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이 많은 사헬 지역

말리 지역 프랑스군 철수?

2021-03-31     필리프 레마리 | 기자

말리 지역협회들에 의하면, 2021년 1월 3일 프랑스군의 ‘바르칸’ 작전으로 분티(Bounti) 마을 주민들이 사망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말리인들의 이런 주장은, 2013년부터 계속된 지하디스트의 수탈, 정부의 무관심, 국제적 군사경비의 억압을 견디고 있는 말리인들의 프랑스를 향한 분노를 반영한다. 프랑스 정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때다. 

 

8년에 걸친 대대적인 군사적, 경제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테러리스트의 활동 범위는 말리 북부에서 중부로, 부르키나파소 북부, 니제르 북부까지 크게 넓어졌다. 유엔 서아프리카·사헬 지역사무소(UNOWAS)에 의하면 2019년 사망자는 약 4,000명으로, 이는 2016년의 5배에 달한다. 한곳에 정착하지 않는 무장단체들은 ‘정부의 부재’(1)를 틈타 도시를 떠나 무기·마약밀매, 물자, 반군, 이주민들의 요충지인 국경지대로 모였다.

2013년 ‘세르발’ 작전 후 사헬 지역에 주둔 중인 프랑스군은 수백, 수천 명의 카티바(무장세력) 반군 장악에 실패했다. 프랑스군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피하는 반군들은 공식적인 통치권을 수용하지 않고, 주민들 속에서 은밀하게 정착전략을 펼친다.

 

말리군의 이면

맞은편에는, 유럽연합 말리 군사훈련단(EUTM)의 파병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헬 지역의 ‘몸집만 큰’ 실속 없는 말리군이 있다. 말리 정부가 언급한 1만 6,000명 중 작전수행이 가능한 병사는 1만 명 미만으로 파악됐다. 흔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국가 간 전쟁이나 정권보호를 위해 훈련된 군인들은 내전이나 초국경적 성격이 강한 분쟁에는 준비가 덜 돼 있다. 전투력 부족 탓에 이동이 적은 보병은 부대와 본부에 오랜 기간 고립돼 지내는데, 니제르에서처럼 이들은 반군들의 공격 대상이 된다. 반면 말리군은 연쇄적인 평화협정 체결(1992, 2006, 2013, 2015)로 지역의 다른 군대처럼, 특히 투아레그 반군을 포함한 퇴역군인들을 여러 번 소환해야 했다. 재정상황은 나빠졌고, 군대의 진급조건에도 의문이 제기됐으며, 최고사령부를 포함해 곳곳에 부패가 만연했다. 게다가 무기 시장에서 2010년대에 비싸게 산 몇몇 전투기와 공격헬기는 이제 못 쓰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군, 프랑스군, 미군의 지원과 훈련 그리고 2015년부터 실시된 야심찬 ‘5개년계획’에 따른 군정비계획에도 불구하고 말리군의 패배는 계속됐다. 말리군은 중부 지역에서 벌어진 반군들의 공격 앞에서 너무 쉽게 무너졌고, 수십 년 동안 통제권을 상실했다. 그리고 2020년 1월에서야 간신히 일부만 탈환하기 시작했던 북쪽 지역에서 퇴각했다. 설상가상으로 말리군은 전쟁범죄 판결을 받았다. 인권문제 전문가인 세네갈 출신 알리운 틴(2)에 의하면, 말리에서 자행된 2020년 초법적 처형 건수가 200건 이상이었는데, 특히 몹티와 세구 지역 중심의 중부 지역에서 다수 발생했다.

2014년부터 사헬 지역의 군대들은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모리타니, 차드로 구성된 사헬 G5(3)로서, 경제·사회적 발전 및 국경지대의 안정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회원국은 사헬 G5 ‘연합군’ 작전에 1~2개 부대 병력을 배치하고 있고, 은자메나(차드)에 주둔 중인 ‘연합군’은 바마코에 자체적으로 참모부를 두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군 ‘바르칸’ 참모부와 협조한다. 경계구역을 넘어 100km까지 추격이 가능한 국경지대에서 펼치는 합동작전과 신속대응부대 배치 외에, 사헬 G5는 정보교환과 국가안보정책들의 조화를 꾀한다.

