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세계, 눈먼 돈 '이민자 송금'에 군침

2008-12-30     안느 세릴 로베르, 장-크리스토프 세르방

이민자들이 모국으로 보내는 송금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탐나는 '식단'이다.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는 이 금액이 개발지원비를 훨씬 상회하며 그 국가의 수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국제 금융기구들이 이들 송금을 검은 대륙의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기적적인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들 기구는 상당히 복잡한 생각들을 감추고 이민자들이 모국으로 보내는 송금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탐나는 '식단'이다.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는 이 금액이 개발지원비를 훨씬 상회하며 그 국가의 수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국제 금융기구들이 이들 송금을 검은 대륙의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기적적인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들 기구는 상당히 복잡한 생각들을 감추고 있다.
 
 송금액, 공식 국가 개발투자비의 몇 배
 "검은 대륙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인적 자원이 금융 자산보다 필요한 것이다. 왜냐 하면 이 인적 자원만이 발전으로 환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일 전략을 바꾸지 않는다면 세계의 모든 돈을 아프리카로 보낸다 해도, 아프리카는 가난한 대륙으로 남을 것이다"
 에르트리아 기술 연구소의 라빈더 레나의 지적이다. 실제로 전 세계에 펴져있는 2억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매년 3천억 달러 이상을 모국으로 송금한다. 이 중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송금 액수는 약 200억 달러에 달하며, 21세기가 시작된 이후 55%가 증가했다.
 브레튼 우즈 연구소와 서방 정부들은 아프리카로 향하는 수 십억 달러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많은 공식 보고서에 의하면, 이 돈은 민간 분야의 투자나 개발 지원비(APD)보다 더 확실하고 안정적인 금융 자본을 구성한다. 이 같은 자본 유입은 어떤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개발지원비의 750%에 달한다. 케이프 베르데 같은 나라에서는 이민자들의 송금이 전체 경제활동의 1/4를 지탱한다. 가나 국립은행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송금액이 이 나라 총 수출액의 20%에 달한다. 송금 이민자들이 언제나 멀리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것만은 아니다. 예컨대 레소토의 경우 국내총생산의 30%가 아프리카에서 내부 이민을 받아들이는 인접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이주한 사람들이 송금한 것이다.
 
 나이지리아, 10년간 280억 달러
 그러나 가장 건설적이면서, 또 가장 나쁜 경우는 나이지리아일 것이다. 사실 아프리카 이민자 다섯 명중 하나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이들이야말로 사웅 파올로에서 휴스턴, 런던에서 두바이, 뉴델리에서 함부르크, 런던에서 아틀랜타에 이르는 상업 및 기업의 연결 고리를 담당하는 축을 구성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나이지리아인들이 가족 또는 친지들에게 송금한 액수는 28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7년에만 30억 달러가 송금되었다. 나이지리아만으로도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에 설립된 웨스턴 유니언사가 관리하는 송금액의 30%를 차지한다.
 이 나라에 설립된 웨스턴 유니온 사의 프랜차이즈 지사격인 퍼스트 뱅크는 자산 송금 관리를 주 활동 목표로 이 나라에 총 200여개의 지점을 열었다. 나이지리아의 다른 은행들도 2007년 미국의 머니 그램과 연합한 아프리카 유나이티드 뱅크를 본따, 다른 송금 은행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는 등 돈벌이가 잘되는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 나이지리아 주재 미국 대사인 하워드는 "나이지리아는 외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을 끌어들이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은 경제적, 기술적 그리고 지적으로 풍부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아프리카는 자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에이즈 문제, 에너지와 식량 문제, 환경오염 문제, 그리고 경제 개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인적 내지는 물적 자원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금 받는 고향집, 빈곤 탈출
 그런데 이민자들보다 모국을 더 잘 도울 수 있는 자가 어디 있겠는가? 반면에 서방 세계는 이민 노동자들을 가능한 한 많이 송금 경로에 끌어 들임으로써 결코 자신들의 몫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단순하게 이 나라의 개발 비용을 이민자 송금 아닌, 스스로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2008년 1월 발표된 아프리카 개발 은행(BAD)과 프랑스 재무·고용·금융부의 관련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프랑스와 긴밀하게 이민 상황에 대한 공통의 유대를 갖는 다섯 나라 상황을 다루고 있다.
 특히 세네갈, 말리 그리고 코모로스의 경우, 현지에 살고 있는 2천 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2005년 4억4천900만 유로가 세네갈로 이전되었다. 이는 이 나라 국내 총생산의 19%, 개발지원비의 218%에 해당되는 액수다. 말리의 경우에는 2억9천500만 유로인데 이는 총생산의 11%, 개발 지원비의 79%에 해당된다. 코모로스의 경우에는 7천만 유로인데, 역시 총생산의 24%, 개발지원비의 346%에 달한다. 이 연구에 의하면, 송금 혜택을 누리는 가구들의 월간 생활비는 말리 855 유로, 코모로스 615 유로, 세네갈 585 유로다. 이는 이들 국가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액수다.
 그런데 이 송금이 실제로 거시경제학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웨스턴 유니온 은행의 천사같은 광고 이미지 뒤에는 OECD의 이민 문제 전문가인 장-피에르 가르송이 지적한 것과 같은 사실이 숨겨져 있다. 즉, 이 나라가 역으로 외부로부터 이주민을 받아야 할 만큼의 노동력 상실을 계산해 본다면, 개발에 관한 송금의 동기 부여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 돈을 받는 가구는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적으론 외부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을 야기하기도 한다. 게다가 송금액의 일부분만이 실제로 생산적 활동에 소요된다. 레나에 의하면 "송금은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대개의 경우 교통이나, 채무 해소, 주택이나 택지 구입과 같은 비생산적 활동에 투입되고, 때로는 축재나 과시를 위한 낭비로 흐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개발에는 그다지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은행들, 재투자 명분 이민자 전용 '특별계좌'로 자금 흡수
모국 송금 '소비, 채무변제, 부동산 구입 등 비생산적 용도' 명분

