하는 역할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외국의 어선이나 해경 함정을 위협하거나 파괴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서 특별 재정원조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자국 선원들이 남중국해에서 어업 활동을 하게끔 유도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이었다. 남중국해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중국 어부들은 타국 원양어선이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수익 외에도 별도의 현금을 더 받을 수 있다. 남중국해가 상대적으로 벌이가 덜 되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보상받는 것이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어류가 풍부할 뿐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로 중국, 필리핀, 베트남, 대만 이렇게 4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군도 근처에 200척이 넘는 어선으로 구성된 중국 해상 민병대가 주둔하고 있다. 위성 사진으로 보면 중국 선단은 촘촘한 대형을 하고 닻을 내린 상태로 대부분의 시간을 꼼짝하지 않는다. 

“지원금이 없었다면 (중국) 영세 어민들은 거기로 갈 생각조차 못 했을 겁니다.” 폴링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여하튼 군도 주위 물고기 수는 이 중국 어선 때문에 대폭 감소했다. 중국 민병대는 외국 선박과 수 없는 소규모 교전을 벌였고, 중국 정부는 이 지역의 군사화를 위해 온갖 핑계를 대고 있다.

 

 

글·이안 어비나 Ian Urbina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특파원. 환경문제와 해양인권 조사단체 ‘해양무법자 프로젝트(The Outlaw Ocean Project)’를 이끌고 있다. 『La Jungle des océans : crimes impunis, esclavage, ultraviolence, pêche illégale 바다라는 정글: 처벌받지 않는 범죄, 노예, 폭력, 불법조업에 대해』(Payot, Paris, 2019)의 저자다. 

번역·이정민 minuit15@naver.com
번역위원


(1) 모래 바닥을 끌어서 수산물을 쓸어 담는 구조의 어망을 이용해 어업을 하는 배를 의미한다. 
(2) ‘Some 340 Chinese vessels fishing off Galapagos Islands protected waters’, <MercoPress>, 2020.8.10. 
(3) ‘Strings attached : Exploring the onshore networks behind illegal, unreported and unregulated fishing’, C4ADS, Washington, DC, 2019.
(4) ‘The deadly secret of China’s invisible armada’, NBC News, 2020년 7월 22일.
(5) 공해(公海) 혹은 먼 바다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선박을 ‘원양어선’이라고 한다.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어획하는 선원 수는 약 20만 명인데 원양어업에 종사하는 선원 수가 이보다 많다. 
(6) Enric Sala 외, ‘The economics of fishing the high seas’, <Science Advances>, vol. 4, n° 6, Washington, DC, 20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