사헬 사하라 안보정책센터(C4S)의 대표인 모리타니 출신 아메두 울드압달라는 “처음에는 좋은 생각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그는 “구멍들이 뭉친다고, 빈 공간을 채울 수는 없다. 더군다나 다자주의와 외부 자금조달이 더욱 복잡해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결국 지리멸렬한 상황으로 끝날 것이다.” (France Info 라디오 채널, 2019년 12월 11일)라고 설명했다. 추후에 세네갈이나 코트디부아르와 같은 다른 국가들이 합류할 경우에 상황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2020년에는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의 ‘3개국 접경’ 지역인 립타코-구르마에서 특히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역을 완벽하게 통제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지난 1월 2일 오토바이를 타고 온 말리 반군들은 백여 명의 니제르 주민들을 살해했으며, 이는 최근 10년 중 최악의 학살이었다. 지난해에는 초소 공격으로 100명이 넘는 니제르 군인이 사망했다.  2020~2021년 가장 많은 프랑스 군인 희생자를 낸 곳도 이 지역이다(2013년 이후 55명 사상자 중 12명).

 

‘최악을 피하자’

이 지역에서 전쟁에 가장 익숙한 군대 중 하나인 차드군은 연합군에 8번째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지만, 올해 사헬 G5의 의장을 맡기로 한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은 이 계획을 철회했다. 니제르 지하디스트 보코하람의 활동구역 중 하나인 차드 호수지역에서 지속적인 공격이 발생하면서, 차드 대통령은 그곳에 우선적으로 정예부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 8월 헌법 수정 후 스스로를 ‘차드의 명예원수’로 칭한 그는, 30년 이상 유지해 온 자신의 독재정권이 위협 받을 경우 언제든지 정부군을 동원한다. 

말리 안정화를 위해 다차원적 임무를 수행하는 유엔 평화유지군 미누스마(Minusma)는 사헬 지역 안보를 담당하는 중요한 군대로, 그 병력 수가 5년 만에 1만 4,000명을 넘어섰다. 말리 전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누스마는 민간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사헬 지역의 국가 원수들은 국제사회에 유엔헌장 제7장을 적용해, 더 날쌘 병사를 파견해 강한 임무를 부여한다. 그런 방법으로 합법적 방어를 넘어 ‘평화정착을 강요할 수 있도록’ 요청 중이다. 이렇게 하면 평화유지군이 중앙권력과 자치주의 집단들의 분쟁구역인 북부, 부족대립 같은 지하디스트 활동의 진앙지가 된 말리 중부에서 동시에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파견단은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2019년 12월 다카르 포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상금을 지불하는 기계”가 될 뿐이다. 이와 관련, 헬 사하라 안보정책센터(C4S)의 울드압달라 대표는 “위협의 수위가 다소 심각해서 국제적인 지원을 응당 요구할 수 있다”며, “능동적이지 못한 평화유지군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국제사회의 평판이 떨어지고 있다. 우리 지역엔 이런 공격을 견뎌낼 힘도, 대응할 자원도 연대도 없으며, 특히 이런 공격이 종족 문제로 퍼지게 되면 더더욱 어렵다”라고 지적한다. 

‘세르발’ 작전에 이어 현재 사헬 지역 5개국에서 ‘바르칸’ 작전을 펼치고 있는 프랑스군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4개월마다 투입되는 5,100명의 병력과 강력한 항공무기(말리에서 헬리콥터 사용, 은자메나에서 수송기 사용, 니아메에서 드론과 전투기 사용)를 앞세워, 프랑스군은 지역 안보를 장악하고 있다. 니콜라 노르망 전 주말리 프랑스 대사는 “프랑스군이 철수하면 대혼란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마리안느(Marianne)>, 2020년 8월 30일 자). 프랑스군은 특히 해군부대와 용병부대를 주둔시키면서, 식민지 시대 때 물려받은 효과적인 ‘파견문화’를 잘 이용하고 있다. ‘바르칸’ 군인들은 오늘날에도 마을을 수색, 야간기습, 불심검문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현재 아프리카군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2020년 8월 18일 말리의 쿠데타(4)가 보여주듯,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프랑스군의 ‘승리’로 치켜올리던 2013년 이후(5) 8년이 지난 오늘, 서유럽 크기만 한 땅을 통제할 목적으로 실행한 이 작전에서 프랑스군은 불안정한 정권과 약화된 군사조직으로 난처한 상황에 봉착했다. 프랑스군이 현대식 무기에도 불구하고 한계에 직면한 이유는, 그들의 너무나 높은 목표들 때문이다.

