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이란 이름의 허약한 세계경제

부동산 거품을 인위적 소비·성장촉진제로… 파생상품투자, 투기 혈안

2008-12-30     아크람 벨카이드 | 언론인

 

 사람들은 "건설 경기가 좋을 때는 모든 것이 다 좋다"라고 말한다. 건설 분야가 성장을 촉진시켰다고들 한다. 하지만 중산층이 힘들어지고, 잠재적인 구매자들의 대출 기회가 줄어들면, 모든 것이 멈춘다.

'피터슨 연구소'의 경제학자 애덤 S. 포즌은 "우리가 부동산을 상기할 때면, 우리는 즉각 투기 거품을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 기본적으로 현실적인 수요가 존재한다. 수요가 없다면 투기현상도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국제 유로모니터'가 작성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중산층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1) 그것이 부동산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구통계학적 긴장과 크게 개선된 개발도상국들의 구매력 또한 전 지구적으로 매년 평균 8%씩 수요를 끌어 올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2000년대초 급신장
 물론, 그 수요를 완전히 만족시키는 것은 요원하기만 하다. 부유국 클럽 소속(이탈리아, 그리스, 영국)의 많은 국가들이나 혹은 그렇지 못한 국가들(알제리, 이집트, 아르헨티나)이나 주택 부족의 현실을 모두 공감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경향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 탓도 있지만, 성인 1인 가구들이 증가하고 있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북아메리카와 서구, 일본에서 그러하다.
 무엇보다 전지구적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부동산 개발 붐의 원인이 되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제르피(Xerfi) 연구소는 "부동산 개발 분야의 전 지구적인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2) 그 전례가 없을 정도"라는 자료를 내놨다. 2000년 3월부터 급작스럽게 신기술의 거품이 붕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분야는 매년 평균 4%대(2001년 피크 때는 10%의 기록을 갱신)의 신장세와 함께, 세계의 경제도약을 유지시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며 가장 역동적인 분야가 됐다.
 부동산은 일상적 경제 활동, 대출, 가구 소비 그리고 자산 형성을 위한 저축통장 활용 등, 그 지평을 여러 분야로 넓혔다. 부동산 분야를 평가할 때 흔히 부동산중개소, 자금, 중개료 등의 표현을 쓰는 부류도 있고, 공공사업 이외의 건설에서 찾는 부류도 있지만, 부동산 분야는 세계 경제에서 여덟 번째 고용주다. 그리고 그 고용주가 창출하는 일자리의 80%는 건설 부문이다.3)


 국가 경제 좌우… 향후 지속적 성장
 '부동산과 금융저축 연구소(IEIF)'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부동산이 국내 총생산 증가율에 18%나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제의 원동력, 서비스 산업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지키는 부(富)의 생산자, 7%의 일자리 기반을 갖춘4) 여섯 번째 고용주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부동산이 경제 활동의 15%를 장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부동산 정보지들이 20 여종에 이르고, '미국의 동향 연구소들'은 철저히 부동산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 윌리엄 프렉켄스타인은 "단순한 한가지 사실이 대다수의 경제 개발에 작용하고 있다"며 "즉, 모든 부동산 하락은 신장세 둔화와 구직자수의 증가 둔화와 동의어"5) 임을 상기시켰다.
 한편 많은 국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통계 자료가 없어 부동산이 국가 경제에 정확히 얼마나 기인하고 있는지 평가하는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령 사람들은 공사장에서 신고하지 않은 사업의 중요성은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건설업은 호텔업이나 요식업과 함께 불법 노동자들을 가장 많이 고용하는 활동 중 하나이다.
 요컨대 부동산은 소비와 설비 비용을 바탕으로 한 분야다. 선진국들의 경우, 부동산이 가구 소비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구 수입의 평균 20~30%를 부동산에 쓰고 있다. 집세에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주택 비용(대출, 보험 등), 주택 설비비 등이 그것이다.
 부동산은 심지어 향후 지속적으로 수년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왜냐 하면 이 분야가 온난화에 대비한다는 명목 아래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갈수록 제기되는 '녹색 경제'의 출현은 새롭게 근대화 사업 추진과 환경 기준 설정의 계기가 되고 있다. 선진국들에서만 이 분야는 최소 1조 달러 규모에 달한다.


