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노동당 대표의 해독 불가능한 전술
전 영국 노동당 당수 제러미 코빈은 최근 ‘평화와 정의를 위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불평등과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을 지속하기 위한 그 나름의 방식이다. 이 기획은 노동당 후임 당수인 키어 스타머의 우경화 행보로 인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머는 본래 분열된 당을 통합할 적임자라는 이유로 당대표에 선출됐지만, 오히려 좌파 진영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영국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의 애창곡인 <그대 사랑 영원히 숨길 수 없으리> 앨범에 실린 한 수록곡에서 가수 에드윈 콜린스는 첫 소절을 이렇게 시작한다. “그대는 나를 순진하다 하겠죠. 그래요, 언제나 나는 보고 싶은 것만 보니까요.” 거짓으로 가장한 순진함이 얼마나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해가 바로 2020년이 아닐까. 순진을 가장한 덕분에 스타머는 비단 노동당의 당수만 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해준 이들에게까지 칼날을 겨누는 냉혹한 내부 숙청에까지 돌입했으니 말이다.
스타머는 당대표 경선 유세 기간, 도저히 현실이라고는 믿기 힘든 꿈같은 공약들을 내걸었다. 공약대로라면 집단 트라우마를 극복 중인 모든 당원의 바람이 전부 실현될 것만 같았다. 그동안 대다수의 노동당 당원은 제러미 코빈을 지지하며, 그의 대표시절 온갖 우여곡절을 함께 감내해 왔다. 2017년 6월 아슬아슬한 총선 패배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에는 일부 노동당 변절자들이 언론과 야합해 코빈을 표적으로 삼은 보수세력의 선거 캠페인에 가세하면서 노동당은 굴욕적인 참패를 맛봤다.
극심한 위기에 봉착한 노동당
이런 경험 때문에 심한 고통을 앓아온 노동당 당원과 활동가들에게 스타머는 코빈식 사회주의의 주요 뼈대를 계승하는 ‘10가지 약속’이 담긴 새로운 노동당 강령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예가 철도 재(再)유화, ‘뉴 그린뉴딜’, 대학 등록금 폐지, 임대료 규제,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건설 사업이었다. 게다가 이 모든 정책을 전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인물이 이끈다고 상상해보라. 더는 골수 반제국주의자가 아닌, 그야말로 인권 전문 변호사 회사를 설립하고 전직 검찰총장을 역임한, 여왕에게서 기사작위까지 수여받은 상류사회의 저명인사라고 말이다. 이런 환상적인 조합이라면 아마도 당을 한데 통합하는 것은 물론, 차기 선거에서도 줄줄이 승리를 안겨다 주리라.
스타머는 두 경쟁자인 노동당 강경 좌파진영의 레베카 롱베일리와 본인과 동일한 우파(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우클릭 경향이 심화) 진영의 리사 낸디를 손쉽게 따돌렸다. 2020년 4월 당내 경선에서 스타머는 2015년과 2016년 선거에서 전임 당수가 올린 득표율과 맞먹는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코빈주의를 표방한 거물급 인사들의 지지를 받아 입후보했는데, 그 중에는 코빈을 지지하는 평당원 그룹 ‘모멘텀’의 창설자 로라 파커도 있었다. 하지만 9개월만에 이 환상적인 조합은 깨졌다.
노동당은 극심한 위기에 봉착했다. 스타머 신임 대표가 코빈 전 대표를 향한 반유대주의 비판에 가세하면서 코빈의 의원직 수행을 금지한 것이다. 노동당의 데이비드 에반스 사무총장도 지역조직 차원에서 코빈의 탈당과 관련해 모든 논쟁 가능성을 차단했다. 현 지도부의 권력 장악에 발판이 돼 준 모든 정책들이 폐기됐다. 노동당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으로 예고됐던 ‘10가지 약속’ 역시 당의 웹사이트에서 흔적 없이 자취를 감췄다.