그 과도한 목표들이란, 테러의 위협을 줄여 지역 주체들이 이를 통제할 수 있게 할 것, 몇 번의 전술성공에도 궁극적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 사헬 지역 지하디스트 카티바의 위험성을 억제할 것, 원칙에 따라 부족이나 종족문제를 토지, 물, 가축분쟁과 함께 다루지 말 것 등이다.(7) 

이미 2019년 6월, 프랑수아 르코앵트르 프랑스 국방참모총장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니제르 고리의 안정화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전쟁의 목적에 대해 어떤 환상도 갖고 있지 않은 듯한 그는 사헬 위기의 ‘체계적’ 측면을 고려할 때,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며 “군인이라면 최악을 피하는 것에 만족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들, 특히 말리 주민들이 점점 프랑스에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프랑스군 주둔을 유지하는 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8) 

부르키나파소와 접경지역 근처에 있는 오고사구 마을에서 도곤족 괴한들이 130명의 풀라족 주민들을 대량학살한 몇 달 후, 2019년 9월 ‘말리에서 금을 약탈’하는 프랑스군의 모습으로 보이는 합성사진이 다시 수면 위에 올랐다. 그 다음 나온 합성사진은 프랑스군이 ‘지하디스트에게 오토바이를 배달’하는 모습이었다. 프랑스의 지하자원 약탈에 대한 의심은 합성사진만큼이나 근거가 없어 보인다. 수익성이 좋지 않아 장기적으로 포기한 알제리 가스와 니제르 우라늄을 제외하고, 프랑스가 수입하는 아프리카 탄화수소와 광물은 주로 나이지리아 영어권과 앙골라 포르투갈어권에서 온다. 한 연구(9)에 의하면, 프랑스군 주둔 지역과 프랑스가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특별한 상관관계가 없다. 해군부대 연대장을 지냈고 지금은 역사가인 미셸 고야는 이를 두고 ‘환상’이라고 했으며, 아메두 울드압달라 대표는 ‘엉터리’, 국제관계와 전략연구소(IRIS)의 연구원 카롤린 루시는 ‘논리를 벗어난 음모론’이라고 했다.

그래도 프랑스군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있다. 철저한 보호시설을 갖춘 부대, 마스크와 장갑, 전투복장, 장갑차 등 온갖 장비로 보호받는 프랑스군은 주민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자 소통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란 저지를 위해 “주민의 마음과 생각을 쟁취”하는 일은 어렵다. 보르도 시앙스포의 연구원이자 세구대학교(Université de Ségou) 강사 부바카르 하이다라가 언급한대로, “그들이 배치한 강력한 병기들을 고려해 볼 때, ‘바르칸’ 군인과 미누스마가 무장 테러단체 세력을 약화시킬 혹은 적어도 테러단체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능력이 정말 없다”(10)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프랑스 정부의 정치적 실수

‘스캘핑 전략’도 마찬가지다. 프랑스는 특수부대 또는 무장 드론으로 많은 반군 지도자들을 격퇴했지만, 이와 관련된 영상이나 사상자의 수치 및 신원 같은 정보는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레미 카라욜 특파원은 “드론 출격에 사상자가 발생하지만, 사망자의 신원도 사살 이유도 모른다”고 전했다.(11) 지난 1월 5일 프랑스군은 말리의 두엔차 지역에서 지하디스트 반군 20여 명을 소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협회들은 결혼식 참석자와 혼동한 것이라고 프랑스군을 비난하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주민들 무리에서 민간인과 ‘테러범’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고한 민간인들에 대한 공습 위험을 제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하튼 ‘세르발’ 작전으로 프랑스군은 명성을 얻었는데, 이는 2013년 바마코가 지하디스트에게 장악될 위기를 피한 덕분이었다. 오늘날 프랑스군은 지역 차원의 ‘전쟁-실험실’을 이용해 방위산업에서 생산되는 장비들을 전쟁터에서 실험한다. 이 모든 건 프랑스에 ‘아프리카에서 유럽의 안보분야 리더’라는 지위를 가져다준다. 그러나 재정비용(연간 약 10억 유로), 인적비용(매년 순환배치되는 군인 1만 7천 명으로 육군병사의 25% 수준, 2013년 이래 55명 사망, 300명 부상), 정치적 비용(신식민주의라는 의심) 등 이에 따른 비용은 엄청나다.