 
 프랑스, 재투자 위한 특별협력계좌 설치
 송금된 액수의 75~85%는 소비에 충당되며, 나머지는 모든 사람들의 꿈인 주택에 투자된다. 가나에서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이 현상이 토지 투기 문제를 야기한다. 이민자들의 토지 구입 때문에 낮은 소득을 지닌 내국인 실수요자들이 감당해야 할 토지 구입비가 덩달아  상승한다는 것이다. 토지 소유주들은 현찰로, 그것도 더 높은 값을 지불할 수 있는 해외 이민자들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지속 가능한 투자쪽으로 송금을 유도하고 안정화시키고 더욱 생산적인 분야에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프랑스 등 이민 물결과 관련된 당국자들이 공동으로 취한 새로운 정책의 기본 방향도 그래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교육이나 회사 설립 등을 통해 이민자들이 거둔 자원이 해당 국가에 머물 수 있도록 경로를 열어줌으로써 이들을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한 것이 '2006년 7월 24일 법'과 '2007년 2월 19일자 법령'이다. 이 조항에 의하면 저축 은행은 25%의 감세 혜택을 부여하는 특별 협력개발계좌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계좌는 모국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프랑스 체류증을 소지한 이민자들에게 제공된다. 이를 통해 회사를 새로 설립하거나 기업을 사들이는 것, 그리고 모국 투자, 금융, 부동산, 상업 자본 구매 등을 포괄하도록 했다. 또 다른 협력 개발 계좌는 만일 이민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신청할 때 궁극적으로 유리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송금 금융 시스템'

 그러나 '정치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이 조치들의 실제 의도에 대해 일부 아프리카인들은  회의적이다. 베넹의 법률가인 아르망 아도테비는 자신의 불러그를 통해 이 같은 조치의 '순진함과 표리 부동한 성격'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장·단기적으로 이민 노동자들의 돈을 프랑스 금융 시장에 끌어들임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프랑스 경제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조치다. 마치 세금 감면이라는 궤변을 써서 선생이 학생에게 강요하는 것과 같다. 은행 이익이 이중으로 삼중으로 쌓인다는 점에서 그 은행과 그 나라에는 좋은 일일 것이다. 동시에 개발을 지원한다는 명분도 교활하게 챙길 수 있어 좋다."
 아도테비는 또 "아프리카의 어떤 정치 당국이 이 나라에 정착한 자연인으로서 유럽인이나  법인에게 소환하는 것을 보았는가"라고 물으며 "이들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할 잠재적 이익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곧바로 유럽으로 가져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개발지원비를 지불하기를 꺼려하는 자들에게 편리한 '알리바이'를 제공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평등한 메커니즘을 영속하게 할 것이다. 세계의 불행을, 오로지 그 불행을 참고 견뎌야 하는 자들에게만 전가시킴으로써 국제금융기구와 강대국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빈곤은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민자들의 송금에 의해 약간 감소될 뿐이다. 게다가 금융 위기가 송금의 폭을 축소함으로써 상황이 달라졌다.

송금회사들, 노다지 챙겨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송금은 특히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웨스턴 유니언같은 이 분야의 기업들이 횡재하도록 했다. 2000년까지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은행들이 많지 않았기에 송금 회사들이 금융 흐름으로부터 이득을 본 최초의 기업이었다. 그러나 곧 서비스도 원활해졌고 은행 관련 규제도 완화되었으며, 특히 인터넷과 휴대폰의 발전으로 서비스가 용이해졌다.
 웨스턴 유니언은 전 세계적으로 이주 노동자가 입금한 총액의 20% 정도를 다룬다. 미시 금융은 거의 대부분 금융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거대한 금광과도 같다. 아프리카 개발 은행에 따르면 이민자가 100달러를 송금하면 이중 19달러가 이전 비용으로 나간다. 그래서 과도한 송금 수수료 때문에 많은 이민자들이 공식적인 루트를 피하고, 런던 북부의 인구 밀집 거리인 세븐 시스터 로드가에 있는 것과 같은 수많은 송금 대행사를 이용한다.     
 그러나 국제적인 금융 송금 감시 메커니즘이 강화된 2001년 9월 1일부터는 그 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비공식 루트를 통한 송금이 어려워졌다. 또 여느 때보다 이민자들이 이 분야의 매력적인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추세 속에 유명한 '화왈라'가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 집단 자금과 관련이 있는 비공식적 송금 루트중 하나라고 지목되는 바람에 아프리카 이민자들 송금액의 절반이 공식적인 흐름으로부터 배척당했다. 그 후 공식적인 송금시장은 매년 15%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송금 액수가 증가하거나, 이민 역사가 오래된 데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송금 회사들이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들은 나라에 따라 연간 약 35~75%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어떤 회사는 미국 거대 기업의 독점구조를 위협할 정도가 됐다. 2002년엔 '샤카'라는 세네갈 그룹이 해외 아프리카 금융 관련국들의 도움으로 이 분야에 성공적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 언론인, 2008년 낭트에서 출판된 <아프리카, 서기 원년>의 공동 저자