애당초 스타머의 전략은 어느 정도 기회주의와 얄팍한 술책에 기댄 면이 없지 않았다. 전당대회가 열린 좌파 성향이 짙은 도시 리버풀을 방문한 스타머는 선거 유세 중에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반동적인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과는 앞으로 일절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989년 힐스버러 참사(1)를 왜곡 보도한 이 언론을 상대로 그동안 보이콧 운동을 벌여온 노동당 당원들은 스타머의 결정에 큰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스타머는 당 대표에 선출되자마자 재빨리 <더 선>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2019년 12월 노동당이 총선에 참패하고 얼마 뒤 발표된 당대표 경선 유세 동영상에서, 스타머는 마치 1980~1990년대(대부분의 노동당 좌파 원로 인사가 정치활동을 시작한 시대) 사회투쟁의 기수인 것처럼 소개됐다. 가령 와핑지역 인쇄업자들이 벌인 반 머독 파업(1986년)이나 동물보호운동가들이 제기한 대 맥도날드 소송전(1990년대)과 같이 스타머의 과거 이력이 하나둘 저화질의 구 영상자료를 통해 소개됐다.
하지만 2003년 이후로는 끝이었다. 특히 스타머가 고귀한 사회운동에 투신하던 시절 입은 허름한 변호사복을 벗고,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관할하는 지체 높으신 기소국장 복장으로 갈아입은 2008년 이후로는 단 한 점의 영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소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 노동계급의 자녀(아버지는 연장 제작공, 어머니는 간호사)는 진보와는 한참 거리가 먼, 강경한 태도를 고수함으로써 지배계급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가 노동당 당수로 재임하는 몇 달간 보여준 행보는 흡사 그가 노동당 출신 고든 브라운 총리 밑에서 검사로 일하는 동안 보여준 변화 혹은 적응 과정을 고스란히 압축해놓은 것만 같았다.
그는 2015년 런던 선거구에서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어 일 년 뒤 노동당 예비내각(그림자 내각) 브렉시트부 장관(2019년 선거 결과에서 보듯, 노동당의 당원들은 대다수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바라는 반면, 노동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유럽연합 탈퇴를 희망했다)(2)에 올랐다. 노동당은 브렉시트에 대한 기존 입장 때문에 총선에서 두 번째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모호한 공약을 내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미적지근하고 서투른 공약은 유권자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 스타머는 당 대표가 되자마자 서둘러 공약을 폐기했다.
그는 ‘친유럽’이라는 꼬리표가 얼마나 그에게 값비싼 정치적 대가를 요구하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았다. 자신이 ‘휴머니스트 검사’(타블로이드 신문이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를 어이없이 여기는 나라에서 이 말은 분명 불명예스러운 비판에 해당했다)가 아니라고 설득해야 했던 2008년만큼이나 결연하게 그는 이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코빈이 ‘아우슈비츠의 문을 열’ 것이다?
코빈이 당수로 재임하며 스스로 조장한 것처럼 여겨지는 반유대주의 스캔들(3)은 사실상 스타머의 경선 캠페인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반면 경쟁자인 롱베일리나 낸디는 놀랍게도 ‘유대노동운동’(JLM)이 제기하는 의문과 비판 앞에 스스로를 ‘시오니스트’라고 선언하며 선수를 쳤다. 그러나 스타머는 이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일단 당 대표로 선출되자, 첫 공식 발언에서 그는 오로지 두 가지 사안만을, 다시 말해 코로나-19 사태와 ‘반유대주의의 오점’만을 파고들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두 주제는 그의 주력 현안이 될 정도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사태와 관련해, 그는 정부의 참담한 팬데믹 관리 실태를 비판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노선을 고수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 한 발 앞으로 나와 정부당국에 고압적이고 근엄한 목소리로 ‘경종’을 울리곤 했다.
그는 좀처럼 보수당 보리스 존슨 총리의 정책에는 반기를 들지 않으면서도, 좌파 진영만은 득달같이 공격했다. 첫 타깃은 롱베일리였다. 2020년 6월, 그녀는 “미국 경찰이 ‘목을 무릎으로 눌러 제압하는 기술’을 이스라엘 첩보기관에서 배웠다”고 주장한 배우 맥신 피크의 인터뷰 내용을 트위터에 공유했다가 그만 노동당 예비내각 교육부장관직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녀는 자신의 주장을 공식석상에서 철회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스타머는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비판하며 옛 정적을 곧바로 징계 처리해버렸다. 노동당 좌파 진영에 속한 모든 인사가 의혹의 표적이 됐다.