지난 1월 19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신년인사에서 프랑스의 ‘군사적 노력’의 ‘조정’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바르칸’ 전략을 위한 어떤 해결책도 없어 보인다. 군대를 철수하거나 말리 외 다른 지역에 재배치할 경우 프랑스 정부는 모든 직접적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지하디스트들에게 길을 터주는 셈임은 분명하다. 러시아, 터키, 중국에까지… 말리 무장폭동 세력이 수용하고 프랑스 정부가 다시 확언한대로 프랑스군이 계속 주둔한다면 어떻게 될까? 설령 그렇다 해도, 지역 단체들의 충분한 정치적·행정적 지원 부재로, 실질적인 상황 개선에 대한 확신은 물론 기대도 없는 주둔이 될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성공적으로 추진한 ‘군사력 증강’ 작전을 본따 2020년 1월, 550명의 병사를 보강하고 ‘3개국 접경’ 지역에 최대 압력을 가하는 카드도 써봤지만, 군대 간의 세력균형을 맞추지는 못했다. 현재 기대를 걸 수 있는 건 프랑스가 고안한, 여러 유럽국가들의 특수부대로 구성된 ‘타부카’군이다. (로맹 미엘카레크의 탐방기사 참고). 그리고 특히 재편성된 말리군도 있다. 

하지만 말리군에 바통을 넘기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다. 이를 승산 없는 전쟁(12)이라고 믿는 마르크앙투안 페루즈 드 몽클로 연구원은 사헬 지역 프랑스군의 영구 주둔과 이 분쟁의 확산으로 “테러단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보복의 수단으로 유럽에 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12월 28일 군대차량 대열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알카에다의 사헬 지역 지부 ‘이슬람과 무슬림 지지 단체(JNIM)’는 이런 방법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렇듯, 그들은 아프리카 사헬 전역, 서아프리카는 물론 유럽의 안정이 프랑스군 주둔에 달려있다고 끊임없이 얘기하는 프랑스 및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배후를 공격할 것이다.

프랑스 정부가 정치적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선, 적을 표적으로 삼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많은 전문가들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을 문제삼는데, 이는 전쟁의 중요성이 평가절하되고 전략의 오차발생원인이라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알랭 앙틸에 의하면, “이 경우 다양한 이유들이 교차하고, 때때로는 결합되다가 종종 충돌을 일으키는” 이 지역 내 현상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방해한다. 그는 이슬람에 준거한 무장투쟁, 정부개혁을 위한 폭동, 부족 간 세력전환을 위한 폭력, 이 세 가지의 경계를 구분짓는다. 

프랑스 외무부 산하 싱크탱크인 분석예측전략센터(CAPS)의 로랑 콘티니는 먼저 풀라족, 그리고 다른 종족들(도곤족, 모시족, 밤바라족)을 끌어들였던 지하드의 ‘내생화’를 강조한다. 그 또한 더 이상 ‘하나로서의 적’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되며, 지하디스트, 분리독립주의자, 마약밀매자의 경계는 무장단체 간 연합결성의 예처럼 극히 구분이 어렵고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지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싸잡지 말라고 말한다.(13) 이미 2018년에 알랭 앙틸 외교관은 외교 간행물에서 사헬 지역 프랑스군 주둔에 대해 진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촉구한 바 있다.(14)

마르크앙투안 페루즈 드 몽클로 연구원에 의하면, 지하디스트라는 과제는 명백히 프랑스 국민과 해외 국가들에 프랑스군의 개입을 정당화하는 동시에, 지역 지도자들이 지정학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는 이것이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예외제도를 합법화한다”라고 말하며, 마을 주민들을 수탈한 말리군이 처벌받지 않았던 사례를 들었다. 말리군의 수탈은 주민들의 지하디스트 징병 지원에 불을 붙였는데, 이는 점령에 대한 저항의 표시였다. 이 연구원에 의하면, 이런 움직임은 고착화되면서 종교적 문제가 아닌 주민들 자신의 신변보호와 생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지하디즘’을 아랍세계에서 들어온 위협으로 소개하고 테러행위를 이슬람의 급진화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지역 정부들의 결함을 뒷전으로 미루게 한다. 자연스럽게 위협과 분쟁의 주제별, 국가별, 지역별 자세한 조사는 불가능하게 되고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길도 막히게 된다.