 
 소유욕·금융이윤 맞물려 '투기 거품'
 그러나 부동산은 단순히 경제적인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투자 상품이다. 왜냐하면 세계적으로 개인 저축 계좌의 3분의 1 이상이 부동산 취득이나 혹은 자산(프랑스인들 자산의 70%가 부동산)을 구축할 목적으로 투자 상품에 가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통념과 달리, 거품투자의 원인은 가구가 아니라, 주로 기관 투자와 각종 펀드가 그 원인이다. 이 펀드들이 부동산 시장의 자연스러운 상승세를 자극하며, 세계 부동산 분야(고급 부동산 투자를 포함)에 지난 8년 동안 10조 달러 이상 쏟아부었다.
 파리의 한 펀드 매니저는 투기 거품의 원인을 두 펀드의 움직임이 한 지점에서 결집되는데서 찾았다.
 첫 번째는 자발적이든 아니든 간에, 수많은 가구가 자기 주택을 소유하겠다는 욕망이 만들어 내는 움직임이고, 두 번째는 금융 산업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금융기업의 전략은 최근 몇 년간 현금의 일부를 고수익성을 낼 수 있는 개인 대출에 재활용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움직임을 이끄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부동산 회사들과 금융 로비스트들이 정치권을 부추겨 주택 소유를 찬양하도록 했다. 미국의 경우 2000년과 2004년 대선 캠페인 때 그러했다. 조지 부시는 심지어 재선 캠페인 동안 '오너쉽 사회'를 주창했다.
 니콜라 사르코지는 이 논지를 2006년 9월 재활용했다. 그는 한 선거 연설에서 "우리 프로젝트는 모두가 집을 소유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외쳤다.6) 중국에선 1990년말에 당국이 국민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허가하기 위해 법을 만든 이후, 가계의 신용 대출 비율이 1998년 1%에서 2006년 13%로, 2015년에는 그 점유율이 24%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린스펀, '자본시장 강화' 강변
 모기지 위기(서브 프라임)이후, 우리는 부동산 금융 산업이 오로지 개인을 상대로 한 대출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 일단 은행이 지급 보증을 하면, 이 대출자금들이 부수적인 부채시장의 자금줄 노릇과 각종 파생상품 개발의 계기가 됐다. 그 중 하나가 투자자들에게 채무자의 채무 상환 불이행을 대신 책임지는 유명한 신용 파산 스왑(CDS, credit default swap)이다. 이 시장은 통제 불가할 만큼 급팽창했다. 그러다 일부 부채상환 능력이 없는 가계들이 급격한 CDS의 감가상각을 유발시키면서, 연쇄적으로 은행 분야에 큰 손실을 입혔다.7)
 만약 미국 연방 준비제도이사회가 2000년대 초반 그렇게 느슨한 통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위기를 피할 수 있었거나, 혹은 이처럼 여파가 크지 않았었을 수도 있다. 채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금리를 6,25%에서 1%로 내림으로써, 은행들은 손쉽게 자금을 끌어다가 가계 대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담보대출의 완화가 금융위기를 가중시키고 있고, 대출 지원금으로 부동산 소유를 상승시킴으로써 시장의 진실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을 잘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주택 소유자들이 늘어남으로써 자본시장의 유지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했었고, 지금도 그렇게판단하고 있다"8) 며 정치적 이유 때문에 주택 거품을 의도적으로 부추기려 했음을  애써 부인하고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등 여러 유명 경제학자들은 인위적으로 소비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부동산 부문을 지렛대 삼았다며 그를 비난했다. 메커니즘은 아주 단순했다. 금리 인하는 주택담보 대출자에게 있어 유리한 조건으로 신용 대출을 재협상하고 소비할 현금을 마련할 기회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는 특히 가계 소비가 미국 경제의 3분의 2수준과 맞먹는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프랑스·독일, 위기 정도 덜해
 또한 프랑스에서는 사르코지가 프랑스인들의 구매력 증가에 대한 토론장에서, 충전식 주택담보대출을 옹호했다.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하는 장치를 단순화함으로써, 그 대출은 하나 이상 여러 개의 소비 대출의 담보 역할을 하게 된다. 부채를 상환한 후에도 다른 대출이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빚더미에 나 앉게 되는 위험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낮은 금리의 투기성 부동산 자본의 출현과 되풀이되는 가계 빚더미가 합쳐져, 결국 미국과 전 세계를 재앙 속으로 몰아넣었다. 투기붐은 투기꾼들이 계속해서 건물(2001년과 2007년 사이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 중 40%가 건설 부문이었다.)을 짓도록 부추겼다.
 주택 공급 과잉으로 매수자가 더 이상 없게 되었을 때, 투기꾼들은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 심지어 임대조차 힘든 주택을 매입하도록 저소득층을 꼬드겼다. 이런 연쇄반응 탓에, 서브 프라임 위기를 맞았고, 위험 상품에 투기했던 대형 은행들이 거의 파산 직전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선진국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이번 위기는 사회학적 규범이야말로 소비와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부동산 부채에 기대는 정치적 전략을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예컨대 프랑스, 특히 독일은 아직까지는 손실이 극히 한정적이다. 대부분의 가구들이 집을 매입하는 것보다 임대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 |조은섭


* 프랑스 라트리뷘 기자. <알제리를 향한 조용한 시선>(2005)의 저자.

 

1) 주택 트렌드, 2008년 7월 15일.
2) 제르피 연구소, <세계의 부동산 활동>, 2007년 11월
3) 여기 자료는 국제 통화기금, 세계은행, 경제발전협력위원회 등, 국제기구에서 찾은 자료들이다.
4) <경제속의 부동산>, IEIF, 파리, 2008년
5) <우리가 은행을 구함에 따라, 경제는 침몰한다.> 2008년 11월 3일 <반대 의견자들의 연대기>.
6) 2006년 9월 14일, '국민운동 연합' 당수, 니콜라 사르코지는 전당대회에서 불안을 없애고 미래의 프랑스는 각자 주택 소유자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7) <자유주의의 붕괴>, <마니에르 드 브와르>, 파리, 102호, 2008년 12월-2009년 1월.
8) <혼란의 시대>, <새로운 세계 속에서의 모험>, 펭귄 프레스, 뉴욕, 2007, 531 페이지,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