더욱이 스타머 당대표는 반유대주의 비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누구든 사실 근거와 무관하게 곧장 해임 처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정작 그와 우호적인 다른 인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가령 친나치주의 성향의 전 하원의원 낸시 에스터에 대해 경애심을 표현한 레이철 리브나, 2020년 7월 트위터상에서 한 유대인 사업가를 ‘보수정권을 조종하는 꼭두각시 조종사’에 비유한 스티브 리드 등은 이 원칙에서 제외됐다. 롱베일리 해임 이후, 당내부적으로는 롱베일리가 스타머와의 갈등을 빚은 것이 재등교에 결사반대하는 교원 노조를 지나치게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지난 10월,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평등인권위원회(CEHR)가 당내에 반유대주의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코빈은 당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사실 이 보고서에 앞서 코빈 지도부는 CEHR의 평가용으로 또 다른 내부보고서를 제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그만 언론에 유출된 것이다. 유출된 문서 중에는 반유대주의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던 여러 노동당 책임자들이 실제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후속 조치도 취할 생각이 없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왓츠앱의 메시지와 이메일 기록이 담겨 있었다.
CEHR의 보고서는 이 내용을 한층 더 보강한 뒤 지도부의 세 가지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첫째, 켄 리빙스턴 전 런던시장과 무명의 랭커셔 주의회 의원의 반유대주의 발언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둘째, 내부 절차(반유대주의 벽화에 관해 코빈의 페이스북에 남겨진 댓글에 대한 대응과 리빙스톤의 신속한 탈당처리를 위한 내부 절차를 차단)를 막기 위해 개입했다. 셋째, 당 간부들이 반유대주의 문제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제대로 교육하지 않았다. 당내부적으로 CEHR의 비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물론 좌파 인사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CEHR은 지도부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견지했지만, 그럼에도 언론이 퍼뜨리는 과도한 비판 물결에 가세하지는 않았다. 언론은 아주 신바람이 나서 유대인의 ‘존재위협’까지 들먹여가며 당시 위기사태를 코빈에게 앙갚음하는 기회로 악용했다(보수주의 성향의 칼럼니스트 사이먼 헤퍼는 코빈이 ‘아우슈비츠의 문을 다시 열 속셈’(2010년 7월, LBC)이라고까지 비판했다).
코빈은 CEHR의 보고서를 수용하면서도, “언론과 당 내외 적들이 이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서투른 면모를 보였다. 사실 문제가 과장됐다는 것은 스타머 역시 반박할 수 없는 진실이었는지 모른다. 그 역시 이 반유대주의자가 이끄는 예비내각을 위해 일한 인물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그는 반유대주의를 꼬투리 삼아 결국 코빈의 노동당 당적을 박탈했다.
사실 코빈의 당적을 박탈한 동기가 무엇인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불분명하다. 코빈이 반유대주의 문제들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에반스가 고의적으로 사용한 모호한 표현대로, 그가 ‘당의 위신을 실추’시켰기 때문일까? 노동당 내 모든 계열을 대표하는 최고의결기구인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NEC)는 만장일치로 코빈의 복당을 결정했다.
하지만 스타머는 코빈의 노동당 하원의원 자격을 계속 거부했다. 수십여 개에 달하는 노동당 계열의 조직들(특히 노동조합과 청년단체)이 전 노동당 대표를 향해 지지를 표명했다. 이에 에반스는 이 문제는 논쟁의 대상이 아님을 명시하며, 그들의 당원 자격도 함께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일부 전국집행위원회 위원들은 파업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악순환은 계속됐다. 불과 수개월 만에 여러 노동조합들이 탈당을 결심했다. 앤서니 블레어 시대에는 무려 수년에 거쳐 일어난 일이었다. 사실 현 사태를 보면, 정말 중요한 문제는 노동당 안에 정말 반유대주의 문제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아닌지도 모른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문제는, 숙청바람에 대한 비판을 무조건 반유대주의로 몰아세우는 현 행태가 정작 CEHR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더 잘 실천할 수 있는 길인지, 아니면 더 어렵게 만드는 길인지를 구분하는 일일 것이다.
흑인인권운동이 ‘일시적 사건’?