지하디스트 단체와의 대화 시도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말리 정부에, ‘프랑스 국민을 사살한 사람들과는 말을 섞지 않겠다’며 제동을 건 프랑스 정부의 태도는 이미지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2020년 1월 프랑스 포(Pau)에서 있었던 정상회의에서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거만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자리에는 프랑스 남부의 한 군사도시에 초청된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이 있었다. 말리에서 목숨을 잃은 프랑스 군인들의 시신이 안장되고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과거 식민대국의 지원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사실은 2013년 말부터 말리에 주둔 중인 프랑스군을 철수시켜야 했다. 그랬다면 말리군과 더불어 프랑스군을 뒤따라 나중에 미누스마의 일환으로 투입됐던 아프리카 지역군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었을 것이다. 와가두구 협정(2013)과 알제 협정(2015)을 ‘칼라시니코프(러시아제 자동소총-역주) 장려운동’(15)으로 보는 니콜라 노르망 전 주말리 프랑스 대사는 “그 당시에는 모든 단체들의 무장해제가 쉬웠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실수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였다. 중재를 시도하던 아프리카 연합의 반대와 사헬 지역 프랑스 연합군의 존재를 무시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깃발 아래 영·프군이 개입한 결과였다. 마하마두 이수푸 니제르 대통령은 “라디오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라며 격분했다.(16) 2021년 2월까지 사헬 G5 의장 역을 수행하는 모하메드 울드 가주아니 모리타니 대통령에 의하면, 결국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무기, 전 지역에 불을 지르는 전투, 불안정의 ‘상승효과’를 유지하는 군인들과 함께 내전은 거의 10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 그는 이 지역 위기의 영구적 해결은 리비아 위기 해결과 관련 있다고 믿는다. 

 

 

글·필리프 레마리 Philippe Leymarie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전 RFI 아프리카 안보문제 책임자로, 블로그 ‘Défense en Ligne 온라인 안보'를 운영하고 있다. 공저로 『아프리카의 100가지 열쇠』(Hachette littérature, 2006)가 있다.

번역·권진희 classic16@gmail.com
번역위원


(1) Rémi Carayol, ‘Au Mali, la guerre n’a rien réglé 국가안보가 무너진 말리의 비극’,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8년 7월호.
(2) ‘Le Mali doit mettre fin aux exécutions extrajudiciaires et à l’impunité 말리는 초법적 처형과 무처벌을 중단해야 한다’, <ONU info>, 2020년 6월 12일.
(3) ‘Une coopération régionale pour s’émanciper de la France 프랑스 지원을 위한 지역적 협력’,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8년 7월호.
(4) Anne-Cécile Robert, ‘François Hollande, président à Bangui 방기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4년 1월호.
(5) Anne-Cécile Robert, ‘Au Mali, coup d’État dans un pays sans État 말리, 무정부 국가의 쿠데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20년 10월호.
(6) 마멸은 적군의 전력을 소모시키는 ‘소모전’이다.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라고 믿었던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는 ‘절대전쟁’이라는 개념을 도출했다. 
(7) 법과 해외군사작전에 대한 토론, Paris, 2015년 11월 2~3일.
(8) Fanny Pigeaud, ‘Présence française en Afrique, le ras-le-bol 아프리카 주둔 프랑스군, 골칫거리로 전락’,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20년 3월호.
(9) Thierry Hommel, Marc-Antoine Pérouse de Montclos, ‘La France militaire en Afrique: un mauvais investissement économique 아프리카에 파견된 프랑스군, 이득 없는 경제적 투자’, The Conversation, 2019년 9월 25일, https://theconversation.com
(10) Boubacar Haidara, ‘Pourquoi l’opinion publique malienne a une vision négative de l’opération “Barkhane” 왜 말리인들은 ‘바르칸’ 전략에 부정적인가’, The Conversation, 2020년 2월 10일.
(11) Rémi Carayol, L’armée française arme ses drones, mais le débat est confisqué 드론을 손에 쥐었지만 논의는 빼앗긴 프랑스군’, Mediapart, 2020년 9월 6일, www.mediapart.fr
(12) Marc-Antoine Pérouse de Montclos, 『Une guerre perdue. La France au Sahel 패한 전쟁. 사헬지역의 프랑스』, Jean-Claude Lattès, Paris, 2020년.
(13) Laurent Contini, Le G5 Sahel et le concept de sécurité-développement 사헬 G5와 안보-개발 개념’, 『Recherches internationales』, 117호, Paris, 2020년 1월~3월.
(14) Alain Antil, De Serval à Barkhane, quels bilans pour quels enseignements? 세르발 전략에서 바르칸 전략까지,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 『Les Carnets du CAPS』, Paris, 2019년 여름~겨울호.
(15) Nicolas Normand, Le Mali, un far-west sans shérif 말리, 보안관 없는 서부의 황야’, 『Diplomatie』, Paris, 2019년 12월.
(16) Jean Ping, ‘Fallait-il tuer Kadhafi 카다피를 죽였어야 했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4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