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단신

2011-07-11     편집부

<중국을 바꾼 30년> 카롤린 퓌엘

베테랑 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중국을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바라본다. 시기를 나누어 글을 전개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첫 번째 시기는 1980~90년으로, 중국이 경제개혁과 개방을 시작했다. 특히 1989년에는 정치 자유화를 꿈꾸는 소수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가혹한 탄압을 받는다. 두 번째 시기는 1990~92년으로, 제2의 개혁 바람이 불면서 중국 체제가 전체주의에서 권위적인 통제로 이행했다. 세 번째 시기는 2000~2010년으로, 기업의 민영화가 일어났다. 2001년에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본격적으로 세계화에 진입해 많은 이득을 얻는다. 물론 혼란도 따른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새로운 ‘균형’을 찾는다고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회적 긴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아직 중국은 확신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형사 사법제도와 신자유주의> 에머 벨

저자의 최근 박사학위 논문과 내용이 연결되는 이 책은 영국의 형사사법제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끈 신자유주의의 도래 이후 나타난 형사사법제도 정책의 변화를 상세히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형사사법제도의 처벌성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이끄는 정치 문화에서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를 보호하는 역할 대신, 원칙에서 벗어난 행동을 처벌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역할에 몰두하고 있다. 1979년 이후 정권을 잡은 내각들이 개인의 책임 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원칙에 따른 것이다. 사법 분야에 종사하는 독자라면 참고자료가 방대한 이 책을 통해 영국의 형사사법제도 기능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법률 비전문가 독자라 해도 영국 정치 문화의 변화에 대해 깊이 사고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거짓 이익> 딘 베이커

2008~2009년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복잡한 금융 시스템을 설명하는 것은 일단 잠시 접어둔다. 미국 경제학자인 저자는 미국에서 부동산 거품이 커지다가 결국 꺼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분석을 통해 미국의 문제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잘못된 금융지원책, 경기부양책의 한계, 중앙은행의 소극적인 통화정책이 문제인 것이다. 또한 저자는 정책 결정자와 경제 엘리트의 잘못, 또 이들의 긴밀한 관계를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은 이번 위기의 국제적인 면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 국가 금융기관들의 긴밀한 관계에 천착하다 보니, 위기가 국제적으로 번져나간 점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것이다. 

<낡은 세계를 끝내려면> 토마 쿠트로, 다비드 플라셰, 도미니크 메다

“자본주의 산업세계는 더 이상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경제·사회·환경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의 낡은 세계와 손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해결책은 저자마다 다르다. 저자들은 경제나 사회 기준으로 삼는 지표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거나, ‘녹색 성장’의 신화를 반박한다. 저자들은 새로운 성장모델로 가는 길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포스트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까? 노동을 해방시켜야 하는가, 아니면 노동에서 해방되어야 하는가? 이 가운데 도미니크 메다는 노동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뤼노 테랭에 따르면, 노동시간이 줄면 여가시간을 정치활동에 활용해 민주주의가 활발해진다고 한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과도기의 길’은 변화를 이끄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