오늘날 당을 통합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2019년 총선 참패에 대해 분석한 내부보고서, <노동당 투게더>는 당의 화합을 위해 여러 가지 길을 제시했다. 물론 선거 참패의 주된 원인이 브렉시트를 묻는 제2의 국민투표라는 모호한 공약이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위 보고서는 우파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한층 더 높은 ‘프로정신’과 ‘애국심’을 발휘해야 하고, ‘모멘텀’의 젊은 사회주의자들을 소외시키지 않도록 계급투쟁을 더 아낌없이 지지하고 지금보다 한층 더 대담한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사실도 역시 강조했다.
하지만 현 노동당 지도부는 보고서의 이 일리 있는 주장을 잘못 해석한 것만 같다. 먼저 질서나 치안과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해 여전히 보수당을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으니 말이다. 또한 사회나 경제문제와 관련해서는, 예비내각 재무부장관인 안넬리제 도즈가 표방하는 중도주의 입장만을 계속 고집할 뿐이다. 공공지출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을 골자로 한 존슨 정부의 예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더 이상 노동당은 보수당과 거의 세밀한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사실 진보적인 노선을 무조건 거부하는 행태는 스타머 당수 체제가 들어선 이후 가장 논란이 무성한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신임 노동당 대표는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일종의 ‘일시적 사건’이라고 폄훼하며, 미국의 경찰 폭력 비판에 반대했다. “나는 기소국장으로 5년 간 영국과 웨일스의 경찰들과 함께 일했다. 그들과 함께 수많은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모두가 알겠지만 나는 경찰을 굳게, 그것도 아주 굳게 지지한다. 기회가 될 때마다 내가 수행한 경찰 관련 정책들이 이를 여실히 증명하듯이 말이다.”(4) 스타머의 예비내각에 참여 중인 한 사회주의 그룹은 군인 및 경찰이 임무 수행 중에 행한 범죄에 대해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존슨 정부의 두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결국 이들은 사퇴하는 처지에 이르렀고, 당의 내홍도 깊어졌다. 사실 노동당의 공식 입장은 이 법안에 반대표가 아니라, 기권표를 행사하는 것이었다. 전직 인권변호사가 이끄는 당의 행보로서는 참으로 놀랄 만한 일이었다.
경제문제에 있어, 노동당은 도즈 여사가 열심히 압박한 덕분에 비록 미흡하게나마 리시 수낙 재무부장관이 현재와 같은 사회정책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중 앞에 수치를 대가로 코빈의 지지자들에게 줄 수 있는 전부라고 보기에는, 너무 미약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 스타머는 존슨 정부에 대한 비판은 아끼는 매우 온정적인 보조자 역할에 만족해왔다. 그 결과 내부적으로 스타머의 정책은 당원 개인의 일대일 정책 홍보를 가로막고, 가장 헌신적인 당원을 억압하며, 노동조합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러나 대관절 변절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그것이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하게 규정하기 힘든 한 지도자의 변절이라면 말이다. 전쟁범죄 사면법에 반대표를 던지기를 거부한 전 인권변호사, 열렬한 브렉시트 지지자로 변신한 친유럽주의자, 당내 숙청을 자행하면서도 화합을 내세운 당대표 후보자.
물론 이런 변신은 민심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어쨌거나 언론에게는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스타머에게 진정으로 순진한 면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언론의 축복이 자신을 권좌로 이끌 것이라는 그의 믿음 아닐까?
글·오웬 헤덜리 Owen Hatherley
작가. 주요 저서로 『Red Metropolis : Socialism and the Government of London붉은 메트로폴리스 : 사회주의와 런던 정부』 (Repeater Books, 2020) 이 있다.
번역·허보미 jinougy@naver.com
번역위원
(1) Quentin Guillon, ‘A liverpool, le football comme creuset de l'identité 리버풀FC의 성공은 사회주의에 기반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한국어판 2020년 11월호.
(2) Chris Bickerton, ‘Pourquoi le Labour a perdu 영국 노동당은 어떻게 패배했는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한국어판 2020년 2월호.
(3) Daniel Finn, ‘Antisémitisme, l'arme fatale 노동당과 전쟁 중인 영국 언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한국어판 2019년 6월호.
(4) Elliot Chappell, ‘Starmer says he regrets calling Black Lives Matter mouvement a moment’, <Labour List>, 2020.7.2. http://labourlis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